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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스라엘 방위군, 국가 인재 양성의 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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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스라엘 방위군, 국가 인재 양성의 요람

윤주찬 HFN 법률사무소

이스라엘 방위군은(IDF-Israel Defense Forces) 1948년 이스라엘 건국과 동시에 창설되었으며 건국 이래 주변국과 6차례의 중동 전쟁을 치르면서 작지만 강한 군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지금까지도 점령지를 둘러싼 주변국과의 갈등으로 인해 끊임없이 국지전을 수행하고 있어 이들의 실전 경험과 작전 능력은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이라 일컬어진다. 그렇다면 이스라엘은 어떻게 이런 강한 군대를 갖게 되었을까? 그에 대한 대답은 아마도 군대를 전문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키우고자 하는 이스라엘 군의 노력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이스라엘은 18세 이상의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의무복무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남성은 3년간, 여성은 2년간 이스라엘 방위군에 복무해야 하며, 이는 해외에 나가 있는 국민에게도 적용된다. 단, 신체 부적격자, 정신 부적격자, 신규 이민자, 또는 종교적인 이유가 있는 이들은 징집이 면제 또는 유예될 수 있으며, 재능 있는 운동선수에 대해서는 특별히 복무기간을 단축해 주기도 한다.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정통파 종교인(하레딤)들은 대부분 유대교 학교(예시바) 재학이라는 종교적인 이유를 들어 징집 해제 시점(남성 29세, 여성 26세)까지 입대를 연기(여성은 면제)하는 편법으로 면제를 받고 있지만, 일부는 정해진 부대에서 복무하기도 하며, 이 경우 해당 부대는 복무기간의 절반을 경전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다. 아랍계 유대인들의 경우, 군 복무가 의무적으로 적용되지는 않고 있으나, 지원자에 한하여 입대가 가능하며 국경수비대와 같은 대체 복무나 일반 군대에서 병역을 수행할 수 있다.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자마자 대학에 진학하는 우리와는 대조적으로 이스라엘은 남녀 모두 고교졸업 후 곧바로 입대를 한다. 일반적인 이스라엘 학생들의 대학 진학 시기는 군 복무를 끝내고 3~12개월간 해외여행을 마친 이후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스라엘 고교 3학년생들은 대학 입시가 아닌 입대 준비로 바쁘다. 특히, 지원자 중 우수 자원을 선발하는 방식으로 징집하는 엘리트 부대들의 경우 대학진학과 취업 및 창업 등에서 보다 많은 기회가 보장되어 있어 학생들의 선호도가 매우 높은 편이며, 이를 위한 별도의 과외 학습도 다수 성행하는 등 소위 ‘좋은 부대’의 입대를 위한 경쟁도 꽤나 치열하다. 이스라엘군도 고등학교를 방문해 예비 병사들에게 주요 부대별 간략한 소개와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며, 또한 고교 전 학년을 대상으로 2박 3일간 병영체험을 제공하는 수학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고교 졸업 후 모든 졸업생이 군 복무를 이행하는 특수한 시스템이 자리 잡은 탓에, 이스라엘군은 국가안보에 필요한 분야의 인재양성을 위해 고교 교육과정에 직접 개입하기도 한다. 일례로, 군 정보국의 경우, 적성국인 아랍 세계의 정보수집을 위해 아랍어 도청, 통역 및 번역에 능통한 인재를 필요로 하는데, 해당 인력 확보를 위해 고등학교 제2외국어 과정에 아랍어를 개설하고, 아랍어를 선택한 학생들 중 우수 학생들을 선발해 2박 3일간 캠프를 진행하면서 해당 부대로의 지원을 장려한다. 군 정보국으로 입대를 결정한 아랍어 인력들은 군입대와 동시에 아랍어 특수교육을 별도로 수학하게 되며, 도청 통역 및 번역에 최적화된 자원으로 육성된다.

