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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자사주 매입 봇물...'누이 좋고 매부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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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자사주 매입 봇물...'누이 좋고 매부 좋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 등 오너 자사주매입 동참
주가방어, 주주가치 강화 등 효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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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에프엔가이드, 27일 기준
최근 폭락장에서 주요 기업 오너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공포에 빠진 주주들에게 기업의 기초체력에 자신감을 보여줘 주가를 방어시키는 차원에서다. 나아가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밝혀 주주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목적도 깔려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약 280억 원 규모의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매입했다. 정 부회장이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5년 만에 처음이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24일 공시에서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차 6만5464주를 6만8567원에, 현대모비스 3만3826주를 13만2825원에 각각 장내매수했다고 밝혔다. 규모는 약 90억 원에 이른다.

하루 앞선 23일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 주식 13만9000주를 6만8435원에, 현대모비스 7만2552주를 13만789원에 각각 매입했다. 매입총액은 190억 원이다. 이틀동안 자사주 매입규모는 총 280억 원에 이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20일 롯데지주 주식 4만7400주를 매입했다. 매입규모는 9억9786만 원이다.

금융권 오너들도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은 23~24일 회사 주식 26만3000주를 사들였다. 주당 취득단가는 23일 3만2333원, 24일 3만4232원이다. 이틀간 순매수규모는 총 85억8000만 원에 이른다. 김 회장은 지난 2008년 10월 금융위기 당시 계열사 경영진들과 자사주 20여만 주를 장내에 매수했다.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도 폭락장에 잇따라 자사주를 매입했다 지난 2일, 3일 자사주 3만3417주를 매수한데 이어 20일부터 26일 나흘동안 6만19주를 사들였다.

이들 모두 자사주 매입의 목적은 주가방어, 책임경영 강화로 밝히고 있다. 자사주 매입기간이 집중된 20일부터 23일 이후 코스피가 24일부터 27일까지 1609.07p에서 1717.13p으로 뛰며 오너가 매입한 자사주 종목도 오르는 등 주가방어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사정을 잘아는 오너의 자사주 매입은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낮다는 신호”라며 “투자심리를 진정시카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자사주 매입이 지분확대에 따른 지배구조강화에도 긍정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주식매수로 현대차그룹 정 부회장의 현대차 지분은 2.62%로 0.27%포인트 확대됐다. 지분이하나도 없는 현대모비스지분은 0.32%로 늘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주식 매입으로 롯데지주의 신 회장의 지분은 11.67%로 1.2%포인트 올랐다.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도 이번 자사주매입으로 조금 힘을 보탤 수 있게 됐다. 대신증권의 최대주주인 양사장은 특수관계자 지분을 합쳐도 지분이 13.10%에 불과했다. 그러나 자사주매입으로 양사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자 지분은 13.38%로 소폭 확대됐다.

다른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은 주주가치 강화에 도움이 된다"며 "최대주주도 주주들의 반발없이 지배구조를 강화할 수 있는 등 모두에게 득이 된다”고 말했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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