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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으로 불거지고 있는 해외 ‘시노포피아’의 다양한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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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으로 불거지고 있는 해외 ‘시노포피아’의 다양한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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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의 한 카페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오래 가지 않을 겁니다. 그건 ‘메이드 인 차이나(중국산)’이니까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독일에 살고 있는 사미 양 씨가 처음 이변을 깨달은 것은 베를린에서 주치의에게 갔을 때였다. 양 씨는 곧바로 진료소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됐다. 다른 환자는 진료소에 자유롭게 출입했지만 중국출신의 양 씨는 1월의 추위에도 밖에서 떨며 기다려야 했다.

잠시 후 그녀의 담당의사가 나타나 “개인적인 것은 아닙니다만…”이라고 말을 꺼냈다. 그리고 의사가 중국에서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를 이유로 중국인 환자는 안 받아준다고 했다고 양 씨는 BBC에 말했다. 최근 양 씨는 중국에 간 적도 없었고 자신이 건강하다고 설명할 기회도 얻지 못했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코로나19’가 세계에 퍼지고 있으며 최근 몇 주간 중국인이나 동 아시아 출신으로 보이는 사람들에 대한 차별의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그중에는 아시아 국가나 중국인 중심의 커뮤니티에서의 사례도 있다.

중국에서 이 바이러스의 희생자들, 특히 조기에 바이러스에 대해 경고를 했던 의사 리원량의 사망에 대한 동정이 집중되는 한편, 아시아인과 중국인으로부터는 바이러스와 관련한 인종차별이나 외국인혐오가 증가하고 있다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차별은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시노포비아((Sino-Phobia·중국 혐오증)’는 과거 수백 년에 걸쳐 존재해 온 현상이다. 그러나 신종바이러스 위기 속에서 떠오른 ‘시노포비아’의 다양한 양상은 현재의 중국과 세계가 맺고 있는 복잡한 관계성을 보여준다.

■ 동서양 서로 다른 이유의 ‘시노포비아’

전 세계에서 바이러스에 관련된 냉정한 말이 난무하고 있지만 그 나타나는 방법은 지역에 의해서 조금씩 다르다. 유럽과 미국, 호주 등 아시아인이 분명히 소수파인 지역에서 중국인은 비위생적이고 비문화적이라는 스테레오타입의 생각이 '시노포비아'를 가속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거리에서 이들이 ‘바이러스’라고 불리는 것은 다반사다. 아시아인들은 공공장소에서 피하거나 차별적 비난을 받거나 공격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 호주의 서오스트레일리아 주의 피에르 얀 주 의회 의원은 주도 퍼스에서 아시아계의 주민이 ‘바이러스’라고 불리며 인종차별 공격을 당했음을 페이스북을 통해 공표했다. 양 씨가 올린 사진에서는 주택부지에 ‘바이러스 출입금지’라는 문구가 적혀 있고 차량에는 붉은 페인트가 뿌려진 모습이 포착됐다.

프랑스와 호주 신문에서는 ‘황색인종의 위험’ ‘중국 바이러스로 인한 판다모늄 (전염병의 대유행을 뜻하는 판데믹과 판다를 합성한 조어)’ ‘중국인 어린이들은 외출금지’ 같은 표제를 볼 수 있다. 또 바이러스의 발생원이 야생동물을 파는 시장이었다는 점, 박쥐가 바이러스를 매개로 한 것으로 여겨지면서 중국인은 움직이는 것이면 무엇이든 먹는다는 폄하하는 농담들이 나오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비슷한 ‘시노포비아’의 코멘트들이 나오고 있지만 아시아의 반중감정은 더욱 뿌리 깊은 모종의 외국인 혐오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흔하게 떠도는 얘기는 중국인이 자국에 넘치는 현지인들에게 바이러스를 전염시킨다는 것이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는 중국인의 입국을 전면금지하도록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활동에 수십만 명이 참가했으며 두 나라 모두 입국제한을 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중국인을 ‘바이오 테러리스트’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중국인들이 무슬림에게 바이러스를 감염시키려 한다는 ‘음모론’이 확산되고 있다.

홍콩을 거점으로 중국의 공공정책을 연구하고 있는 도널드 로 교수는 “중국은 서쪽으로 멀리 떨어진 곳이어서 중국에 대한 지식부족으로 시노포비아가 생겨난다. 반면 아시아와 동남아의 시노포비아는 중국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시아제국에는 과거 수백 년에 걸쳐 중국의 그림자가 지역분쟁이나 역사적 불만, 중국으로부터의 이민 등의 형태로 취해지고 있다. 최근에도 남중국해 영유권선언이나 신장·위구르 에서 이슬람교도인 위구르인 강제수용 등이 이슬람교도가 많은 동남아에서 분노와 의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같은 지역은 중국으로부터의 자금원조나 투자는 환영하는 한편, 현지경제에 대한 혜택이 적다는 점에서 중국의 경제적 독점과 착취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홍콩 싱가포르 같은 중국계가 많은 곳조차 이민 정체성 중국정부의 영향 등에 대한 불안감과 맞물려 중국본토에 대한 반감이 확대되고 있다.

