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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초대형IB가 복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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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초대형IB가 복병되나

컨소시엄 구성, 재무적 투자자 가능성
본입찰 참여시 4파전 지각변동

아시아나 항공인수전에 재무적 투자자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자료=이베스트투자증권
아시아나 항공인수전에 재무적 투자자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자료=이베스트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면서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의 다른 초대형 투자은행(IB)의 행보도 관심사다. 특히 예비입찰에 참여한 애경그룹을 비롯 여타후보들도 재무적 투자자가 절실한 상황에서 초대형IB가 우군으로 뛰어들지 관전포인트다. 인수금융이 조단위를 넘는 대규모인데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채권단 등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승부수를 던질지 불투명하다.

◇인수전 4파전,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주목’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후보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지난 4일 예비입찰 마감 결과 적격 인수후보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애경그룹, KCGI-뱅커스트릿PE 컨소시엄, 스톤브릿지캐피탈 등 4곳을 선정했다. 적격인수후보에 뽑힌 4곳은 기업실사를 한 뒤 10월쯤 본입찰에 참여할 전망이다. 본입찰 결과가 나오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등 절차를 거쳐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예비입찰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대부분 재무적 투자자를 끌어들여야 한다는 점이다.

재무적 투자자는 인수합병을 할 때 자금이 필요할 경우 수익을 목적으로 투자자금을 조달해주고 기업의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이는 천문학 수준의 매각가격 때문이다. 매매방식을 보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보통주 6868만8063주(31.0%)의 구주매각과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발행하는 신주매각으로 이뤄진다.

이번 입찰조건으로 응찰자는 구주인수대금은 물론 제3자 유상증자(신주) 대금도 제시해야 한다. 여기에다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뿐만 아니라 자회사인 에어부산(44.17%), 아시아나IDT(76.22%)의 경영권에 대한 프리미엄까지 받는 일괄매각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수자 입장에서 구주인수, 신주발행, 자회사 인수 등 3중고를 각오해야 한다.

시장에서 구주인수 대금은 자회사까지 합쳐 약 1조 원으로 추정된다. 또 경영정상화를 위해 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발행할 신주매입규모가 1조 원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아시아나항공 매각가격은 모두 합쳐 2조 원 안팎에서 형성될 전망이다.

대규모 인수가격 때문에 미래에셋대우가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외에 애경그룹 등 3곳은 재무적 투자자 유치가 절박하다.

가장 먼저 인수의사를 밝힌 애경그룹의 경우 인수의지는 강하지만 그만큼 자금력이 뒤따르는지 의문을 낳고 있다.

시장의 기대대로 매각가격이 형성될 경우 애경그룹은 반전이 없는 한 본입찰까지 완주하기 벅찰 전망이다. 애경그룹은 당장 동원할 수 있는 현금성자산이 3000억 원-4000억 원 수준으로 시장예상 매각가격의 2조 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1조 원 이상 차입하더라도 매각 예상가격에 못미친다. 함께 총알을 마련할 재무적 투자자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 우량 파트너 확보시 재무적 투자자 참여가능성


KCGI-뱅커스트릿PE 컨소시엄, 스톤브릿지캐피탈 등은 자금능력이 더 열악하다. 행동주의펀드인 KCGI와 손잡은 뱅커스트릿PE는 홍콩계 사모펀드로 ‘항공업을 영위할 전략적 투자자'가 아닌 재무적투자자(FI) 성격에 가깝다. 전략적 투자자는 실제로 경영권을 확보하거나 사업을 영위할 목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큰손을 뜻한다.

스톤브릿지캐피탈도 비슷하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로 지난해 매출액 188억 원, 영업이익 124억 원을 기록했다. 이들 모두 사모펀드로 인수금융을 꾸려 재무적 투자자 유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 3곳이 재무적 투자자 유치에 사활을 거는 상황에서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초대형IB와 손을 잡을지도 관심사다. 초대형IB인 미래에셋대우가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서 재무적 투자자로 선공을 날린 터라 경쟁관계인 초대형 IB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에서 아시아나 인수전에 재무적 투자자로 뛰어들 초대형IB로 미래에셋대우와 마찬가지로 오너계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 인수금융에 강점을 지난 NH투자증권이 거론되고 있다.

단 무게의 추는 한국투자증권이 웅진코웨이 매각을 진행중이라는 점에서 NH투자증권 쪽으로 더 쏠린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의 의지가 반영될 수 있으나 웅진코웨이의 50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떠안아 다른 인수금융으로 눈을 돌릴 여유가 없다”며 “웅진코웨이의 조기매각에 집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과거 금호산업의 인수금융을 주도하며 백기사로 나선 적이 있다. 지난 2015년 금호산업 인수목적을 위해 설립한 금호기업에 대해 단독으로 3000억 원 안팎의 인수금융을 제공하는 등 인수금융 경험은 물론 대주주인 금호산업과 인연도 남다르다.

또 다른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의 지난 6월말 기준 자기자본은 5조1223억 원이고, 순자본비율(NCR)도 1424.15%로 매우 양호한 수준”이라며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할 자금여력은 충분하지만 인수 이후 추가자금투입 불확실성으로 우량한 파트너가 나타나지 않으면 카드를 접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흥미로운 점은 NH투자증권의 반응이다. 재무적 투자자 참여가능성을 전면부인하지 않으며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IB부서에서 확인을 해주지 않는다”며 “당장 가능성을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