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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웃고 싶은 ‘만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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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웃고 싶은 ‘만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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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DB
프랑스 임금 루이 13세의 안 왕비가 어떤 신하에게 말했다.

“그대의 부인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시간이 되면 한번 만나보고 싶습니다.”

신하가 허리를 바짝 낮추며 대답했다.

“아내를 불러주시다니 정말로 영광입니다. 내일 당장 왕궁으로 데리고 오겠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나의 아내는 귀가 어둡습니다. 가급적이면 대화를 큰소리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신하는 퇴궐 후 집으로 돌아와서 아내에게 전했다.

“안 왕비가 당신을 보고 싶다고 그랬어. 그러니 내일 아침 일찍 왕궁으로 함께 가자. 그렇지만 알아둬야 할 게 있어. 안 왕비는 귀가 잘 안 들린다는 거야. 그러니까 왕비와 대화할 때는 큰소리로 외치듯 말해야 해.”

이튿날, 안 왕비와 신하의 아내가 왕궁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초면이지만, 경쟁이라도 하듯 목청부터 높이고 있었다. 고함을 질러대며 대화를 시작하고 있었다. 그래야 상대방이 알아들을 것으로 착각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화기애애해야 바람직할 첫 대면은 마치 싸움판이 되고 있었다. 두 사람의 목소리는 ‘깨진 종소리’처럼 시끄러웠다.

대화는 벽을 뚫고 옆방까지 울리고 있었다. 위아래 층에서도 들렸을 테니, ‘층간 소음’만큼이나 요란했다.

그 시간에, 옆방에서는 루이 13세와 신하가 배꼽을 잡으며 깔깔거리고 있었다. 안 왕비와 신하의 아내가 만난 날은 4월 1일 ‘만우절’이었다. 짓궂은 임금과 신하가 왕비와 아내를 골탕 좀 먹이자며 꾸민 짓이었다. 덕분에 왕비와 신하의 아내는 난데없는 ‘청각장애인’이 되어야 했다.

‘만우절’에 직원들이 경영진을 골탕 먹이는 기업도 있다.

1985년 4월 1일이었다. 미국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이라는 회사의 에릭 슈미트 부사장이 출근했다. 그런데 자신의 사무실이 없어져 있었다.

깜짝 놀라 찾아보니 직원들이 회사 정원에 있는 연못으로 사무실을 옮겨 놓은 것이었다. 전화는 물론 조명, 컴퓨터 등이 모두 옮겨져 있었다.

직원들은 슈미트 부사장에게 보트와 노, 구명조끼를 건네주었다. 슈미트 부사장은 연못 한가운데 떠 있는 사무실로 노를 저어야 했다.

다음 해 만우절에 슈미트 부사장이 출근했더니, 사무실 안에 폴크스바겐 한 대가 주차되어 있었다. 직원들이 자동차를 분해해서 부사장이 퇴근하고 난 후 사무실에서 재조립한 것이었다.

이 회사는 ‘종업원 만족’의 일환으로 일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만우절 장난’이 정착되었다는 것이다.

‘코로나 19’로 ‘지구촌’이 온통 기진맥진이다. 들려오는 소식이라고는 사망자와 감염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우울한 통계다. 시신을 안치할 공간이 부족해서 ‘아이스링크’를 임시 영안실로 사용하는 나라까지 생길 정도로 바이러스에게 당하고 있다.

격리되는 사람은 ‘기하급수’로 증가하고, 경제가 마비되면서 월급을 깎는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월급쟁이들은 주눅이 들고 있다. 그 바람에 웃을 일 또한 껄끄러워진 가운데 맞는 만우절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