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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유럽 코로나19 ‘사투’ 의료 종사자 피해 급증…스페인은 전체 감염자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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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유럽 코로나19 ‘사투’ 의료 종사자 피해 급증…스페인은 전체 감염자 14%

전 세계 최다의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가 나오고 있는 이탈리아의 한 병원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이미지 확대보기
전 세계 최다의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가 나오고 있는 이탈리아의 한 병원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유행의 중심지가 된 유럽에서는 의료 종사자에게도 감염이 퍼져 많은 사망자를 내고 있다. 의료기관에서 감염 예방에 필요한 물자 부족이 계속되는 지역도 있어 ‘전장’에 비유되는 최전선에서 일하는 의사나 간호사를 지키는 것이 큰 과제가 되고 있다.

현지 신문 ‘엘 파이스’에 의하면 스페인 보건당국은 3월 30일 현재 국내에서 1만2,298명의 의료 종사자의 감염이 확인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국내 감염자 전체의 약 14%에 해당하며 대부분은 자택에서 격리 생활을 보내 경과는 양호하다고 한다.

의료 종사자 감염확산의 배경 중 하나는 바이러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필수적인 마스크, 장갑, 가운 등 개인용 방호 장비(PPE)의 부족이다. 유럽 언론에서는 병원 접수와 복도까지 환자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의료 종사자들은 가운 대신 쓰레기봉투를 쓰거나 손으로 만든 ‘페이스 실드’ 등을 붙여 대응하는 모습이 보도되고 있다.

스페인 보건부의 1일(현지시간) 발표에 의하면 하루 사망자가 새롭게 864명으로 집계되면서 역대 최다를 갱신하며 누적사망자가 9,000명을 돌파했다. 환경부는 엄격한 외출 제한 등의 조치로 인해 새로운 감염자 증가세의 둔화가 시작됐다고 보고 있지만, 감염자가 이탈한 의료 현장에서의 1인당 부담은 증가해 한계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사망자가 1만2,000명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이탈리아 국립위생연구소에 따르면 지금까지 감염이 확인된 의료 종사자는 9,500명 이상으로 전체 감염자의 9.6%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60명 이상의 의사가 사망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의료기관에서는 신규 졸업자, 퇴직자, 군 소속 의사나 간호사, 자원봉사자 등을 총동원해 대응에 임하고 있지만, 북부에서는 이들 인원을 포함한 의료자원이 환자의 증가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이탈리아 간호협회는 “종이방패와 장난감 총으로 전장에 나가는 것과 같다”며 의료기관에 부족한 마스크나 가운 등의 조기 지급을 호소하고 있다.

감염 확산방지를 위해 불필요한 외출이 제한된 유럽 각국에서는 최전방에서 대응하는 의료 종사자에 대한 감사와 경의를 표하기 위해 매일 밤마다 베란다 등에 나와 일제히 박수를 보내는 운동이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