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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공직자 ‘급여저축’ vs ‘월급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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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공직자 ‘급여저축’ vs ‘월급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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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자료사진.
이번 고위공직자 재산공개에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의 예금이 20억9415만 원이나 늘어났다는 보도다. 증가한 이유 가운데 ‘급여소득’이 포함되어 있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급여 등 저축’으로 예금이 6000만 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재산은 1억 원가량 늘어났는데, 서울 서초구 아파트 가액이 변화가 없는 가운데 ‘급여저축’으로 예금이 늘었다고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급여 등 근로소득’으로 본인 명의로 신고한 예금이 9047만 원에서 1억5521만 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신고 재산이 줄어든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는 예금이 8억6900만 원에서 9억3200만 원으로 늘었다고 했다. ‘근로소득’ 및 연금소득 등의 저축과 함께 보험료 납입액 등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고위공직자들은 이렇게 급여를 저축하고 있다. 정확한 저축금액은 보도되지 않았지만, 대체로 재산 증가 요인 가운데 부동산 공시가격 상승과 함께 ‘급여저축’이 들어 있었다.
물론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 예금이 2억3800만 원에서 5억3300만 원으로 1년 사이에 갑절 이상 늘어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고위공직자들이 ‘연례행사’로 재산을 공개할 때마다 서민들은 궁금한 게 있다. 서민들은 ‘월급고개’에 시달리고 있는데, 고위공직자들은 어떻게 ‘급여저축’을 할 여유가 있는지 이해하기 까다로운 것이다. 급여가 많다고 해도 씀씀이 또한 간단치 않을 것 같아서 더욱 그렇다.

‘월급고개’라는 말이 생긴 것은 벌써 10년도 넘었다. 인터넷 사전을 뒤져보면, 2005년 국립국어원 ‘신어’ 자료집에 수록된 단어라고 했다. “지난달 월급은 거의 떨어지고 다음 달 월급은 아직 나올 때가 되지 않아 경제 사정이 어려운 때를 ‘보릿고개’에 빗대어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다.

작년 10월 벼룩시장구인구직이 직장인 2013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94.6%가 다음 월급날이 오기 전에 월급을 다 써버리는 ‘월급 보릿고개’를 겪고 있었다. 이들은 평균 17.8일이면 한 달 월급을 전부 써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아껴도 줄어들지 않는 생활비 때문’이라는 응답이 22.5%로 가장 많았다.

한술 더 떠서, ‘월급 로그아웃’이라는 말까지 생겼다. 통장에 월급이 들어오자마자 바로 빠져나가는 ‘로그아웃’이다. ‘월급고개’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월급이 ‘로그아웃’ 되면,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빚’을 내서 먹고사는 것이다. 그 빚도 여러 군데에서 빌리고 있다. 그 바람에 이른바 ‘다중채무자’도 적지 않은 현실이다.

그래서인지, 올해 희망이 ‘저축’이라는 조사도 있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알바앱 알바콜이 성인남녀 1305명을 대상으로 ‘경자년에 이루고 싶은 새해 계획’을 조사한 결과, 21.9%가 ‘저축·투자’를 첫 번째로 꼽았다는 것이다.

물론, 고위공직자들의 ‘급여저축’을 백안시할 수는 없다. 여유가 빠듯한 서민들도 생활비를 쪼개서 어렵게 적금을 들고 있다. 억지로라도 미래를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급여를 저축하는 고위 공직자들이 민생을 제대로 알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서민정책이 서민 피부에 와 닿지 못하는 것이다. 코로나 19 사태와 관련, 정부가 요란하게 홍보하며 내놓은 ‘소상공인 긴급대출’에 대한 불만이 무성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