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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재총선을 앞둔 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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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재총선을 앞둔 이스라엘

Ms Sivan Shimbovich, S.L 법률사무소 직원





이스라엘은 지난 4월 조기 총선에서 승리했던 리쿠드 당이 연정 구성에 실패함에 따라 5월 29일 의회 해산을 결의했고 현재 9월 17일 역사상 유례가 없는 재총선을 앞두고 있다.

리쿠드당의 당수인 네타냐후 총리는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총리를 지냈고 2009년 두 번째 총리직에 오른 뒤 2013년과 2015년 총선에서도 모두 승리했다. 지난 2019년 4월 9일 실시된 총선에서도 네타냐후가 이끄는 리쿠드당이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 전체 120석 가운데 35석을 차지하며 총선에서는 승리했으나 정당 간의 이견으로 연정 구성에 실패한 탓에 연임은 불발됐다.

2019년 4월 이스라엘 총선 결과
정당명
당수
성향
의석수
리쿠드
베냐민 네타냐후
우익
35
청백
베니 간츠, 야이르 라피드
중도좌파
35
샤스
아리에 다르이
중도우파(유대교)
8
유대교토라
야곱 리츠만
중도우파
8
이스라엘 노동
아비 가바이
중도좌파
6
하다시-타알
아이만 오데
좌파(아랍계)
6
우파연합
라피 페레츠
우익
5
이스라엘은 우리집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우익
5
쿨라누
모세 케흘론
중도우파
4
메레츠
타마르 잔드베르그
죄파
4
라암-발라드
아바스 만쑤르
좌파(아랍계)
4



120
자료: 이스라엘 경제지 Calcalist

이제 네타냐후는 다섯 번째 연임을 눈앞에 두고 임시 총리직 상태로 재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총선을 통해 전체 의회 120석 중 과반인 61석 이상을 차지한 당이 나오지 않았을 경우 다수당이 중심이 돼 42일 안에 연정을 출범해야 한다. 만약 기한 내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 대통령은 다른 정당에 조각권을 위임하게 되는데 야당에 조각권이 넘어가면 집권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한 네타냐후 총리가 의회 해산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이번 재총선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4월 총선에서 35석을 확보한 리쿠드당 네타냐후는 연정 구성을 위해 여러 보수 정통파 정당들과 연정을 추진해왔으나 결국 실패로 마무리됐다.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에는 지난 5월 29일 의회해산 법안이 제출됐고 찬성 74표, 반대 45표로 승인돼 재총선이 확정됐다.

네타냐후의 연정 구성 실패는 개정이 필요한 병역 관련 법안을 놓고 우파 정당끼리 이견이 갈린 탓이다. 강경 우파로 꼽히는 이스라엘은 우리집당이 연정 참여 조건으로 정통파 유대교 청년들에 대해서도 병역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 반면, 유대표 정통파 정장은 종교적 군복무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며 맞섰다.

이스라엘에선 18세 이상인 남녀 모두가 의무적으로 군 복무를 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유대교 정통파 신자들은 지금까지 예외적으로 군 면제를 받아 왔다. 이는 유대교 학교(예시바)에 재학하는 정통파 신자에게 병역을 유예(남성) 또는 면제(여성)하는 법이 존재하기 때문인데 지난 2017년 이스라엘 대법원이 종교인에 대한 병역 유예 및 면제 관련 법을 위헌으로 판결하면서 이스라엘 정치계는 군 면제 문제로 갈등이 불거졌다.

재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그 결과를 예단하기는 매우 어려운 분위기이다. 이스라엘 뉴스 채널 12번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청백당이 32석으로 1위,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이 31석에 그칠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이번 재총선에는 지난 4월에 총선에는 없었던 여러 새로운 정당이 출마했는데 그중 하나는 아랍계 연합정당이다. 이스라엘 내 아랍계 정당(하다시-타알, 라암-발라드)은 득표율을 높이기 위한 통합해 공동명당으로 출마했으며 여론조사 결과 9석으로 3위를 차지했다. 한편, 네타냐후의 5선을 막겠다며 정계 복귀를 선언한 이스라엘 전 총리 에후드 바라크가 민주당으로 출마해 여론조사에서 6석을 확보했다

2019년 9월 여론조사 결과
정당명
구분
당수
성향
의석수
청백

베니 간츠, 야이르 라피드
중도좌파
32
리쿠드

베냐민 네타냐후
우익
31
공동명
신설
아이만 오데
좌파(아랍당연합)
9
야미나
신설
아엘렛 샤케드
우익연합
9
이스라엘은 우리집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우익
9
유대교 토라

야곱 리츠만
중도우파
7
샤스

아리에 다르이
중도우파(유대교)
7
민주
신설
닛잔 호로비츠, 에후드 바라크
중도좌파
6
이스라엘 노동

아미르 페레츠, 오를리 레비
중도좌파
6
유대인 힘
신설
이타마르 벤 드비르
우익
4




120
자료: 이스라엘 뉴스채널 12번

이스라엘 방송 12 채널에 보도된 유권자들의 인터뷰 내용을 종합해보면 이번 재총선에서 네타냐후가 다시 승리할 가능성은 높지만 재 총선에 승리한다고 하더라도 지난 4월 조기총선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연정 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지 여론 조사 결과에서도 리쿠드당이 다른 우파 정당들과 연합한다 해도 120석의 과반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며, 결국 이스라엘은 우리집당 리베르만 장관의 행보가 네타냐후 총리 연임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리베르만 장관은 정통파 유대교의 군입대를 강하게 주장하며 네타냐후와 연정구성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네타냐후 주도의 연정 구성까지는 상당한 험로가 예상되고 있다.

5선을 눈앞에서 놓친 네타냐후는 이번 재선에서 승리할 경우 점령지인 요르단강 서안 지구(West Bank)의 정착촌을 이스라엘 영토로 병합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보수 유권자들의 결집을 유도하는 자극적인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요르단강 서안 지구는 이스라엘이 지난 1967년 제3차 중동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점령한 곳으로 현재 팔레스타인 인구가 주로 거주하고 있으나 약 40만 명의 이스라엘 주민들도 이스라엘군의 보호를 받으며 거주하고 있다. 요르단강 서안 지역과 동예루살렘, 가자 지구에 자주 독립국 건설을 염원하며 이스라엘과 끝없이 마찰을 빚고 있는 팔레스타인은 네타냐후의 이번 발언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사에브 에레카트 사무총장도 네타냐후는 2국가 해법을 파괴하고 평화의 모든 기회를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이스라엘의 재총선 결과는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비록 네타냐후가 4월 총선 때보다는 불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리쿠드당에 대한 지지층이 워낙 광범위하고 또 열성적인 탓에 이를 기반으로 네타냐후가 다시 승리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물론 총선 승리와 별개로 연정 구성은 여전히 난제로 남게 되지만 만에 하나 극우 성향의 네타냐후가 이마저도 극복하고 연정 구성에 성공할 경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관계는 이전보다 훨씬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절대적이다. 재총선 결과 따라 이스라엘과 중동 주변국과의 관계도 또 한 번 시험대에 오르며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 이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