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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코로나19 대책 금융보다 실물경제에 초점 맞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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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코로나19 대책 금융보다 실물경제에 초점 맞춰라"

세계경제포럼, 진단... 금융위기 때처럼 돈 풀어 해결할 문제 아니다

세계경제포럼은 코로나19 위기는 2008년의 금융위기와 다르기 때문에 대응도 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지 확대보기
세계경제포럼은 코로나19 위기는 2008년의 금융위기와 다르기 때문에 대응도 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가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시스템에서도 12년 전 2008년의 위기 혹은 1930년대의 대공황 때와 같이 체계적인 금융위기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은 둘 사이에 비슷한 점이 있으며 광범위한 파산, 유동성 부족, 큰 손실 그리고 몇몇 금융 기관들의 파산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포럼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인해 시스템적인 위기가 불가피하거나 심지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내생적 위험의 렌즈를 통해 코로나19의 위기를 2008년과 비교하고 대비시킬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코로나19의 결과로 시스템적 위기 발생 가능성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적절한 정책 대응도 얻을 수 있다고 보았다.

포럼에서는 금융 리스크를 내생적 또는 외생적인 요인 두 가지로 분류할 것을 제안했다.

외부 위험은 소행성이 지구에 부딪힐지도 모르는 불확실성으로 금융 시스템에 접근한다. 그것은 엄청난 피해를 야기할 수도 있다. 금융시스템에 있어서 코로나19 쇼크는 전적으로 외생적이다.

그러나 모든 심각한 금융위기의 두드러진 특징은 시장의 내생적인 요인에서 탄력을 받는다는 점이다. 내생적인 요인에서 발생한 위기는 발전할수록 더 많은 에너지를 얻는다. 2008년의 금융 위기는 전형적인 내생적 위험에 따른 것이었다.
2008년의 위기는 시장 핵심 참여자들의 상호 작용에 의해 야기되었는데, 그들은 이전에 만들어졌던 가정들을 의심하게 되었다. 그 결과 극심한 유동성 부족을 초래했다.

이 위기는 금융 시스템의 약점, 즉 잘못된 판단과 부실 위험 평가 구조화된 신용 상품, 극단적인 만기 불일치, 환상의 은행 자본, 규제 파편화, 광범위한 규제 재정 거래 및 대규모의 비균형 금융 부채에 의해 초래됐다. 그 과정은 주로 내생적이었고 유동성이 증발되면서 위기가 증폭됐다.

코로나19 쇼크는 세계 금융시스템에 외재적인 충격이다. 문제는 금융시스템이 외부충격을 흡수하느냐, 아니면 그 충격이 금융시스템에 잠재된 피드백 루프와 부정적인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기존의 취약성을 노출시키느냐 하는 것이다.

포럼은 가능성만으로 판단할 때 위기가 심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코로나19 쇼크가 시스템 자체의 내재된 약점이 아니라는 점이 고무적이다. 가장 체계적인 위기를 초래하기 쉬운 금융 시스템의 부분들, 특히 은행들은 2008년에 비해 더 나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은행들은 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규제당국은 더 강력하고 상황을 더 잘 파악하고 있다. 위험성이 가장 높은 대출은 이제 비은행 기관, 헤지펀드, 채권시장 등에 의해 더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최종 투자자들에게는 코로나19가 초래한 큰 손실은 대부분 레버리지가 훨씬 적기 때문에 은행에 의해 취해진 것과 동일한 피드백 루프를 유발하지 않을 것이다. 높은 수준의 자본과 보다 합리적인 만기 불일치는 은행들이 채무 불이행을 더 잘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8년은 유동성 위기가 핵심이었고, 그때는 유동성을 제공하는 것이 적절한 대응이었다. 당면한 취약성을 직접 공략하는 정책 처방이다. 2008년 이후 중앙은행들은 경기부양 이익에 금리를 낮게 유지하며 막대한 유동성을 지속적으로 공급해 왔다.

반면 오늘날의 취약성은 주로 금융 분야가 아니라 수익이 어느 수준 이하로 붕괴될 것이라는 광범위한 과잉 부채 기업들에 있다. 이 회사들은 2008년 이후 저금리 때문에 부분적으로 매우 큰 빚을 지고 있다.

시스템적 위기의 일차적 통로는 상업적 부도를 막는 것이기 때문에 정책 입안자들은 통화정책의 주요 영역이 아닌 그러한 만일의 사태를 억제하고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사태와 2008년의 글로벌 시스템 위기와의 비교는 불가피하지만, 외생적 위험과 내생적 위험의 렌즈를 통해 볼 때 둘은 상당히 다르다.

2008년은 시장 참여자들의 내생적인 상호작용으로 인해 촉발된 세계적인 체계적 금융 위기였다. 위기의 세력은 보이지 않게 쌓아온 금융 시스템의 깊은 약점을 먹고 살았다.

코로나19 사태의 문제의 핵심은 금융 산업 외부에 있는데, 이 산업은 상점, 서비스, 사업이 폐쇄되고 있고, 관련된 직원들의 수입이 붕괴되고 있는 현실 경제에 있다.

즉, 적절한 정책 대응은 개방된 시장에서 이자율 감소나 기업이나 국채 매입에 국한될 수 없으며 관용과 표적형 도움 및 이와 유사한 정책도 포함해야 한다.

금융 시스템에 초점을 맞춘 해결책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세계경제포럼의 진단이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