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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사람 따위’는 안 보이는 장삿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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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사람 따위’는 안 보이는 장삿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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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미치면 눈이 멀 수도 있다고 했다.

어떤 제나라 사람이 있었다. 하루 종일 부자가 될 궁리만 하는 사람이었다.

어느 날 아침, 옷을 잘 차려입고 시장 구경을 나갔다. 장사꾼이 시장에서 금을 팔고 있었다.

이 사람, 금을 보더니 갑자기 정신이 나갔다. 날쌔게 장사꾼의 금을 한 주먹 움켜쥐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장사꾼이 "도둑이야" 소리치면서 뒤쫓았다.

하지만 멀리 달아날 수도 없었다. 순찰을 돌던 포졸에게 곧바로 붙들리고 말았다. 포졸은 붙잡힐 것을 알면서도 금을 훔쳐 달아난 이유를 물었다.

"금을 집었을 때, 나에게는 금만 보였지 사람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제인확금(齊人攫金)'이라는 말이 여기에서 나왔다. 제나라 사람이 돈을 움켜쥐었다는 뜻이다. 돈에 환장을 하면 ‘사람 따위’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법이다.
그 ‘사람 따위’에 자기 자신이 포함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어떤 장사꾼이 진주 한 알을 구했다. 본 적이 없는 훌륭한 진주였다. 가치를 따질 수 없을 정도로 귀한 보물이었다.

장사꾼은 그 진주를 몹시 아꼈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겨놓았다. 그래도 혹시 다른 사람이 훔쳐가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항상 가지고 다닐 필요를 느꼈다.

장사꾼은 궁리 끝에 자신의 배를 가르고 진주를 뱃속에 숨겼다. 진주는 안전하게 숨겼지만, 그 바람에 목숨을 잃어야 했다.

'부복장주(剖腹藏珠)'라는 말이 여기에서 생겼다. '배를 갈라서 보물을 숨긴다'는 뜻이다. 돈은 자기 목숨까지 망칠 수 있는 물건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가 어지러워지면서 또 패가망신하는 사람이 등장하고 있다. 이번에는 ‘마스크 장사’다.

보도에 따르면, 어떤 도매업자는 코로나 19 사태가 불거지자 위장업체를 통해 마스크 230만 개를 매점매석, 무자료 거래로 비싸게 팔아 13억 원 상당의 폭리를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가 400원짜리 마스크를 현금으로 1300원씩에 팔아먹은 것이다.

이 도매업자는 그랬다가 국세청의 세무조사까지 받고 있다. 스스로의 몸을 망친 ‘부복장주’ 케이스라고 할 만했다.

소비자시민모임 조사에 따르면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 등 5개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성인과 보건용 마스크 가격이 불과 2주일 남짓한 사이에 최고 27%나 올랐다고 했다.

마스크가 ‘생필품’처럼 된 상황에서, 4인 가족이 매일 마스크를 교체할 경우 한 달에 38만 원 넘게 들이게 생겼다고 했다. 서민들은 부담스러워도 마스크를 구입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사람 따위’는 보이지 않는 ‘제인확금’ 닮은 장삿속이 아닐 수 없다. 장사 중에서 가장 나쁜 장사는 아마도 목숨을 담보로 하는 장사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