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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물 부족상태가 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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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물 부족상태가 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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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명예교수
25년 전 제주도로 학생들을 데리고 졸업 여행을 간 적이 있다. 당시만 해도 배편이나 항공기 편으로 관광을 오는 인구가 얼마 되지 않아 숙박시설이나 관광버스가 많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일본에서 5월초 연휴가 10일 정도가 되는 바람에 일본인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왔고 숙박업체는 일본인 관광객을 모시기 위해 미리 예약한 숙박까지 취소했다.

우리 일행은 호텔에서 밀려나 여관급 숙박시설로 옮겼다. 한 방에 여러 명씩 자는 수밖에 없었다. 뿐만 아니라 관광버스 계약도 취소되어 과 대표가 부리나케 손을 써서 버스를 마련하였는데 그것은 영구차였다. 영구차를 타고 제주여행을 한 웃지 못할 해프닝이었다. 요즈음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최근에는 항공편이 엄청나게 늘어났고 렌터카만 해도 3만5000대가 된다고 하니 엄청난 관광객이 제주도를 방문하고 있다. 그런데 제주도가 앞으로 더 늘어날 수도 있는 관광객들에게 충분히 물을 공급해 줄 수 있을까 하는 문제는 심각하다. 생수공장이 들어섰을 때만해도 100년 전 내린 빗물을 한라산이 정화를 시켜 먹고 있다고 하였으나 최근에는 불과 10여 년 전에 내린 빗물을 먹을 정도로 생수 공급량이 엄청 늘어났다.
제주 동쪽은 강우량이 일 년에 4500㎜가 될 정도로 많은 양의 비가 내리지만 제주를 찾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육지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생수로 제공되고 있어 언제까지 무한정 공급될 수는 없는 일이다. 화장실의 변기에 사용하는 물조차 중수가 아닌 깨끗한 물로 사용하고 있어 많은 관광객들의 방문이 물 부족을 야기하지 않을까 염려된다. 이것은 비단 제주도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이 엄청 증가하고 있어 식재료뿐만 아니라 물도 점차 부족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물 부족 국가라는 것은 유엔이 이미 인정한 바 있다.

물도 식품이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식품이 물이 아닌가 싶다. 깨끗하고 위생적인 식품을 찾는 사람들이 유기농을 찾으면서 우리가 마실 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동떨어져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을 깨끗이 쓰지 않으면 깨끗한 물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장마철 댐 위에 쌓여있는 온갖 쓰레기를 보면서 과연 저 물을 서울 시민이 먹어도 되나!,하는 푸념이 든다. 물론 정화 기술이 발전하여 깨끗한 물로 바꿀 수는 있지만 말이다. 서울 시내를 다니면서 길가의 하수구를 바라보면 온갖 쓰레기와 담배꽁초로 가득하다. 이 하수구를 통해 나간 물이 궁극적으로 한강으로 나가고 바다로 나간다. 좀 더 깨끗한 물을 내려볼 수는 없는지 안타깝다. 88서울올림픽을 할 때와 2002년 월드컵이 우리나라에서 개최되었을 때 우리나라 어디를 가도 참으로 깨끗하였다. 그러나 그런 시민 의식은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던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부끄럽게도 히말라야의 많은 산에 버려진 쓰레기 중 대한민국의 쓰레기가 가장 많다고 한다. 몽고의 허허 벌판에서도 한국산 라면 봉지 쓰레기가 발견된다고 하니 우리 국민들은 지구를 더럽히기로 작정을 한 것인가, 하는 푸념마저 든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를 각종 환경오염으로부터 깨끗하게 물려주기 위해 유기농 농사를 짓는다고 하는데 그것은 일부 사람들만의 희망이던가!

삼천리 금수강산은 이제 태곳적 이야기가 되고 말 것인가! 깨끗한 물을 후손들에게 남겨주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 나가야 한다. 결코 물 부족 상태가 또 다른 식량위기로 다가 오질 않기를 기대해 본다.


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