■ ‘존경과 경멸’이 뒤섞인 복합적인 반감

현재 일고 있는 ‘시노포비아’는 중국정부의 그릇된 대응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여기에는 현재의 바이러스 대책뿐 아니라 최근의 글로벌사회에서의 행동도 포함되어 있다. 로 교수는 중국인을 대하는 흔한 태도는 ‘존경과 경멸’이 뒤섞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에 대해서도 “수일 만에 병원을 건설하는 등 중국인의 능력에 대한 칭찬의 소리가 있는 한편 야생동물의 거래를 제어할 수 없는 투명성을 유지할 수 없는 행정에 대한 경멸의 생각이 있다”라고 한다.

중국 당국은 코로나19에 대한 초기 보고와 봉쇄가 늦었다고 시인했다. 또 바이러스에 대한 경계를 호소한 사망한 리원량 의사를 경찰당국이 수사한 것에 대한 공격을 받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미 강하고 자신감에 찬 중국 상을 내세우려 하고 있다. 밑바탕에 깔린 것은 국제사회에서 책임감 있는 입장에 서면서도 전 세계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메시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 국력을 과시하는 데도 주저하지 않는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과 광범위한 간첩활동의 증거, 영토문제 등에 대해 국영언론이 벌이고 있는 혹독한 논조에서도 드러난다. 로 교수는 "중국은 사랑을 받고 싶은 동시에 두려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인이 풍부해짐에 따라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여세를 몰아 중국 관광객과 유학생이 증가하면서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그 수의 많음과 산발하는 품행의 보고에 의해서, 무례한 중국인 관광객, 혹은 부를 과시하는 중국인 유학생이라고 하는 스테레오 타입이 생겨났다.

물론 전 세계가 이런 서구와 미국, 아시아에서 볼 수 있는 중국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퓨 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남미나 아프리카, 동유럽에서는 중국인에 대한 시각이 더 긍정적이다.

중국정부와 일부 연구자들은 ‘시노포비아’는 이에 따라 정치적 혜택을 볼 수 있는 경쟁상대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홍콩과기대의 배리 소트먼 교수는 최근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 미국에서 대량의 반중론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래 미국에는 긴 ‘시노포비아’의 역사가 있다. 1882년에는 골드러시로 시작된 중국인노동자의 이민을 방지하기 위해 중국인 배척법이 제정되었을 정도다. 현재 일고 있는 ‘시노포비아’는 미국과 세계 각국에서 확산되고 있는 이민배척주의에도 그 일단이 있다고 소트먼 교수는 말한다.

중국은 이제 미국의 패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목되고 있으며 중국정부의 모든 행동이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결과적으로 온 세상의 사람들이 그 메시지를 채택하고 있으며 이는 아시아와 마찬가지로 역사적으로 새겨진 ‘시노포비아’ 위에 이뤄지고 있다.

■ 중국 언론들 “약해져 있을 때 공격 말라”

중국이 약해져 쓰러져 가는 국민에 대한 공격을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최근 몇 주 동안 중국 관영언론에는 박해와 인종차별을 맹렬히 비난하는 사설이 나오고 있다. 영어로 된 이 같은 기사는 국외시청자들을 겨냥한 것이다. 또 국제미디어에 의한 중국정부의 바이러스 대응을 비판하는 기사에 대해서도 일부는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문제제기도 하고 있다.

대부분 오보이거나 중국에 대한 불공평한 박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관영 중국환구전망(CGTN)의 류쉰 아나운서는 중국이 약해질 때 공격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또 정부도 불필요한 중국인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를 통해 공포를 확산시키고 있다며 미국을 비롯한 각국을 비판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유행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인이나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에 대한 불안과 절망은 깊어지고 있다. 베를린 거주 양씨는 “무서운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 몇 주간은 외출을 자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를 두렵게 하는 것은 진료소에서 벌어지는 일만이 아니다. 아시아계 독일인 친구가 철도역에서 성추행을 당하거나 중국여성이 귀가 도중 피격당해 부상한 사건 등도 영향을 미쳤다. 이 사건은 베를린 경찰이 인종차별 사건으로 인정했다. 한 여성은 ‘바이러스’라고 불리며 이에 반항했다가 폭행당했다고 중국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이에 대해 양 씨는 “누군가 ‘바이러스’라고 불려도 싸우고 싶지 않다. 그들은 신문에서 읽은 것만 알고 있고 그 생각을 바꿀 수 없다”고 말하며 “내가 비자를 보여주고 독일영주권을 갖고 있다고 해도 개의치 않을 것이다. 그들이 보는 건 내 얼굴뿐이니까”라고 탄식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