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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감사원의 '탈(脫)원전' 눈치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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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감사원의 '탈(脫)원전' 눈치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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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2부 김철훈 기자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이 이달 말 또는 내달 초 최재형 감사원장을 검찰에 고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의 경주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 결정에 국회가 감사청구 결의를 한 것과 관련, 감사원이 지난달 말까지 국회에 감사결과를 보고하지 않고 특별한 이유 없이 무기한 연기하자 탈원전반대 시민단체들이 '국회법 위반' 근거를 들어 검찰 수사를 요청한 것이다.

국회법 제127조의2 규정에 따르면 국회의 감사청구 건에 감사원은 감사 결과를 1차로 지난해 12월 말까지, 최종적으로 올해 2월 말까지 국회에 보고해야 했다. 그러나 최재형 감사원장은 지난달 19일 '감사 내용이 복잡하다'는 이유로 최종 감사결과 발표를 연기했다.

원전업계는 감사원이 이미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수력원자력, 경제성 평가를 수행한 회계법인 관계자들을 모두 불러 조사를 마쳤고, 관련 컴퓨터(PC)의 포렌식 복구 작업도 벌였다고 말했다.
또한 경제성 평가 감사도 전력 판매단가와 원전 이용률을 검토하면 돼 감사원장의 '복잡하다' 발언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감사원이 월성 1호기 관련 감사결과의 발표를 미루는 속내는 무엇일까. 원전업계는 사회 파장이 큰 '탈원전' 이슈에 감사원이 '총대 메기'를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라고 추측한다.

지난해 12월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월성1호기의 영구정지를 의결했다. 같은 달 30일 감사 결과를 발표해야 하는 1차 시한에 감사원은 발표를 연기했다.

원안위의 폐쇄 결정에 '잘못 됐다'거나 '아무 문제 없다'고 발표하든 감사원의 판단에 따른 후폭풍을 원안위 대신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 듯하다.

더욱이 총선을 한 달 앞둔 민감한 시기에 '탈원전' 관련 사안을 건드렸다가 자칫 선거판 이슈로 비화된다면 감사원으로선 원하지 않는 '정치적 부담'까지 뒤집어 쓸 판이다.

그러나 준사법기관이자 행정부 내 준법감시 최후보루인 감사원이 사회 논쟁과 선거 같은 요인을 의식해 감사결과를 미룬다면 그 자체가 전형적인 '정치권에 눈치보기'이자 '본연의 의무 방기'가 아닌지 되묻고 싶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