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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모라토리엄 선언 분석 및 거래 시 주요 체크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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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모라토리엄 선언 분석 및 거래 시 주요 체크사항

- GDP 대비 과중한 부채로 경제 위기 최고조 -
- IMF 수차례 재정파탄 경고에도 레바논 대내외적 상황으로 초유의 디폴트 초읽기 -


□ 중동의 파리, 레바논 어떻게 쇠락했는가?


1975년 내전 발발 전 중동의 금융 허브이자 중계무역 중심지로 역할이 돋보였고 ‘중동의 파리’로 불리며 명성이 높았던 레바논은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와 분쟁, 팔레스타인 난민의 유입 등 복잡다단한 중동 정세에 휘말리면서 ‘중동의 화약고’로 전락했다. 기독교와 이슬람 세력 간 갈등 심화로 촉발된 내전은 시리아, 이스라엘, PLO가 가세하여 국제 대리전(Proxy warfare)으로 확대되었다. 1990년 종전까지 16년간 계속되면서 국가 및 산업 인프라가 대부분 파괴되었다. 중동의 오일달러 부호, 거물 금융인, 비즈니스인, 냉전시대 각국 스파이들로 북적였던 수도 베이루트의 화려했던 모습은 오래된 흑백사진 속 추억이 되었다.

종전 이후 주변 걸프 산유국, 프랑스, EU 등의 전폭적인 자금 지원으로 대규모 복구 정책을 실시했다. 하지만 고질적인 종교·종파 간 ‘분파주의(Sectarianism)’에 기인하는 돌려 나눠먹기식 후진적 정치 관행과 국가 전반에 광범위하게 자리 잡은 부정, 부패가 기승을 떨쳤다. 국가 예산이 효율적으로 집행되지 않고, 종교, 종파별 집단 이기주의와 지도층의 사적 이익에 편승하여 합리적인 배분이 왜곡되었다. 주택, 전력, 수도 등 기본 인프라가 장기간 부실한 상태가 지속되었고, 팔레스타인 난민 문제, 높은 실업률, 극심한 빈부격차 등 사회 전반에 걸친 기본적인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인접국 시리아가 ‘아랍의 봄’ 여파로 2011년 내전에 휩싸이면서 레바논으로 피난 인구가 유입되면서 약 150만 명로 불어났다. 이는 가뜩이나 힘겨운 레바논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지만 UNHCR(유엔난민기구) 등 국제기구의 인도적인 차원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국가 차원의 해결 문제가 산적한 가운데, 2019년 들어서 레바논 정부의 일방적인 세수 확보를 위한 급여 및 연금 삭감이 반발을 초래했다. 1월부터 2월까지 항만, 공항 직원이 파업에 돌입했고 5월에 중앙은행, 증권거래소의 파업 동참에 이어 하반기에는 수도 베이루트 시내 중심가를 퇴역 군인, 교사, 공무원들의 시위대가 점거했다. 무분별한 정부 정책에 불만의 여론이 높아졌고, 10월 17일 무료 모바일 대중 통신수단인 ‘왓츠업’과 일반 인터넷 사용에 대한 신규 과세 결정 발표를 계기로 억눌렸던 민심이 폭발하여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확산됐다.


종파, 정파 이기주의에 빠져있는 무능한 부패 정부와 기존 관료 세력을 규탄하고 대대적인 국가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대 규모는 종교, 종파를 불문하고 커졌다. 다행히 비교적 성숙한 시민의식이 발휘돼 일부 폭력 시위가 있었지만 무력 충돌 없이 대체로 평화적인 분위기였다. 레바논의 총체적인 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의 목소리는 전국적으로 울려 퍼졌다.


