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선거일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27~28일) 일정과 겹친다는 것.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인가. 첫 정상회담도 아니다. 두 번째다. 이유치고는 옹색하다. 당의 일정은 그대로 진행하면 된다. 북미정상회담과 관계 없다는 뜻이다.
나는 특히 오세훈에게 실망했다. 그래도 조금 다를 줄 알았다. 신사 이미지를 완전히 까먹었다. 득보다 실이 크다. 홍준표는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 그러려니 했다. 정치인에게는 명분도 중요하다. 그리고 멀리 내다보아야 한다. 6명은 눈 앞의 계산만 하려는 인상이 짙다.
이 여섯 명은 이미 지고 들어가는 게임을 하고 있다. 투정 부리는 사람에게 누가 표를 주겠는가. 정나미가 뚝 떨어지니 말이다. 황교안이 된다는 보장도 없다. 그런데 보이콧을 함으로써 더 힘을 실어 주었다. 정치의 아이러니다. 지지율 면에서 황교안이 앞서 가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선거는 모른다. 표심이란 하루 아침에 바뀔 수도 있다. 여섯 명이 칭얼댈수록 황교안과 김진태는 좋다. "우리(6명)는 선거를 포기했습니다"라고 선언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변수도 나왔다. 박근혜가 황교안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서다. 그런 만큼 선거가 요동칠 수도 있었는데 6명이 오히려 도와주었다. 그럼에도 표심이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레 짐작한 셈이다. 황교안은 더 느긋해졌다. 경쟁자들이 알아서 도와주는 꼴이다. 27일 예정대로 치러도 돼고, 연기해도 받아들이겠다고 한다. 절대로 안 된다고 하지 않는다. 예비 승자의 여유라고 할까. 왜 이런 기회를 주는지 모르겠다.
김진태는 손해 볼 게 없다. 룰을 지키는 원칙론자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민주주의는 그렇다. 한 번 결정하면 지키는 것이 옳다. 6명처럼 결정났는 데도 딴소리를 하면 미운털이 박힌다. 왜 바보같은 짓을 할까. 정치를 한두 해 한 사람들도 아닌데.
당 지도부도 그대로 밀고 나가야 한다. 결정을 또 번복하면 얼마나 모양새가 우습겠는가. 여섯 명이 안 나와도 된다. 스스로 포기한 사람 아닌가. 원칙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줘라.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