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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리포트] '유통공룡' 대항마로 나선 빈+마산 그룹, 구조조정 가속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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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리포트] '유통공룡' 대항마로 나선 빈+마산 그룹, 구조조정 가속페달

갈수록 거세지는 외국계에 선제적 대응…비효율적 매장 정리 새 매장 오픈 계획

마산그룹은 빈그룹의 유통시스템을 흡수한 이후 발빠르게 구조조정 작업에 들어갔다.이미지 확대보기
마산그룹은 빈그룹의 유통시스템을 흡수한 이후 발빠르게 구조조정 작업에 들어갔다.
빈그룹의 유통부문인 빈마트(VinMart)와 빈마트플러스(VinMart+), 그리고 빈에코(VinEco) 농장을 인수한 마산그룹이 발 빠르게 관련분야의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이미 많은 매장들이 철수하거나 철수를 진행 중이다. 마산그룹은 비효율적인 매장을 순차적으로 정리하고 핵심 상권에 새로운 매장을 열겠다는 계획이다.

그 이면에는 갈수록 공세가 커지는 외국계 유통업체들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과 더불어 베트남인의 손으로 글로벌 유통그룹을 만들자는 두 기업의 방향성이 일치한 데 따른 것이다.
28일(현지 시간) VN익스프레스 등 베트남 현지매체에 따르면 마산그룹은 올해 300~500개의 새로운 빈마트 수퍼마켓과 빈마트플러스 편의점을 오픈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비효율적인 매장을 재검토하고 폐점할 계획인데 현재 이익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는 10여곳의 빈마트와 300여곳의 빈마트플러스 매장이 그 대상이다. 최우선 목표는 신규 매장을 늘리는 대신 기존 매장의 업무 효율을 높여 입지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하노이의 경우는 편의점 매장인 빈마트플러스의 효율이 좋았다. 마산그룹이 매출 대비 효율성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한 결과, 하노이는 빈마트를 비롯해 특히 빈마트플러스의 매출이 다른 도시들에 비해 특히 높았다. 실제 지난 2019년말을 기준으로 하노이 지역은 빈마트 매장의 34%, 빈마트플러스 매장의 29%가 넘는 매출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 2019년 말까지 빈그룹의 유통시스템인 빈커머스는 베트남 전역에 걸쳐 3000곳 이상의 빈마트와 빈마트플러스 매장을 운영했다. 매출 증가율이 67%에 달해 26조 동(약 1조3000억 원)에 이르렀지만 EBITDA(이자, 세금, 감가상각 전 수익)에서는 2조1000억 달러의 손실이 났다. 이는 빈그룹이 전국적인 유통망을 구축하기 위해 최근 몇년간 외형 확대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빈그룹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마산그룹은 이제 핵심 매장을 중심으로 효율성을 극대화 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미 2위권과 비교도 안될 만큼 압도적인 외형을 구축한 만큼 이제 '양에서 질'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마산그룹은 합병 후 전년 대비 64% 증가한 42조 동의 매출목표를 잡고 있는데, 이 중 24~25%는 기존 빈마트와 빈마트플러스 매장에서, 나머지는 신규 매장에서 매출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신선식품과 육류를 매출증가의 타깃 상품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마산그룹에서 론칭한 돼지고기 브랜드인 미트델리는 현재 빈마트플러스 매장에서 판매된다. 마산은 돼지고기가 상반기까지 매출의 30%, 그리고 연말까지 매출의 35% 정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산그룹과 빈그룹은 서로 유통부문을 합치기로 합의한 이후 매장시스템의 재구축, 타킷상품 선정, 지분교환 등 전 분야에 걸쳐 일원화 과정을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가장 큰 두 그룹이 합쳐지는 과정치고는 유례없이 빠른 움직임이다. 그 이면에는 올해부터 더욱 거세질 외국계 거대 공룡자본들의 유통시장 공세를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빈그룹의 팜 냣 브헝 회장은 현지 매체와 인터뷰 중 마산그룹과의 유통부문 결합에 대한 질문에 "빈그룹은 핵심 제조사업과 하이테크 분야로 선택과 집중을 위해 유통부문을 정리한다"며 "수많은 기업들 중 마산그룹이여만 하는 이유는 갈수록 외국계 자본이 밀려드는 유통업계에서 베트남(자본)의 회사가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발돋움 해야 한다"고 밝혔다.
베트남의 2019년 10대 소매체인 선호도 조사결과.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의 2019년 10대 소매체인 선호도 조사결과.

현지 언론들은 올해부터 한국과 일본의 유통거인들의 베트남 진출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선 롯데, GS25, 이마트 등 한국 유통업체들은 현재 베트남에 69개의 ​​매장을 보유 중인데 올해는 신규 매장 증가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았다. 그 예로 젊은 직장인들이 많이 다니는 호찌민 시 다카오 구에 있는 GS25 편의점을 들었다. 이곳은 한국 음악이 흐르고 있으며 한국식 매운 국수와 달콤한 비스킷 등을 비롯해 즉석식품들도 한국과 동일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K-팝을 좋아하거나 새로운 것을 원하는 젊은층들이 많이 찾는다고 소개했다.

또 그동안 저렴한 노동 비용과 빠른 인구 증가로 인해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한국 대표적인 제조 기업들이 베트남에 왔다. 이러한 외국인직접투자(FDI)로 인해 많은 현지인들은 수입이 늘어났으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한국 소매업체들을 찾는 현지인들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에이온몰도 최근 하노이 하동지역에 대규모 복합쇼핑몰을 개점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한편 지난 1월 2일 마산그룹은 빈마트와 빈마트플러스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빈그룹 자회사인 VCM서비스의 보통주 83.74%를 인수했다. VCM은 2019년 8월 5일 자기자본 1조 동(약 500억 원)으로 설립됐으며, 빈그룹이 지분 64.3%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 후 VCM의 자기자본은 6조4000억 동(약 3200억 원)으로 증가했다.

마산그룹은 VCM의 지배지분을 보유하기 위해 약 5조4000억 동(약 2700억 원)을 투자했는데, VCM은 50개 성과 도시에서 빈마트 및 빈마트플러스, 그리고 14개 빈에코하이테크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응웬 티 홍 행 글로벌이코노믹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