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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트럼프 대통령 근시안적 재선전략…미국과 세계에 너무 비싼 대가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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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트럼프 대통령 근시안적 재선전략…미국과 세계에 너무 비싼 대가 요구

일관성없는 미중 무역분쟁, 멕시코 국경장벽 설치, 시리아 미군철수 등 재선에만 몰두

지난 10일 미네아폴리스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뉴스1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0일 미네아폴리스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재선에 최우선을 두는 근시안적인 발상에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JP프레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국 민주당의 탄핵소추를 위한 조사공세가 강해지는 가운데 조 바이든 전 미국부통령에 관련된 스캔들을 찾기 위해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중국에까지 조사를 요구한 것이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탁핵소추를 지지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미국 NBC와 월스트리트저널이 공동으로 조사한 여론조사결과 과반수가 탄핵소추 조사에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현재의 정보만으로 대통령 파면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파면 찬성이 43%인 데 반해 반대가 49%로 나타났다. 그 차이가 크지 않아서 트럼프 대통령이 위기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트럼트 대통령은 의회의 탄핵소추 조사에 대해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는 헌법위반이라며 의회에 대한 협력거부를 통보했다. 민주당과의 대립이 격화해 대통령선거 전초전과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을 위해서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 하려는 심정이어서 문제의 역사적 배경과 대응책의 장기적 영향 등은 일절 고려치 않고 곧바로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라는 근시안적인 발상만으로 움직이고 있다. 따라서 정책에 일관성도 결여됐다.

그것은 미중 무역분쟁에의 대응과 멕시코 국경의 장벽설치 정책에 전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세계경제는 축소되고 이민배척의 극우 포퓰리즘이 세계에 만연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미국사회의 현상과 관련해 지난 9일자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재미있는 연구를 소개하고 있다.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의 에마뉴엘 사에즈(Emmanuel Saez)와 가브리엘 주크만(Gabriel Zucman) 등 두 경제학자가 연구해 발표한 '불공정한 승리(Triumph of Injustice)'라는 책이다.

이 책에 따르면 2018년 데이터를 검증해보면 미국의 최부유층 400가구는 하층인구 절반 가계보다 실효세율의 비율이 낮은데 이는 미국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전자가 23.0%, 후자는 24.2%였다. 전자는 고도경제 성장시대의 1960년대에는 56%, 1980년에는 47%였으며 후자는 어느 시대에도 20%대에서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이 같은 부유층에의 실효세율의 하락은 자본이득과 부동산에의 과세강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과 텍스헤븐(조세회피처)에의 과세도피 등도 원인이지만 2017년에 트럼프 정권이 시행한 부유층과 법인에 대한 감세가 큰 이유로 꼽힌다. 이 분석에 대해서는 다른 경제학자들로부터 다양한 비판도 나오고 있지만 현재 미국에서 격차가 확대하고 있는 것의 한가지 원인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가진자'와 '못가진자'와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지만 후자의 예를 들면 가난한 백인노동자의 불만이 트럼트 정권의 재정정책에 향하는 것이 아니라 이민과 중국 등의 대미무역 흑자국을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선전의 달콤함이고 그 선동에 놀아나버린 대중의 어리석음이지만 그것이야 말로 정말로 포퓰리즘인 것이다.

트럼트 대통령은 이 같은 세제상의 불공평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오로지 실업률의 하락과 호경기를 호소해 지지율을 높이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침체(리세션)의 징조도 나타나고 있고 내년까지 이 호경기가 지속될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경기악화가 눈에 띄게 되자 확대되는 격차에의 인식도 높아져 간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헤치려고 하는 민주당 바이든 후보 아들의 우크라이나와 중국에서의 스캔들이 화제가 된 영향인지 민주당 지명경선에서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이 26.4%로 하락하고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이 26.6%로 1위에 올랐다. 중도파인 바이든에 대해 워렌 상원의원은 좌파여서 만약 트럼프와 워렌간 한판 승부가 된다면 미국의 국론분열은 더욱 격화할 것이다.

외교에 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만을 염두에 둔 정책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에 대한 정책을 전화해 터키 북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국의 철수를 결정했다. 또한 철수후의 공백지대에 터키가 무력침공하는 것을 용인했다.

원래 미군을 될 수 있는 한 철수시키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공약이었다. 이는 '비용이 너무 과도하다'라는 비즈니스맨적인 발상에서 나온 것이며 국가 지도자의 감각과는 상당히 떨어져 있다. 그는 '미국우선주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포퓰리즘에 호소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염두에 두는 것은 위험한 분쟁지역에서 미국을 철수시켜서 미국 병사의 생명을 구하고 국민으로부터 갈채를 받으려는 것이다. 그 결과 시리아가 어떻게 되든 관계없다라는 인식이다.

트럼프 정권은 지난 2017년 3월 아사드 정권 타도의 방침을 바꿔 IS와 테러리스트와의 전쟁을 우선시하도록 정책전환했다. 그 결과 미군의 존재가 저하하고 결과적으로 러시아가 지원하는 아사드 독재정권이 우세하게 됐다.

시리아에는 러시아가 사용하는 지중해에 면한 유일한 해군기지가 있고 시리아 정세는 중동의 전략 균형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 만큼 러시아는 시리아에 모든 원조를 벌였왔다. 이란 또한 시아파의 연결도 있어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고 있다.

중동의 안정, 미국의 안정보장상의 이해를 고려하면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아사드 독재정권의 존속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것을 고려해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의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을 심하게 비판해왔다.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도 그중 한사람이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초등학교 5학년생의 이해력 밖에 없다"라고 비아냥거리며 장관직을 물러났다.

시리아 내전은 지난 2011년 '아랍의 봄'을 맞아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일어난 것이 계기가 됐다. 그것을 정권측이 탄압하는 와중에 테러리스트를 시작으로 다양한 정치세력이 뒤섞이며 대혼란을 불러일으켰다. 난민으로 해외에 피난한 시리아인이 560만명이 넘는다.

쿠르드인은 인구가 3000만명이 넘으며 그것은 국가를 가지지 못한 민족으로선 최대의 인구다. 터키, 시리아, 이란, 이라크를 중심으로 중동에 거주지역이 광범위하게 넓다. 그들의 비원은 독자 국가를 형성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 합법, 비합법의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쿠르드인 조직, 시리아민주당(SDF)을 IS(이슬람국가) 토벌작전에 활용했다. 쿠르드인 측에서 보면 그 공로를 서구 국가에서 평가해 독립까지는 아닐지라도 자치권의 확대를 지원받고자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

한편 쿠르드인을 영토내에 안고 있는 나라들은 그들이 분리독립활동을 격화하려는 것을 우려하고 있고 과격한 쿠르드인 조직을 괴멸시키려는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터키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6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로 회담했으며 그 결과가 미군의 철수, 터키군의 공격개시로 나타났다. 이 쿠르드인 학살에 대해 미국 국내에서는 여야 모두로부터 비판이 속출했다.

앞으로 IS가 부활하고 터키와 쿠르드의 전쟁이 이전투구양상으로 전개된다면 중동은 단번에 불안하게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전략의 청구서는 미국에게도 세계에게도 너무 비싸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