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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뉴스] '반도체 위기론' 속 이재용, 파고 헤쳐 나갈 '마술지팡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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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뉴스] '반도체 위기론' 속 이재용, 파고 헤쳐 나갈 '마술지팡이' 뭘까



이른바 ‘반도체 위기론’의 험난한 파고를 헤쳐 나갈 이재용(51) 삼성전자 부회장의 '마술지팡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반도체 위기론이 지난해부터 불거지면서 삼성전자 실적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암울한 '자기실현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는 현실이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올 1분기 매출액 52조 원, 영업이익 6조2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분기(59조2700억 원)보다 12.3%, 지난해 같은 기간(60조5600억 원)보다 14.1% 각각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10조8000억 원)보다 42.6% 줄어 ‘반토막’이 났고 전년 동기(15조6400억 원)에 비해 무려 60.4% 급감하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반도체 위기론이 현실에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사업 부문별 성적표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이 4조 원 안팎에 머문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3분기(13조6500억 원)의 3분의 1수준이다.

반도체 시황 부진이 올해 1분기 삼성전자 실적에 그대로 녹아들면서 ‘이제부터가 진짜 실력’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던 이 부회장으로선 반도체 사업 전략 수정이 불가피 해 보인다.

삼성 실적이 반도체 위기론의 장기화 가능성을 투영시키고 있는 만큼 이 부회장이 본격적인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꾸준히 지적돼 온 '반도체 쏠림'의 구조적 취약점이 이번 실적에서 여실히 드러났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이 앞으로 내놓을 사업 방향은 그룹 미래를 좌지우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반도체 생산 공정 고도화를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 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공격적인 대규모 투자를 통해 원가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그러나 글로벌 반도체 수요 축소와 공급 과잉 현상으로 기술력을 앞세운 삼성의 메모리 반도체 대규모 투자 전략은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최근 삼성이 반도체 투자에 ‘속도조절’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러한 분위기를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된 사업 구조를 보완할 새로운 미래 사업 확보가 이 부회장의 최대 고민거리다. 일단 이 부회장은 메모리반도체에 비해 취약한 비(非)메모리 반도체 분야를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삼성은 ‘2030년 비메모리반도체 1위’를 목표로 파운드리(foundry:반도체 위탁생산) 육성 등을 통해 비메모리 경쟁력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2020년 완공을 목표로 경기도 화성 사업장에 6조 원 이상을 투자해 EUV(극자외선)공정을 활용하는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조만간 대형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업체) NXP를 비롯해 독일 반도체업체 '인피니언',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업체 '자일링스' 등이 잠재적인 M&A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 3사는 모두 시스템 반도체 기업이다.

최근 세계적인 파운드리 업체인 미국 글로벌파운드리가 매각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삼성전자가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세계시장 점유율 8.4%로 대만 TSMC, 삼성전자에 이어 3위인 글로벌파운드리를 삼성전자가 인수하면 삼성은 메모리와 비메모리의 반도체 조합을 완성하게 된다.

이 부회장이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내놓은 인공지능(AI), 5G(5세대 이동통신), 바이오, 전장사업 등 4대 사업에도 시선이 쏠린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4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글로벌 행보를 이어왔다. 그러나 투자와 M&A가 선행 되야 하는 신사업인 만큼 가시적 성과가 나오기 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취재=민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