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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만에 드라마 한편 '뚝딱'…‘숏폼 콘텐츠‘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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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만에 드라마 한편 '뚝딱'…‘숏폼 콘텐츠‘가 뜬다

Z세대의 ‘TV보다 스마트폰 위주 영상 소비' 추세 반영
CJENM·네이버·카카오M, 숏폼 투자 인력 확보 잇따라
美 ‘퀴비’·中 ‘아이치이’, 모바일 오리지널 시리즈 선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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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콘텐츠 관련 이미지. 출처=Austin Distel, Unsplash
10~20분 분량의 짧은 콘텐츠를 일컫는 '숏폼(Short-Form) 콘텐츠'가 전세계 미디어 시장을 흔들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TV보다 스마트폰이 익숙한 Z세대가 주요 미디어 소비층을 형성하게 된 데 따른 자연스런 변화로 읽힌다. Z세대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초 사이에 태어난 세대다. 어릴때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로도 불린다. 최근 유튜브나 중국 틱톡 등 이용자들이 만들거나 편집해 올리는 짧은 영상물이 인기를 얻은 것을 시작으로, 국내 방송가, 영화가에서 제작되는 영화나 드라마 등도 짧아지는 추세다. Z세대의 취향과 기호를 반영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숏폼 콘텐츠만을 위한 플랫폼 ‘퀴비’가 4월중 출시된다. 중국 기업들도 숏폼 콘텐츠를 계속 선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CJ ENM, 카카오, 네이버 등 콘텐츠·플랫폼 기업들을 중심으로 숏폼 콘텐츠 경쟁이 이미 시작된 모습이다.

■ 퀴비 4월 출시⋯분 당 1억 수준의 ‘초 프리미엄 웹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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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가전쇼(CES2020)에서 열린 기조연설에서 멕 휘트먼 퀴비 최고경영자(CEO)가 서비스 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퀴비 웹페이지

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가전쇼(CES2020) 기조 연설 무대에서는 ‘숏폼 콘텐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표방하는 ‘퀴비’가 모습을 드러냈다. 드림웍스 창업자인 제프리 카젠버그가 만든 이 스타트업은 10분 남짓 분량의 영상 콘텐츠를 ‘넷플릭스’에 버금갈 프리미엄급으로 제작해 서비스할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퀴비의 작품에 등장할 출연진들은 이미 할리우드 초호화 스타급으로 구성됐다. 스티븐 스필버그, 리즈 위더스푼, 잭 에프론 등 유명 감독·배우들이 다양한 장르의 퀴비 오리지널 콘텐츠에 등장할 전망이다. 단순히 영상을 줄이는 것뿐만이 아니다. 짧아도 더 몰입감 있고 효과적인 내용 전달을 하기 위한 자체 기술도 투입된다. 영상 시청 모드를 가로, 혹은 세로로 콘텐츠 내용이나 시청자 기호에 따라 끊김 없이 전환시켜주는 ‘턴 스타일’ 등이 그것이다.

멕 휘트먼 퀴비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1분당 10만 달러(약 1억 1700만 원)가 투입된 할리우드 영화 수준의 콘텐츠를 만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들이 내세운 아이템이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 이미 유수 OTT 기업들이 즐비한 시장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퀴비는 오는 4월 정식 출시되며, 연내 총 175편 35개 시리즈를 공개할 계획이다.

짧은 분량의 모바일 최적화 콘텐츠는 향후 미디어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숏폼 콘텐츠 열기가 한창이다. 중국은 지난 2016년 ‘틱톡’으로 짧은 분량의 영상 콘텐츠에 대한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어 중국의 넷플릭스라 불리는 OTT 플랫폼 ‘아이치이(iQIYI)’에서도 세로화면의 짧은 웹드라마를 연이어 선보여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신서유기나영석PD tvNZ세대용 15분짜리 숏폼 웹드 도전

우리나라 미디어업계도 이 글로벌 트렌드에서 빠지지 않는다.
수년 전부터 온라인 플랫폼을 위해 제작된 짧은 분량의 웹드라마들이 꾸준히 제작해 왔다. 최근 미국 중심으로 전 세계적 숏폼 확산이 이뤄지면서 국내에서도 이 형식의 콘텐츠 인기가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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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예능 프로그램 '금요일 금요일 밤에' 공식 이미지. 사진=tvN
특히 CJ ENM 산하 tvN, 네이버가 투자한 플레이리스트, 카카오M이 인수한 월광·사나이픽처스 등이 관심을 모으는 숏폼 제작사다.

CJ ENM 산하 tvN 채널은 지난 지난 10일부터 ‘금요일 금요일 밤에’을 통해 나영석PD 사단이 처음 시도하는 15분 분량의 옴니버스 방식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제작진은 “TV 앞에서 한 시간 이상 방송을 진득하게 보던 영상 시청 방식에서 스마트폰으로 짧은 영상을 즐기는 방식으로 변화를 준 새로운 시도”라고 설명했다.

■네이버투자사 플레이리스트, “이젠 온라인은 물론 TV까지”

특히 ‘Z세대’ 사이의 인기숏폼으로 웹드(웹드라마)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17년 출시된 네이버 V오리지널 웹드라마 ‘연애플레이리스트(연플리)’는 지난해 시즌 1~4까지 총 4개 시리즈가 제작됐는데, 시즌4의 누적 조회 수만 5억 건을 돌파했다.

15분 남짓의 짧은 드라마지만, 젊은 시청자들이 공감할 만한 내용 구성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제작사인 ‘플레이리스트’는 네이버웹툰과 스노우가 투자해 설립한 네이버 계열사다. 이들은 차별화된 웹드라마 제작 역량을 인정 받아 지난해 10월 실리콘밸리 소재 벤처캐피털(VC) 알토스벤처스로부터 53억 원을 투자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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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계열사 플레이리스트가 제작한 웹드라마 연애플레이리스트, 에이틴 포스터. 사진=플레이리스트
플레이리스트 관계자는 이달부터 방영되는 드라마 ‘XX’ 25분 분량의 미드폼(Mid-Form)’ 콘텐츠로도 제작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면서 탄탄한 라인업 확장과 구성으로 온라인 플랫폼뿐 아니라 TV로도 영역 확대를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M, 월광·사나이픽처스 인수하며 모바일 숏폼 가세

카카오M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M은 지난해 tv’라는 스트리밍 동영상 플랫폼 출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카카오M은 이를 통해 드라마, 예능을 포괄하는 다양한 장르의 20분짜리 콘텐츠들을 제작해 선보일 예정이다.

다양한 조직 인수합병(M&A)을 통한 디지털 콘텐츠 제작 역량 육성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M은 지난해 영화제작사 월광과 사나이픽처스의 지분을 각각 41%, 81%씩 사들이면서 인수를 마쳤고 진짜사나이의 김민종PD,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의 문상돈PD,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박진경 PD 등 지상파 스타PD를 영입하는 등 공을 들였다.

카카오M 측은 모바일 중심의 숏폼 콘텐츠 제작을 생각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서비스 출시 시기나 계획은 아직 미정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중심으로 영상 시청 패턴이 바뀌면서 영상 콘텐츠 역시 이에 맞게 짧아지는 추세라면서 “Z세대들의 영상 시청 시간이 더욱 짧아지고 있는 만큼 이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짧은 콘텐츠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미 OTT 채널이 많은 상황에서 숏폼 등 영상 분량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콘텐츠 품질에 대한 부분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면서 갈수록 모바일 최적화된 프리미엄급영상 콘텐츠에 대한 시청자들의 눈이 높아질 텐데, 이 부분을 충족시킬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