올해 2월 출범한 정부 내각에 개혁 정책을 표방하는 하산 디아브 총리 등 헤즈볼라 출신 인사들이 대거 합류했다. 이슬람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 시리아와 절대적인 운명 공동체 성격의 현지 헤즈볼라 세력은 반이스라엘, 반미 강경 투쟁을 앞세워 레바논 국민의 60%를 차지하는 이슬람 교도 다수의 전폭적인 지지를 기반으로 2016년 내각에 진출을 계기로 한층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3월 7일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현 헤즈볼라계 총리도 국가 지도자로서 개혁 추진을 위한 강력한 통합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그 한계가 명확하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 초유의 레바논 모라토리엄 선언 배경과 주요 이슈는?


2017년 이후 내전 이후 내수 경제를 그나마 떠받치던 건설 경기가 급격히 저하되면서 그 동안 건설과 호텔, 리조트, 레저 부문 투자에서 큰손 역할을 톡톡히 했던 걸프 산유국의 자본이 정체, 서서히 이탈하기 시작했다. 2006년 헤즈볼라-이스라엘 전쟁 이후 2010년대 초반까지 불어온 건설 활황기에 투자를 감행한 다수의 개인, 기업이 무리한 차입에 따른 불어난 이자와 원금 상환의 부담에 그대로 노출됐다.

차입한 대외채무에 기반한 정부 예산이 적절한 감독 없이 금융기관을 통해 과도한 비율로 건설, 부동산 부문에 쏠리면서 가장 시급한 국가 인프라 확충, 제조업 육성 및 일자리 창출은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정체된 내수시장에서는 항상 부족한 원자재, 소비재, 사치품의 수입-유통 마진의 달콤한 맛에 오랫동안 길들여진 기업인들로 넘쳐났다. 재정적자 확대의 결정적인 요인이 되는 만성적인 무역적자를 피할 수 없는 암울한 상황에 이르렀다.

2018년 이후 IMF는 레바논 국가부채가 GDP 대비 과도하게 높은 수준으로 신속하고 과감한 개혁 조치가 없을 경우 국가 재정이 파탄날 것임을 수 차례 경고했다.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 피치레이팅스 등도 연이어 레바논 신용등급의 하향 조정을 발표했다. 국가 경제성장률도 2016년 1.6%를 고비로 급락하여 2017년 0.6%, 2018년 0.2%에 이어 2019년 -0.5%로 역대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모라토리엄 선언에 이어 디폴트 위기에 시달리는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세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17일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의 여파로 실물경제 파탄에 대한 위기감이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시중 금융기관의 뱅크런과 외화 대외유출 가능성이 현실화되자 레바논 정부는 달러화 등 외환 계좌별 인출 한도 통제를 전면 실시했고 국외 외화 송금을 엄격히 제한했다. 이와 같이 정부가 제도 금융권을 통한 금융시장 안정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의 불안이 더욱 심화되면서 고정환율제로 달러당 1,507.50LBP(레바논파운드화)에 고정돼 있던 기준환율은 유명무실해졌고 60% 정도 폭락을 거듭했다. 현재 암시장(Parellel market)에서는 달러당 2,500LBP선에서 거래된다.

지난해부터 유로본드 12억 달러의 만기일인 지난 3월 9일 전후한 금융 위기설이 퍼졌지만, 레바논 정부는 미온적인 개혁 정책으로 우왕좌왕했고 레바논 중앙은행(BDL)도 외화 예금인출 및 대외 유출 통제 등 미봉책으로 일관했다. 올해 2월 초 IMF에 요청하여 IMF 소속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이 레바논 정부, BDL과 컨설팅그룹을 구성했지만 특단의 실효성 있는 대책이 발표되지 않았다.


마침내 3월 7일 하산 디아브 총리는 TV에 출연, 약 20분간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면서 현재의 위기 상황과 관련 정부의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총리는 ‘레바논의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70%로 900억 달러에 달해 국가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하면서 ‘채무상환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일시 중지한다’는 궁색한 입장을 애써 강조했다.

전 레바논중앙은행(BDL) 부총재에 따르면 현재 BDL의 가용외환보유고(Usable reserves)는 약 35억 달러로 추산했는데, 이는 위험한 수준임을 시사한다. 최근 BDL은 긴급 지시로 개별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상향했고, 석유, 식량, 의약품 등 필수 불가결한 전략 수입품의 대외 송금을 우선 허용하여 도피성 외화 유출을 통제하여 가용외한보유고를 늘리려는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하지만, 여건이 호전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이 엄중한 현실이다.

