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데이터건립무산 네이버 "유해시설은 오해"…궁금한 몇가지

공유
1

데이터건립무산 네이버 "유해시설은 오해"…궁금한 몇가지

냉각탑·특고압송전로 전자파 등 유해물질 우려…네이버 "사실 아냐"
용인시청 "주민들 일부 답변 못 들은 부분에 대해 우려 남은 듯"
아마존·MS 데이터센터는 있는데…AI·클라우드 경쟁력 차질 우려

네이버가 경기도 용인시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인근 주민들이 데이터센터 시설로 인한 전자파 유해물질에 의한 피해를 크게 우려, 지자체에 반대 민원을 제기해온 것이 계획 철회 배경으로 지목된다. 사진은 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한 데이터센터 '각(閣)' (사진=네이버)이미지 확대보기
네이버가 경기도 용인시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인근 주민들이 데이터센터 시설로 인한 전자파 유해물질에 의한 피해를 크게 우려, 지자체에 반대 민원을 제기해온 것이 계획 철회 배경으로 지목된다. 사진은 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한 데이터센터 '각(閣)' (사진=네이버)
네이버가 경기도 용인시에 자사의 두 번째 데이터센터 를 건립하려던 계획이 인근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이런 가운데 네이버는 인근 지역 주민들이 제기한 반대 사유에 대해 “과학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며 반박하고 있다. 네이버가 점찍은 제2데이터센터 예정 부지 인근인 경기도 용인시 공세동 주민들은 “데이터센터에서 발생될 전자파와 ‘비상발전시설’, 냉각탑 등 전기 시설에서 나올 오염물질로 주민 건강에 위협이 될 것”이라며 '네이버데이터센터 건립반대 주민대책위'를 구성하는 등 줄곧 반대 의사를 밝혀왔다.

17일 네이버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책위에서 주장하는 ‘데이터센터는 유해시설’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대책위는 데이터센터 냉각탑에서 나오는 냉각수와 특고압 송전로의 전자파, 디젤 발전기 운전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이유로 데이터센터 건립을 반대해왔지만, 이는 이미 인체 무해성이 입증됐고, 오염 대응 방안도 마련해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이 같은 입장에도 주민들의 반대 기세를 꺾지 못한 채 결국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을 철회했다. 이로 인해 데이터센터를 통해 인공지능(AI)·클라우드 등 자사 IT 관련 사업에 경쟁력을 키우려던 네이버의 전략이 흔들릴 수밖에 없게 됐다.

■네이버 “냉각수는 수증기·전자파는 일반 가정집 수준…유해시설은 오해”


네이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의 냉각 시설 중 하나인 냉각탑과 냉각수는 인체에 무해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냉각수는 일반 수돗물이 증발되는 것으로 인체에 무해하지 않다”며 “일반 도시 건물에서도 냉방을 위해 냉각탑을 운영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여름철에 냉각탑 수증기로 기온 상승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냉각탑에서 나오는 연기의 온도는 여름철 기준 26~28도로 평균 여름 기온보다 낮다”고 덧붙였다.

‘데이터 센터가 냉각시설 가동을 위해 ‘특고압 송전로’를 이용하면서 외부에 막대한 전자파를 유출할 수 있다’는 대책위의 지적에는 “이미 춘천시의 1호 데이터센터에서 이미 지난해 말 미래전파공학연구소가 전자파를 측정했는데, 일반 가정집에서 나오는 수준보다도 낮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고압 선로’의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전자파 전문 연구 기관에 의뢰했는데, 그 결과 일반 도시 지역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아울러 비상 전원용 디젤발전기를 ‘정전 상황’ 외에도 주기적으로 시범 운영하면서 매연을 발생시킬 것이란 우려를 두고는 “매월 5~15분간 간헐적 시험 가동을 하는 수준”이라며 “연간 2~3시간 안팎이며, 시범 운영시에도 ‘매연저감장치’를 적용해 대기질에 영향을 미치게 하지 않을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계획 철회 유감” 용인시 “주민들 못 미더운 부분 남은 듯”

네이버는 이 같은 반박의견을 대책위에 설명했는데도 주민들의 반대가 극심해 결국 건립을 철회하게 됐다. 지난 13일 네이버는 용인시청에 공문을 제출하고 ‘회사의 피치못한 사정’을 이유로 데이터센터 건립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공문을 통해 네이버는 “지역과 함께하는 좋으 모델을 만들고자 했으나 진행하지 못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용인시청 관계자는 “주민들이 전기사용용량 등 추가적으로 질문한 우려 사항이 더 있는데, 네이버가 아직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세우기 전이라 답이 못 나간 부분이 있었다”며 “답변을 듣지 못한 것에 대해 주민들이 못 미더워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 네이버의 계획 철회 공문 발송 사실을 대책위 측에 공식적으로 안내하려 하는 중”이라며 “18일 데이터센터와 관련해 네이버와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후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글로벌 경쟁력 흔들?…아마존·MS은 모두 데이터센터 보유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구축이 무산되면서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IT 관련 사업 확장, 이에따른 글로벌 IT 경쟁력 확보 전략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인터넷서비스를 하는 회사의 핵심 시설이다. 센터 안에는 인터넷 서비스에 필요한 각종 서버와 전산장치설비가 구축된다. 현재 아마존은 전세계 20개 지역에 61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전 세계 54개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네이버 역시 현재 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한 1호 데이터센터 ‘각’을 운영 중이다. 네이버는 지난 2017년에 두 번째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2023년 완공을 목표로 경기도 용인시에 1호 센터보다 2.5배 더 큰 4만평 규모의 2호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건립은 취소됐다.

한편,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용인 센터 무산에 대비해 경기도 안양, 파주 등을 예비 지역으로 선정했으며 서울 인근에 제2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을 지속 추진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