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문인지 양정철은 국내에 없어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의 정치적 위상 때문이기도 하다. 정치란 그렇다.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은 항상 주목을 받게 되어 있다. 누가 시켜서 그런 것도 아니다. 언론의 생리 탓이다. 11일 조간신문도 그의 컴백을 모두 비중있게 다루었다. 양정철이 곧 돌아온다는 뉴스다.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앞으로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장을 맡아 총선 전략을 기획하고, 인재영입 등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문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17년 5월 ‘잊혀질 권리’를 달라며 해외를 유랑한 지 약 2년 만이다. 떠돌이 신세를 마감한다고 할까. 화려한 복귀다. 그 누구도 이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양정철은 이른바 ‘3철’ 중 한 명이다. 전해철 의원, 이호철 참여정부 청와대 민정수석과 함께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한다. 그는 문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해 대선 2번, 총선 2번, 당대표 경선을 거치는 동안 늘 곁에 있었다. 한 번도 곁은 떠난 적이 없다. 하지만 문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17년 5월 “곁을 내줘야 새 사람이 오는 세상 이치에 순응하겠다”며 보따리를 쌌다. 그의 마지막 공직은 노무현정부 비서관이다.
양정철은 어떤 역할을 할까. 당청간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 이론이 없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김경수 경남지사가 당에 있을 땐 김 지사를 통해 청와대에 할 말을 전달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역할이 없다”면서 “김 지사만큼이나 양 전 비서관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신뢰가 절대적이기 때문에 당청 소통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만약 이런 역할을 하게 되면 양정철에게 힘일 쏠릴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잡음이 날 수도 있다. 당에는 양정철 뿐만 아니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도 들어온다. 젊은 그룹이다. 이들 간에 주도권 다툼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권력은 서로 나누는 듯 하면서도 더 많이 가지려고 한다. 당에 이해찬이라는 어른이 있긴 하다. 이해찬의 용인술, 양정철의 지혜, 임종석의 친화력이 어떤 조화를 이룰까.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