레바논의 전통적인 우호국이자 주요 대외 자금줄인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 쿠웨이트 등 오일머니 파워를 보유한 수니파 산유국들은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최근의 중동 정세와 지속적인 국제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선뜻 호의적인 자금 지원을 결정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전임 시아파 출신 온건 성향의 하리리 총리가 지난해 10월 반정부 시위 이후 부상한 정부 책임론과 시위대 퇴진 여론에 밀려 자진 사퇴했다. 헤즈볼라계 현 총리와 헤즈볼라계가 다수인 내각의 주요 인사들 면면이 수니파 걸프국들 입장에서는 도무지 탐탁지 않은 것도 자금 지원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 레바논 경제위기는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가?

현실적으로 레바논 정부가 의지할 곳은 IMF이지만 IMF에 전문가 그룹의 기술적인 조언을 요청하여 참고하고 있을 뿐, 공식적인 자금 지원은 아직 요청하지 않고 있다. 익히 알려진 대로 IMF의 구제금융 지원에 필수적으로 동반하는 레바논 경제 전반에 걸친 혹독한 구조조정 선행 조건을 레바논 정부, 기업, 국민 등 모든 경제 주체들이 선뜻 수용하고 실행해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욱이 IMF에서 입김이 센 미국이 친이란, 친시리아 성향의 레바논 헤즈볼라와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만큼 IMF 구제금융을 위한 초기 협상 단계부터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모라토리엄에 이어 올 상반기 중 디폴트로 최악의 시나리오를 맞이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중론이다. 3월 만기 12억 달러의 유로본드 관련 채권단과 채무조정 협상이 순탄치 않고 미결인 상태에서 4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7억 달러에 이어 6월에 만기를 맞는 6억 달러의 유로본드가 줄곧 누적된다면 부채 위기가 무난히 해결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레바논 정부의 대외채무에 대한 관리 능력이 상실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시장의 불안이 가중되어 뱅크런과 외화유출로 암시장 내 환율 급등세가 지속되고 있고, 안전자산인 달러화, 유로화, 금, 보석, 명품 등 고가사치품에 대한 사재기가 횡행하고 있다. 기업의 줄도산과 식당 등 자영업자의 폐업이 증가하고 있으며 실업률은 무려 30%를 넘어선다. 경제 악화가 심화될 경우 빈곤층이 전 국민의 60%에 이를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마저 나온다. 경제 주체들의 일치된 단합과 양보가 없는 이상, 위기 극복을 위한 역량이 결집될 가능성은 작을 것이다. 단기간 내 레바논 경제위기 해결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장기화될 가능성이 상당히 클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대형 시중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레바논 경제는 펀더멘탈이 너무 약하다. 자원이 없고 산업기반도 없다. 그나마 교육받은 인력도 직장을 구할 수 없어 해외로 취업하고 있다. 내전 종전 후 30여 년간 흘려보낸 재원과 시간이 아까울 뿐이다. 레바논에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IMF의 구제금융을 레버리지로 다시 일어서야 하지만, 국유재산 매각, 공무원 임금 및 연금 감축, 복지 축소 등 IMF가 내세우는 힘겨운 조건을 과연 극복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설상가상으로 심각한 경제 위기에 더해 코로나 바이러스의 현지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이번 주에 레바논에서 첫 사망자가 나왔다. 예방 의식이 전반적으로 미비한 가운데 마스크 등 방지용품과 의료진, 의료시설 부족으로 지역사회 감염과 전파가 우려되고 있다.

