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는 10일 충남 아산캠퍼스에서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을 갖고 이같은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문재인 대통령,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양승조 충남도지사 등 정부 측 주요 인사와 함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디스플레이 소재·부품·장비 업체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의 판도를 바꾸며 1위를 지켜내는 것이 중요한데, 지난 7월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3조 원 투자 발표에 이어, 오늘 삼성디스플레이의 신규투자 발표로 그 전망이 매우 밝다"면서 "세계시장의 흐름을 제때 읽고 변화를 선도해온 우리 기업에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역설했다.
정부는 이날 삼성디스플레이의 대규모 투자에 화답해 7년간 4000억원의 정부 예산 투자를 약속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투자를 통해 대형 디스플레이 기술의 방향을 기존 LCD에서 'QD디스플레이'로 전환하고, 'QD'를 기반으로 대형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2025년까지 13조1000억 원을 투자해 아산1캠퍼스에 세계 최초 'QD 디스플레이' 양산라인인 'Q1라인'을 구축한다.
신규 라인은 우선 초기 3만장(8.5세대) 규모로 2021년부터 가동을 시작해 65인치 이상 초대형 'QD디스플레이'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기존 8세대 LCD 라인을 단계별로 'QD' 라인으로 전환하며,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투자가 본격화되면 신규 채용 이외에도 5년간 약 8만10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공급망 안정화 ▲원천기술 내재화 ▲부품경쟁력 제고 ▲신기술 해외유출 방지를 위해 사업 초기부터 소재·부품·장비 등 국내 후방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투자에 대해 "차세대 프리미엄 TV 시장의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발 LCD 패널 공급과잉으로 인한 고전으로 결국 LCD 사업을 포기하게 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회사 IHS마킷 등에 따르면, 중국 업체들의 물량공세로 지난 3분기 LCD 주요 인치대 평균 패널 가격은 165달러로, 전분기 대비 12% 하락했다.
LCD로 대표되는 디스플레이 시장의 불황으로 삼성전자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6조2000억 원)은 전년 동기(15조6400억원)에 비해 무려 60.4%나 폭락했다.
이 같은 불황의 영향으로 시장에서는 일찌감치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투자 본격화를 점치기도 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 측은 삼성의 이번 투자 계획에 대해 "(삼성의 투자는) LG가 OLED 시장에 진출한 게 결국 맞았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이고, 시장 플레이어가 늘어나면 다음 디스플레이 대세가 OLED로 전환되는 것이라 삼성의 OLED 시장 진출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