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은 적용없는 한국만의 규제에 중국추격 내우외환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산업 2018년 결산 및 2019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전체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5.2% 성장한 116조 3000억에 이를 전망이다. 이 가운데 게임산업 매출은 13조 원에 육박한다. 내수시장만으로는 게임산업의 위력을 실감하기 어렵다. 하지만 수출로 가면 얘기는 달라진다.
지난해 우리나라 콘텐츠 수출액은 전년보다 약 6억 달러 증가한 75억 달러(약 8조9500억 원)였다. 놀랍게도 게임 수출이 절반이상(56.4%)을 차지했다. 액수로는 전년보다 8.2% 증가한 42억3000만 달러(약 5조485억 원)였다. 지난해 게임산업 단 한 분야의 수출액이 음악(5억1000만 달러), 방송(5억5000만 달러),출판(2억 3000만 달러), 영화(4000만 달러)같은 장르별 수출액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클 정도로 위력적임을 보여준다.
이처럼 국내 게임산업은 수출효자로서 매년 괄목할 만한 성장세와 성과를 보여주면서도 수출 효자 대우는커녕 술이나 도박, 마약 중독같은 사회악으로 치부되며 규제의 칼날을 정면으로 받고 있다.
게다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등재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세계보건기구(WHO) 총회가 20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개막되면서 게임업계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는 28일 폐막되는 이번 행사에서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국제질병분류기준 개정안(ICD)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게임중독이 질병코드로 정식 등재되면 각국은 3년후인 2022년부터 WHO의 권고사항을 바탕으로 새로운 질병코드 정책을 시행하게 된다. 게임업계는 이 경우 게임에 대한 각종 세금과 규제로 인해 게임산업에 직간접적 손실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서울대 산학협력단 최근 보고서는 “WHO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게임산업에 대한 세계적 규제가 강화되면서 2023년부터 3년간 한국 게임 산업이 입게 될 경제적 손실은 최대 11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게임수출액 전체 규모보다도 크다.
이러한 대내외 분위기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학구열이 높은 한국에서 게임은 학생들의 학업을 방해하는 주범으로 여겨지곤 한다. 하지만 업계는 “게임산업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부분마저 평가절하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한다.
최지웅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wa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