2019년 레바논 주요 경제지표
인구
680만 명(시리아 난민 150만 명, 팔레스타인 난민 20만 명 포함)
국민총생산(GDP)
589억 달러
1인당 GDP
8,400달러
수출액
45억 달러
수입액
179억 달러
무역수지
-134억 달러(적자)
자료 : EIU

최근 3년간 한국의 대레바논 수출현황
구분
2016년
2017년
2018년
수출액(US$ 백만)
190
189
173
수출증감률(%)
-25.1
-0.4
-8.4
무역수지(US$ 백만)
171
150
136
자료 : 한국무역협회

□ 전문가 의견

최근 레바논 최대 시중은행의 담당자 면담 결과에 따르면, IMF 자금 지원을 통한 구조조정이 매우 험난할 것이고 국민적 분열 및 소요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하면서 레바논이 처한 현실에 대해서 어려움을 성토한 바 있다.


□ 우리 수출기업의 레바논향 수출 관련 필수 체크포인트는?

ㅇ 리스크 방지하기 위해 수출대금 결제를 제3국 송금 방식으로 바이어와 협의한다.

레바논 정부는 지난해 10월 대규모 반정부 시위 이후,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외화 유출 통제에 나서 시중 금융기관을 통한 수입 대금결제를 위한 외화 송금을 제한하고 있다. 현지 정부와 금융기관이 계획적인 도피성 외화 송금과 실제 수입에 근거한 대금결제 송금을 구분해서 선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일괄 송금 통제가 실시되고 있지만 금융 기관별 처리 기준이 상이하여 실무적으로 혼란스럽다. 무엇보다 현지 수입바이어 책임하에 국내 수출기업에 수출대금 송금이 선행돼야 한다.

현지 수입 및 유통 바이어들은 외화유출 통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현지 사설 환전상들과 연계된 두바이 등 제3국 소재 금융기관’을 통해
시중 은행의 통상적인 송금수수료보다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해당 수입대금을 해외 수출자 계좌로 송금하고 있다. 디폴트가 가시화되는 현재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현지 수입 바이어와 사전에 충분히 협의하여 ‘현지 환전상 연계 제3국을 통한 송금 방식’을 통해 수출대금을 전액 확보, 확인한 이후에 제품을 선적하는 것이 안전한 수출거래 방식으로 추천한다.

ㅇ 미결제 수출대금 회수 노력 시도 및 사전 리스크 방지도 가능하다.

일부 현지 수입바이어들은 작년 10월 이후 강화된 현지 대외송금 통제를 사유로 이전 미지급 수입대금 결제를 차일피일 미루는 경우가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수출기업은 상기와 같이 실행 방안을 제시하고 다수의 바이어가 실제로 활용하는 만큼 미수 수입대금 결제 방안으로 적극적으로 이행할 것을 요청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정부 기관인 무역보험공사의 수출보험 가입을 통해 대금 결제 리스크를 관리하지만, 디폴트(국가 채무 불이행)의 경우, ‘국가위험리스크’를 별도 항목으로 부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인 수출보험 약관과 함께 모라토리엄, 디폴트 등 여러 국가 위험도의 경우를 상정하여 필히 사전에 부보 및 배상 가능 여부, 실제 배상 비율 등을 면밀히 검토 확인해야 한다.

ㅇ 바이어의 미확인 대금결제 프로세스 관련 주장에 유의해야 한다.

레바논 정부는 ‘석유, 식량, 의약품, 의료기기 등 일부 전략 수입물품에 대해 현지 소관 정부 부처의 승인을 득한 경우 수입 대금의 대외 송금을 허가한다’라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일부 현지 수입 바이어의 경우 ‘현지 수입 통관 절차가 종결되고 바이어가 수출 물품을 확보한 후에 결제대금의 대외 송금이 가능하다’고 우리 수출기업에 주장하고 있는바,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레바논과 무역 및 비즈니스와 관련하여 주레바논 대한민국대사관에 파견, 해당 해외시장뉴스를 작성한 KOTRA 이승수 직원(sslee93@mofa.or.kr/ tel: +961-5-922-846~7(Ext.101), 한국과 시차 -7시간)에게 문의·상담바람.



자료: The Daily Star, 레바논중앙은행, AUDI BANK, Bloomberg, 국내 수출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