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카를로스 곤 닛산 회장 첩보영화처럼…음향장비케이스에 숨어 일본 탈출극

공유
0

카를로스 곤 닛산 회장 첩보영화처럼…음향장비케이스에 숨어 일본 탈출극

일본에서 140억원의 회삿돈 유용혐의로 기소중 보석상태에서 불법 일본탈출극을 벌인 카를로스 곤 전 닛산·르노얼라이언스산회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에서 140억원의 회삿돈 유용혐의로 기소중 보석상태에서 불법 일본탈출극을 벌인 카를로스 곤 전 닛산·르노얼라이언스산회장. 사진=로이터
마치 첩보영화 주인공처럼.

회삿돈 140억원을 유용한 혐의로 일본 검찰의 조사를 받던 중 대담한 일본 탈출극을 벌인 카를로스 곤 전 닛산·르노 얼라이언스 회장(65)이 음향장비 수송용 하드케이스에 몸을 숨겨 일본을 벗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3일(현지시각) 소식통을 인용,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을 태운 전용기 운영업체에 대한 터키 수사로 파악된 탈출 과정을 이같이 전했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 “사건에 연루된 MNG 제트 직원 등은 곤 전 회장이 음향장비를 수송할 때 주로 쓰이는 검은색 하드케이스에 숨어 간사이공항에서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MNG 제트는 곤 전 회장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비행기에서 금속 테두리가 둘린 음향장비 하드케이스 1개를 찾아냈다.

이날 터키의 항공사 MNG 제트는 자사 항공기 2대가 곤 전 회장의 탈출에 불법적으로 이용된 정황을 언론보도를 통해 파악한 후 관련 직원 1명을 새해 첫날 사법당국에 고발했다고 발표했다.

MNG제트는 자사 홈페이지에서 “곤 전 회장 탈출에 동원된 전세기는 2대이며, 이 가운데 한 대는 두바이에서 오사카 간사이공항을 거쳐 이스탄불 아타튀르크공항으로 비행했고 다른 한대는 이스탄불 공항에서 베이루트 공항까지 운항했다”고 밝혔다. MNG 제트는 “전용기 임대 계약 문서 어디에도 곤 전 회장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으며, 탑승자 명단에도 그의 이름은 없었다”고 강조하면서 자사와 곤 전 회장의 탈출극과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회사 홈페이지에는 ‘MNG 제트는 카를로스 곤의 일본 도피와 관련해 제트 전세 서비스의 불법 사용과 관련해 형사 고발했다는 제목의 캔 셰메아제 MNG제트 총지배인 명의 발표문이 올라와 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MNG제트가 자사 웹사이트 발표문을 통해 자사의 비행기가 일본에서 회삿돈 유용혐의로 보석중인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의 일본 불법 탈출과는 무관하다고 밝히고 있다. 해당 관계자에 대해 형사고발을 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MNG제트 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MNG제트가 자사 웹사이트 발표문을 통해 자사의 비행기가 일본에서 회삿돈 유용혐의로 보석중인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의 일본 불법 탈출과는 무관하다고 밝히고 있다. 해당 관계자에 대해 형사고발을 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MNG제트 홈페이지


“2020년 1월 1일 수요일, MNG 제트기는 카를로스 곤의 일본 탈출과 관련하여 제트 전세 서비스의 불법 사용에 대해 형사 고발했다. 2019년 12월 MNG 제트는 두바이의 오사카와 오사카에서 이스탄불로 가는 전용기 한 대와 이스탄불에서 베이루트로 가는 전용기 한 대를 각각 다른 두 고객에게 임대했다. 그 두 임대 계약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았다. 곤 씨의 이름은 비행기의 공식 문서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 제트기는 MNG 제트에 속하지 않았지만 운용되었다. MNG 제트는 언론을 통해 임대가 공식 확인된 승객들이 아닌 곤 씨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내부 조사를 시작해 2020년 1월 1일 수요일 터키에서 관련자들을 기소하기 위해 형사 고발했다.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우리 회사의 한 직원은 기록을 조작한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MNG 제트기의 경영에 대한 지식이나 허가 없이 개인 자격으로 행동했음을 확인했다. MNG제트는 당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으며, 회사의 서비스를 불법으로 이용하거나 이용을 촉진한 사람들이 적법하게 기소되기를 바라고 있다. MNG제트는 비즈니스 제트 정비, 운영 및 전세 서비스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국제 기업이다. 터키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최고의 국제 기준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MNG 제트 총지배인

캔 셰메아제

터키 당국은 MNG 제트의 직원, 전용기 조종사와 승무원 등 9명을 불러 수사를 벌이고 있다.

WSJ의 수사 내용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의 탈출 작전은 지난달 28일 두바이에서 시작됐다. 각각 마이클 테일러와 조지 안투안 자이예크라는 이름의 두 남성은 두바이 공항에서 MNG 제트로부터 빌린 전세기를 타고 일본으로 출발했다. 탑승자 명단에도 이들의 이름이 기재됐다.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분쟁지역에서 활동하는 민간 보안업계에서 잘 알려진 인사들과 동일인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탄 전세기는 지난달 29일 오전 오사카에 도착해 곤 전 회장을 음향장비 하드케이스 2개 중 하나에 숨겨 전세기 화물로 싣고 간사이공항을 이륙, 1일 이스탄불 아타튀르크공항에 도착했다. 곤 전 회장이 숨은 음향장비 케이스가 어떻게 화물 검색을 통과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간사이공항 대변인은 “전세기 화물도 원칙적으로 모두 검색 대상이지만 귀빈(VIP) 화물은 일부 검색에서 제외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곤 전 회장은 다른 전세기를 이용해 베이루트로 떠났고, 2인조는 민항기를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스탄불 출입국관리소 기록에는 테일러와 자이예크가 미국 여권으로 입출국 심사를 받은 것으로 돼 있다. 3중 국적자인 곤 전 회장은 프랑스 국적의 여권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