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코로나19에 발목잡혀...한은, 경제성장률 전망 2.1%로 하향

연초 경기 개선을 흐름을 보였던 한국경제가 코로나19에 발목을 잡혔다.

27일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1%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반도체경기 회복이 지연되면 경제성장의 하방리스크를 높이는 요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정부의 확장 경기대응정책과 미·중 무역협상 진전 등에 따른 글로벌 보호무역기조 완화는 상방요인”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의 영향은 민간소비 부문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민간소비는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안심리 증대 등으로 단기적으로 위축될 전망”이라며 “대외활동과 해외여행 기피로 서비스소비와 거주자 국외소비에 악영향이 집중되고 의복 등 준내구재를 중심으로 재화소비에도 영향이 나타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IT부문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지속하겠으나 SOC 등 토목건설 개선으로 감소폭은 점차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며 상품수출은 미·중 무역분쟁 완화, 반도체경기 회복 등으로 완만한 개선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의 향후 전개양상 등으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0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한국은행과 같은 2.3%였다. 수정 전망치는 발표하지 않았으나 지난 9일 발간한 ‘2020년 경제동향’에서 경제전문가들의 성장률 전망에 관한 설문 결과를 담았다.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한국경제가 2.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의 전망과 일치했다.

KDI 관계자는 "경제성장률 전망은 매년 5월과 11월 발표한다"며 "올해 KDI가 발표한 전망치는 아직 없으며 경제전문가들의 설문을 종합한 보고서는 나왔다"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은행(IB)과 경제연구소 등의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은 한은 전망보다 더 낮게 나왔다. 스탠다드앤푸어스 글로벌 신용평가(S&P Global Ratings)는 한국의 2020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6%로 0.5%포인트 하향했다.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아 인구이동 감소와 공급망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이유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9%로 하향했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전망치 2.1%에서 0.2%포인트 하향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도 우리나라 성장률을 2.3%에서 2.2%로 내렸다.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기관들의 전망보다 올해 경제성장률을 낙관하고 있다. 기재부는 투자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내수 활성화와 수출 경쟁력 강화로 경제반등을 기대했다. 또 신산업을 전략 육성하고 과감한 규제혁신. 혁신 인프라(자원) 확충 등 방안을 마련해 경제상황을 반등하고 혁신적 포용국가를 실현하겠다는 정책목표를 세웠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7일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정책 목표에 맞춰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2.4%로 제시했다. KDI경제전문가 예상보다 0.3%포인트 높았다.

그러나 한국은행도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정부의 경제정책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백상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s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