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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전통 이슬람 금융과 다른 방식 고수하던 이란, 변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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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전통 이슬람 금융과 다른 방식 고수하던 이란, 변화 조짐

홍인자 테헤란대학교 박사






이슬람 금융이란 이슬람교리를 지키는 금융사업으로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행위를 금지하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일반적으로 대출을 해주고 이자를 받는 구조 대신 실물자산의 매매나 이용을 통해 얻는 이윤을 배당하는 방식으로 투자자들에게 대가를 지급한다. 이러한 거래를 상인이 자신의 물건을 빌려주거나 판매해 얻는 정당한 이익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이슬람 율법을 준수해 거래한다면 코란의 가르침과 이슬람의 교리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정의한다. 단, 이슬람율법에 반하는 도박이나 술, 마약거래, 돼지고기 등과 연관된 산업에 투자는 금지한다.

이슬람 금융의 대표적인 상품은 채권 성격의 수크크(Sukuk)를 들 수 있다. 수크크는 투자자에게 정기적으로 이자를 주는 대신 투자수익을 배당금의 형태로 지급한다. 그 외의 이슬람 금융상품으로는 타카풀(Takaful; 보험), 무다라바(Mudarabah; 신탁금융), 무샤라카(Musharaka; 출자금융), 무라바하(Murabaha; 소비자금융), 이스티스나(Istisnaa; 생산자금융), 이자라(Ijara; 리스금융)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이슬람 금융 시스템을 처음 만든 사람은 이라크의 이슬람 성직자 모하마드 버게리 싸이드이다. 중동에 금융산업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유럽의 국가들은 서구식 은행을 설립하면서 고금리대출을 통한 폭리를 취했다. 이자와 고리대금을 금기시하는 무슬림들은 서구식 은행 시스템의 확산을 반대했고 이슬람의 율법에 따른 시스템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서구의 여러 금융제도를 차용하여 '이자' 대신 '이익배당금'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이슬람 국가들은 현재까지 이러한 이슬람 금융을 현지 상황에 맞게 수정해 사용하고 있다.

이란의 이슬람 금융

이슬람의 주요 종파 중 하나인 시아파의 맹주인 이란 이슬람공화국은 국명에서 알 수 있듯이 가장 독실한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이자 페르시아 상인으로 잘 알려진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상인들의 국가이기도 하다. 모든 법규와 사회 윤리를 이슬람 법인 샤리아에 따라 제정하는 이란은 코란이 금지하는 고리와 이자의 개념을 뺀 독특한 형태의 이슬람 금융을 발전시켜 왔다.

이란에는 두 종류의 은행이 있다. 하나는 이슬람의 원칙에 따라 가난한 사람에서 저금리로 대출을 해주는 '까르졸 하싸네'라는 은행이다. 이 은행들은 정부 보조금으로 유지되며 결혼자금, 주택, 성지순례 등 다양한 저금리 상품을 제공한다. 다른 하나는 일반금융상품을 판매해 이익금을 배당하는 국영, 민영 은행들이다. 이러한 은행들은 원칙적으로는 '이자'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없어 '이익배당금'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는 있지만 예금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은 다른 비무슬림 국가들의 은행과 차이가 없다.

일반예금, 적금, 정기예금 등의 금융상품을 판매하고 약정이자를 지급하며 이란 정부는 금융법에 의거 일정부분의 예금을 보호해준다. 이는 은행예금을 투자로 간주해 영업이익을 배당받고 손실이 났을 경우 이익은 물론 원금손실까지 감수해야 하는 이슬람 금융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은행이 대출이자를 통해 이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맡긴 예금을 여러 사업에 투자하여 이익을 내는 방식은 차용해 이란의 대기업들은 자신들의 은행을 소유하고 있고 은행을 통해 모은 자금을 다양한 사업에 투자한다. 일부 이란 내 이슬람 성직자들은 이러한 형태의 이란 이슬람 금융에 반대해 이웃 국가들처럼 은행이율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며 최근 이를 제도화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제도가 바뀌면 은행 이자 의존도가 큰 서민경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실행이 가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