또한, 군은 사이버 보안 및 항공우주 분야의 IT 인력 양성에도 적극적이다. 이를 위해 고교 교육과정에 수학, 물리학, 컴퓨터과학 등을 포함시켜 군입대 시험에 필요한 내용을 학습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IT 분야 인력들은 주로 엘리트 부대를 통해 복무를 하게 되는데, 이스라엘 군의 탈피요트(Talpiot) 프로그램과 8200 부대가 대표적이다. 탈피요트의 경우 우수 인재를 선발하여 복무기간 동안 다양한 과학기술 분야의 전문가로 육성하는 프로그램으로 총 9년간의 장기 복무를 요한다. 매해 지원자 수는 1000여 명에 달하며, 그중 단 70명만이 최종 선정된다. 탈피요트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의무 복무기간인 최초 3년 동안 히브리대에서 물리, 수학 또는 컴퓨터공학 학사 학위 과정을 이수하고, 방학 기간에는 군으로 복귀해 군사 훈련을 받으며 학업과 병행한다. 대학교육 이후에는 군으로 돌아와 관련 분야에 배치되어 6년간 추가로 근무하면서 실무경험을 쌓고 전문가로 성장한다. 전문 인재육성이 프로그램의 운영 목적인 만큼 일반 고교생 중 과학 및 수학 성적이 우수한 사람만 지원할 수 있으며, 까다롭고 엄격한 심사과정을 통해 최종 선발된다. 한편, 8200 부대 역시 전문 인재 양성의 요람이다. 해킹을 통한 다양한 정보 수집과 알고리즘에 기반한 암호 해독을 담당하는 특수 부대로 전체 입대 자원 중 최우수 1%를 우선 선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이스라엘 최정예 엘리트 부대로 알려져 있다. 국가 방위에 꼭 필요한 유능하고 경험이 많은 사이버 보안 관련 엔지니어를 채용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컴퓨터 영재로 키울 만한 우수한 인력을 조기에 발굴해서 육성하려는 전략에서 선발제도가 도입되었다. 따라서, 고교 재학시절 수학, 물리학, 컴퓨터 공학 성적이 우수하며 군 입대 시험 성적이 최고 수준인 인재를 대상으로 선정하며, 입대와 동시에 군대에서 추가 교육을 제공하여 전문가로 양성한다.

해마다 이렇게 군 복무기간을 통해 길러진 과학기술 전문가들은 전역 후 자연스레 저마다의 분야에서 스타트업 창업을 주도하고 국가 경제의 원동력으로 성장해 간다. 이스라엘 IT 업계에 엘리트 부대 출신의 비중이 유독 높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인터넷 전화 바이버, 사이버 보안기업 체크포인트, 웬스파이어 등은 모두 이스라엘 엘리트 부대 출신 장교들이 창업한 IT 정보기술 기업이다. 군에서 공을 들여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이들이 다시 사회로 환원되어 군에서 배운 기술과 경험을 밑천으로 창업을 이루고, 이를 통해 사회가 더욱 발전해가는 군-민 선순환 구조가 이스라엘이 강한 군대를 보유할 수 있었던 가장 핵심적인 배경일 것이다.

군에서 제공하는 전문적인 교육과 실무경험, 그리고 전역 이후 군 경력에 대한 사회적인 우대와 복무를 통해 얻게 된 인적네트워크 등 여러 가지 긍정적인 요인들로 인해 이스라엘 청년층의 군입대와 복무에 대한 생각은 우리와 사뭇 다르다. 고교 졸업 후 바로 군입대를 해야하는 이스라엘 특성상, 이스라엘 학생들이 군과 진로에 대해 가장 많은 고민을 하는 시기는 고교 재학 시절이다. 필자가 이스라엘에서 초중고교를 다니면서 이스라엘 학생들을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들이 병역에 대해 가진 생각은 ‘의무라서 억지로 간다’는 식의 부정적이기보다는 반대로 설렘에 가까웠다. 오히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부대를 갈 수 있을까‘ 혹은 ‘어느 부대를 가야 군에서 배운 내용을 사회에서 잘 활용할 수 있고, 또 인정받을 수 있을까’가 이들의 주요 고민거리였다. 이러한 인식의 차이는 아마도 나중에 취업 또는 창업을 하는 과정에서 군 경험이 절대적으로 도움이 되기 때문에 생겨났을 것이다. 실제로 이스라엘 기업들은 채용인터뷰에서 지원자가 어느 부대에서 군복무를 했는지를 확인하고, 우수한 자원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우대를 해 주고 있다. 더욱이 군 경험을 통해 형성된 네트워크는 각계의 다양한 인사들을 접할 수 있는 창구가 될 뿐 아니라 살아가면서 필요한 조언과 지원을 얻을 수 있는 개인의 귀중한 자산이 된다.

이쯤 되면 이스라엘군은 고등학교와 대학교의 중간쯤에서 국토방위와 취업 사관을 담당하는 이스라엘 공교육 과정의 일부로 봐도 무방할 듯하다.

※ 이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