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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무재칠시’…돈 없어도 ‘기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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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무재칠시’…돈 없어도 ‘기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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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기부천사가 강원도 태백시 행정복지센터에 놓고간 기부금 봉지. 뉴시스
‘무재칠시(無財七施)’라고 했다.

‘가진 재물이 없는 사람(無財)도 남에게 7가지를 베풀 수 있다(七施)’는 얘기다.

어떤 사람이 부처님에게 하소연했다.

“하는 일마다 되는 게 없으니 무엇 때문일까요.”

부처님이 말했다.

“네가 남에게 아무것도 베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사람, 부처님에게 투덜거렸다.

“나는 재산이라고는 없는 빈털터리입니다. 어떻게 베풀라는 말입니까.”

부처님이 충고했다.

“그렇지 않다. 아무런 재산이 없어도 남에게 베풀 7가지가 있는 법이다.”

① 화안시(和顔施). 얼굴에 화색을 띠고 부드럽고 정다운 얼굴로 남을 대하는 것이다.

② 언시(言施). 칭찬하는 말, 사랑하는 말, 위로하는 말, 부드러운 말을 해주는 것이다.
③ 심시(心施). 마음의 문을 열고 따뜻한 마음을 전달해주는 것이다.

④ 안시(眼施). 호의를 담은 눈으로 사람을 보면서 눈으로 베푸는 것이다.

⑤ 신시(身施). 무거운 짐을 들어 주는 등 몸으로 베푸는 것이다.

⑥ 좌시(座施). 때와 장소에 맞게 자리를 내주고 양보하는 것이다.

⑦ 찰시(察施).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알아서 도와주는 것이다.

이 ‘무재칠시’가 지금 대한민국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가진 게 ‘별로’인 ‘무재’의 국민이 코로나 19로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돕고 있다. 그 ‘칠시’가 마스크 구매행렬만큼이나 이어지고 있다.

‘기초수급자’라는 70대 할머니는 경찰서 정문 앞에서 의경에게 검은 봉지를 건네주고 있다. 봉지 안에는 달랑 ‘마스크 40장과 현금 100만 원’이 들어 있다.

유치원이 다니는 것으로 보이는 어린이 2명은 ‘마스크 20장’과 “코로나 안 걸리기를 바랍니다”는 글이 적힌 손 편지를 전달하고 있다.

어떤 중학생은 ‘마스크 2장’을 경찰관에게 맡기고 있다.

어떤 20대 남성은 경찰서 출입구에 ‘노란 봉투’를 놓고 급히 사라지고 있다. ‘마스크 11장과 사탕, 손 편지’가 들어 있었다고 했다.

어떤 아주머니는 손으로 만든 ‘수제 면 마스크 11장’이 든 비닐봉지를 지구대 출입문에 떨어뜨리고 있다.

구청에 ‘돼지저금통과 손 편지 한 장’을 소포로 배달한 초등학생 어린이도 있다. 7만8440원이라고 했다.

아버지와 아들이 면사무소에 돼지저금통 2개와 면 마스크 50장을 놓고 사라지고 있다. 아버지의 저금통에서는 6만4300원, 아들의 저금통에서는 1만7680원이 나왔다.

모두 대기업이 기부하는 ‘10억 원’ 가치가 되고도 남았다. 언론의 표현처럼, ‘기부천사’가 아닐 수 없다.

알다시피, 우리 국민은 이른바 ‘IMF 위기’ 때에도 나라를 망친 정부를 욕하는 대신, ‘금 모으기 운동’을 펼쳤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1998년 1월 5일부터 3월 15일까지 70일 동안 무려 349만 명이 225t, 21억7000만 달러어치에 달하는 금을 모은 것으로 되어 있었다.

우리는 이렇게 외환위기를 극복했다. 외국 언론이 자신보다도 국가와 사회를 더욱 아끼는 국민이라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도 틀림없이 밀어낼 것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