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내년 대통령 선거에 입후보 하고 있는 민주당 조지프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 헌터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가 20일(현지시간) 밝혔다.
WSJ는 또 트럼프가 젤렌스키에 헌터에 대해 조사를 위해 고문변호사인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제휴하도록 요구했다고 전했다. 줄리아니는 일찍이 바이든이 2016년에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의 해임을 요구한 건을 조사하라고 압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검찰총장은 한때 바이든의 아들과 연관이 있는 천연가스회사를 수사하고 있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는 7월25일 전화통화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보류 중인 지원계획 재개 등 조사에 대한 명시적 대가를 제시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정부가 공개한 전화회담기록에는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신속하게 국가이미지를 개선하고 미국의 교류를 막아 온 부패사건 수사를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 한다”라고 돼 있다.
바이든은 20일 성명에서 “이들 보도가 사실이라면 트럼프는 권력을 남용해 국가위신을 폄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정치적 목적을 위해 우리의 외교정책을 이용해 국가안보를 해치는 이러한 행동은 비열하다. 러시아로부터 직접적 위협에 노출된 파트너 국가이자 주권국가인 우크라이나에 대해 정치적 실익을 얻으려 압력을 가해 ‘법의 지배’ 일탈을 요구했고, 이를 위해 미국의 힘과 자원을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고발자는 외국정상과의 대화는 적절했다고 말했다고 강조하며 기자단으로부터 젤렌스키와 바이든에 대해 이야기했는가에 대한 질문엔 “무엇을 이야기했는지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해 대화가 있었던 것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누군가가 바이든을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전개했다.
그는 19일 CNN과의 인터뷰에서도 우크라이나를 방문했을 때 동국의 지도자들과 바이든에 대해 말한 것을 인정했다. 한편 조력자인 줄리아니는 “설사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압력을 가하고 있었다고 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