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이 확산되면서 홍콩 주민들이 바이러스 차단을 위한 마스크는 물론이고 고기와 쌀, 청소용품, 세제 등 생필품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
인구 760만명의 홍콩에서 식량 조달에 애를 먹는 현상은 전례없는 일로, 홍콩 시민들은 지난 2003년 전 세계적으로 800명 가까이 사망자를 냈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보다 사재기 현상이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동안 수백 명의 사람들이 마스크와 비타민 C와 같은 면역력 강화 식품을 구매하기 위해 몇 시간 동안 상점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장면들이 연출됐다.
홍콩 정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마스크 800만개를 확보하고, 홍콩 내 교도소에서 하루 5만개씩 생산하던 것을 최대 7만개까지 늘리는 등 마스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으나 이마저도 일부의 사재기로 턱없이 부족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경찰은 한 50대 여성이 자신이 일하는 병원에서 36장의 마스크와 장갑을 훔친 혐의로 체포하기도 했다.
마스크 외에도 손세정제와 데톨 비누 등 세균과 박테리아를 죽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제품들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번화가인 완차이 지역 주요 슈퍼마켓들은 지난 주말 냉장 고기 및 해산물이 동이 났고 신선 야채도 크게 줄었다.
홍콩 당국이 우한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본토와의 경계를 폐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생필품 사재기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콩 전체 식품 공급량의 약 90%는 외부에서 수입된다. 이 가운데 중국 본토에서 들어오는 게 대부분이다.
홍콩에선 현재 우한 폐렴 확진자수가 15명으로 알려졌고 홍콩 시민들 사이에선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본토와의 경계를 폐쇄하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