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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유해 바이러스 감염 결코 방심해서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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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유해 바이러스 감염 결코 방심해서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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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
어린 시절 학교에서 소풍이라도 가는 날이면 내일 친구들과의 놀거리와 무엇을 먹을까 생각하느라 밤을 뒤척이곤 했다. 일하러 나가시는 어머님이 계신 친구들은 새벽부터 김밥을 만들어 주시고 일터로 나가시곤 했다. 가까운 능이나 산으로 소풍을 가면 가방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신나게 놀다가 점심때가 되면 모여서 함께 김밥을 먹곤 했다. 그런데 어떤 친구들은 배앓이를 하고 배탈이 나서 소풍기분을 한순간에 날리기도 했다.

김밥에 존재하는 식중독균이나 혹여 식품에 첨가되는 잔류 농약, 모두가 우리 인체에 해로운 것들이다. 그러나 그 양이 200년 동안 지속해서 매일 먹어야 하는 양이라면 설령 먹는다고 하더라도 건강에 그리 큰 문제가 되질 않는다. 잔류농약이 인체에 축적되어 해를 끼치려면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려야 가능하다.

그러나 김밥의 식중독균은 다르다. 대략 5000마리 정도 있다 하더라도 김밥을 만들어 준 지 얼마 안 되어 먹게 된다면 아무런 탈이 없이 지나간다. 그런데 새벽에 만들어 놓은 것을 점심때가 되어 먹게 된다면 위험할 수도 있다. 더군다나 도시락을 햇볕에 내리쪼이는 곳에 방치해 두었다면 이내 1000만 마리로 그 수가 확대되어 인체 건강에 해를 끼칠 수도 있는 일이다. 이처럼 시간이 오래 걸려야 해가 되는 잔류 농약과 같은 유해물질이 있는가 하면 짧은 시간에도 김밥처럼 수분과 영양분이 풍부하고 적절한 온도에 노출되는 경우 식중독 세균은 기하급수적으로 증식하여 우리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위험인자로 다가온다.

냉장고에 보관하는 음식들도 우리는 안전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물론 냉장고의 온도가 4도로 계속 유지된다면 어느 정도 안전한 식품을 먹게 되지만 하루에도 여러 식구가 냉장고 문을 여닫는 일이 반복되거나 또 더운 음식이라도 넣어 둔다면 냉장고 안에서도 세균의 증식은 충분히 일어날 수가 있다. 겨울철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사고가 그치질 않는 것을 보더라도 쉽게 알 수가 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미생물로부터의 위험은 한시라도 경계를 늦추어서는 안 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뒤덮고 난리를 치고 있지만 내가 사는 곳만 아니 대한민국만 깨끗해도 안 되며 전 세계 모든 인류가 함께 노력하여 퇴치해야 하는 일이다. 잠시 증가 추세가 멈추고 감소추세에 있더라도 여전히 미생물 속에 우리들은 노출되어 있다. 마치 산불이 나서 한 달간 대혼란을 가져와 불길이 거의 잡혀가는 추세라 할지라도 어느 구석에 조그만 불씨가 남아있다면 그것이 다시 큰 불로 이어질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질병관리 본부의 최종 마무리 단계에서 ‘이제는 코로나가 종식되었습니다.’ 라는 선언이 공표되기 전까지는 우리 모두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를 유지하며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최근 빙하 속에서 죽지 않고 잠시 정지 상태에 있었던 이름 모를 빙하기 이전의 무서운 미생물들이 빙하들이 녹기 시작하면서 점차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기후온난화는 여러 곳에서 예기치 못한 재앙을 가져온다. 앞으로 다가올 또 다른 치명적인 바이러스나 세균에 노출되더라도 우리는 지혜롭게 대처해 나아가야 함을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통해서 배워야 하는 것이다.


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