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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했던 두산중공업 '탈원전 정책'에 휘청...해법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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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했던 두산중공업 '탈원전 정책'에 휘청...해법 마련 시급

가스터빈 기술 확보했지만 본격 매출원 되기까지 시간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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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에 탈원전 정책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경남 창원 두산중공업 전경. 사진=뉴시스
"정부가 에너지 정책을 치밀하게 검토하지 않고 바꿔 멀쩡한 기업이 직원을 내보내야 하는 위기를 맞았습니다. 기업이 이러한 경영난을 맞은 것에 정부가 부분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닌가요?"(원자력발전소 협력업체 관계자)

원전업체 두산중공업이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에 휘청거리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명예퇴직을 통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기 때문이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경영난을 겪어온 두산중공업이 최근 명예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두산중공업은 18일 "만 45세 이상 직원 2600여명을 대상으로 이달 20일부터 2주간 명예퇴직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정부의 성급한 탈원전 정책으로 두산중공업이 경영 위기를 맞았다고 입을 모은다.

기존 원전업체가 충분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은 채 국가가 에너지 정책을 서둘러 바꾼 데 따른 결과라는 얘기다.

◇두산중공업, 탈원전 직격탄에 직원 2600 명 대상 '명퇴' 받아

정부는 2017년 ‘탈원전 정책’을 제시하며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20%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로드맵을 내놨다.

문제는 2018년 두산중공업이 건설 중이던 신한울 원전 3, 4호기 공사도 중단됐다는 점이다. 두산중공업은 신규 원전 6기(삼척, 영덕, 신한울에 총 6기) 건설계획 가운데 당시 진행중이던 신한울 3, 4호기에 4927억 원을 투입됐다.

그러나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두산중공업은 투자금 4927억 원을 모두 날리게 됐다. 정부가 투자 비용을 보전하지 않아 두산중공업이 이에 대한 피해를 모두 떠안게 된 것이다.

두산중공업 협력업체들도 고사 위기에 몰렸다. 경상남도에 있는 280여개 중소 원전 협력업체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일감이 사라졌다.

정부의 졸속 에너지 정책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정부는 2018년부터 원전 생태계 지원 정책을 추진해왔다. 에너지전환 보완대책(2018년 6월), 원전 중소기업 지원방안(2019년 4월, 9월)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원전업계 반응은 싸늘하다. 이런 정책들이 두산중공업과 원전 중소기업들의 수주 실적에 도움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은 2018년 말 원전 수주 잔고(앞으로 받을 돈)가 15조7012억 원을 기록했고 2019년 3분기 수주 잔고는 13조9056억 원에 머물렀다. 수주잔고 급감에 따른 경영난과 이를 보전해주는 정책은 어디에도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지난해 8월 원전 해체 기술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라면서 "돈을 벌 수 있는 원전사업을 포기하고 해체사업에 나서라는 것은 의사한테 장의사 업무를 배우라는 말과 마찬가지”라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새로운 '캐시카우' 하루아침에 만들지 못 한다

덩치가 큰 대기업은 회사의 캐시카우(Cash cow:주요 수입원)를 빠르게 바꾸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불행 중 다행으로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 기술을 2013년부터 개발해왔다. 가스터빈 기술은 미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 등 선진국 4개국만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다. 두산중공업은 2026년까지 가스터빈 사업을 연 매출 3조 원 규모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현재 국내 발전소에서 운영되는 가스터빈은 총 149기로 전량 해외 기업 제품이다. 이에 따라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 구매비용 약 8조1000억 원, 유지보수 등 서비스 사업과 기타비용 약 4조2000억 원대 시장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해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말 한국서부발전과 김포열병합발전소에 가스터빈을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은 국내 공급에만 머무르고 있다. 가스터빈은 최첨단 기술을 갖췄지만 기술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기술력을 갖춰도 이를 본격적으로 수출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두산중공업이 당장 원전을 포기하고 가스터빈을 주력 매출원으로 삼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