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의회는 11일(현지 시간), ABS-CBN의 영업 허가 갱신에 관한 법안 심의를 동결했다고 발표했다. 7월에 법안이 다시 제출되지 않으면, 내년 3월 20일부로 인가가 만료될 전망이다. 이는 곧 방송 사업의 폐쇄를 뜻하는 조치라 할 수 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 자신에게 호의적인 선전 방송을 거절당하고, 저항 세력의 CM이 대중들에게 흘러 들어간 것으로 자주 분노를 표출했다고 전한다.
특히, ABS-CBN은 두테르테 정부의 주도하에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는 '마약범죄 퇴치 캠페인'에서도 항상 비판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의회의 이번 동결 판결은 이러한 반발에 대한 압력으로 관측된다.
한편, ABS-CBN 소속의 인기 아티스트나 국민들의 반발도 예상되기 때문에 폐쇄에 이르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게다가 ABS-CBN의 작품은 세계 50개국 및 지역에서 방송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중국과 터키, 인도네시아에서도 방송이 결정됐기 때문에 외화를 벌어들일 국가 수익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들린다.
하지만 두테르테 취임 이후 필리핀 내에서는 정권에 비판적인 매체의 폐쇄를 시사하는 움직임이 빈발하고 있어, ABS-CBN의 위기가 단번에 해소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