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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 최저...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로 숨통 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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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 최저...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로 숨통 터야”

주산연·주택협회 ‘주택거래 활성화 정책대안 모색 세미나’ 개최
전문가들 “실수요 거래 정상화 위해 정비사업 풀어야” 한목소리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 중회의실에서 열린 주택산업연구원과 한국주택협회 주최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한 정책대안 모색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자가 최근 부동산시장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하수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 중회의실에서 열린 주택산업연구원과 한국주택협회 주최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한 정책대안 모색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자가 최근 부동산시장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하수 기자
8·2 대책과 9·13 대책 등 정부의 강력한 주택수요 억제책으로 최근 주택거래 침체 수준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주택시장 위축을 타개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의 규제를 완화해 주택거래에 숨통을 터주어야 한다는 공통된 목소리가 나왔다.
현재의 주택경기 수준을 최악이라고 진단하며 규제 완화를 통한 활로 모색을 주장하는 요구는 10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과 한국주택협회가 공동주최한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한 정책대안 모색 세미나'에서 제기됐다.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 중회의실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주산연의 권영선 책임연구원은 ‘최근 주택거래시장 진단과 향후 전망’을, 김덕례 선임연구위원은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제’를 주제발표하면서 주택시장 회복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권영선 책임연구원은 “현재 주택거래시장은 전국적인 침체 상황으로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언급하면서 “특히, 서울·경기·부산 등 규제지역과 강원·경남 등 지방거래시장의 침체수준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주산연의 ‘주택매매거래지수(HSTI)’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매매거래지수는 0.63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0.53 ▲부산 0.47 ▲울산 0.47 ▲경남 0.54 등에서 거래 침체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매매거래지수는 기준값 대비 당해연도(반기)의 거래량과 거래율을 고려해 재산출한 값으로, 1보다 낮게 나타나면 기준거래수준에 미치지 못한 침체기로, 1을 초과할 경우 기준거래를 넘어선 거래 활황기로 해석한다.

권 연구원은 “현재의 거래 침체 현상은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 등 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심화되고 있으며, 44개 규제지역 중 41개 지역이 주택매매거래지수(HSTI) 0.7 미만인 침체(2단계)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히 서울 서초(0.37)·강남(0.40)·노원(0.44)·성남 분당(0.27)·안양 동안(0.40)·용인 수지(0.45) 등 수도권 규제지역들은 기준거래값 대비 절반 미만의 거래를 보이고 있으나, 가격은 최근 들어 상승세로 전환했다는 것이 권 연구원의 설명이다.

권 연구원은 “현재와 같은 정책기조가 지속된다면 거래감소현상은 지속될 것”이라면서 “전국적인 거래감소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서울과 경기 일부지역의 가격상승세를 근거로 한 규제확대 정책이 재검토돼야 하며, 지방 규제지역 지정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두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김덕례 선임연구위원은 “규제 강화로 최근 주택 거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서울 주택시장의 변동성·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거래가 줄어드는데 가격이 오르는 것은 정상시장이라고 할 수 없으며 주거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산연에 따르면, 8.2대책, 9.13대책 등 강력한 수요억제정책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가격은 등락을 반복하면서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지방 아파트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역사적으로 볼 때 규제가 많았던 시기에는 주택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특징이 있었는데, 최근 서울 주택시장에 많은 규제들이 적용되면서 가격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서울 주택 거래 감소의 원인으로 정부의 규제를 들면서, 대출 규제, 정비사업 규제, 양도소득세 규제 등을 꼽았다.

그는 “정부의 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은 소폭 감소했으나, 대출수요와 매매수요가 증가하면서 대출을 받지 않아도 되는 현금부자 중심으로 거래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면서 “반면에 주택 구입 능력이 떨어지는 1주택자를 비롯한 실수요자는 정작 이사 가거나 내 집 구하기가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양도소득세 규제로 실거래는 줄어들었지만 증여 거래는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위원은 “거래가 줄어드는데 가격이 오르는 것은 정상시장이라고 할 수 없으며 주거 안정도 기대하기 어렵다. 과도한 규제를 완화해 거래시장을 정상화시켜야 주거 안정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위한 추진 정책 과제로 ▲시장을 고려한 정책 대상·정책 수단 재설계 ▲지역 특성을 고려한 주택 규제 개선·정책 추진 ▲지속가능한 주택 공급 환경 조성 등을 제안했다.

또한 서울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노후아파트를 개선할 수 있는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국적으로 30년 이상된 노후주택이 총 308만 가구이며, 서울지역 노후주택 50만 8000가구 가운데 아파트가 26만 5000가구를 차지하고 있어 서울 주택거래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해선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완화해 양질의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안이 시급하다는 설명이었다.

전국 주택매매거래지수(위)와 서울 주택매매거래지수(아래). 자료=주택산업연구원이미지 확대보기
전국 주택매매거래지수(위)와 서울 주택매매거래지수(아래). 자료=주택산업연구원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