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도 아니고 같은 편이라고도 할 수 있는 여당이 그렇다. 민주당은 판결이 난 당일 저녁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법농단세력 및 적폐 청산 대책위원회’를 만들었다. 소가 웃을 일이다. 만약 무죄를 선고했다면 ‘환영위원회’를 만들었을까. 민주당 의원들은 너도나도 김경수 구하기에 나섰다. 김경수보다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제스처 같기도 한다. 문 대통령이 김경수를 워낙 아끼기에.
박 의원이 김경수 구속 판결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대신 간접적 방법으로 생각을 밝힌 것은 국회 사법개혁 논의 핵심인 사개특위의 위원장을 맡고 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다른 의원들처럼 페이스북 등을 통해 직접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김경수 법정구속에 대해 불만이 많다는 뜻이다. 위원장으로도, 개인으로도 적절치 않다.
누구보다 법을 잘 아는 변호사 출신 의원들도 가세했다. 자신들이 위치를 바꾸어 판사였더라도 그랬을까. 송영길 의원은 지난 4일 “김경수 지사에 대한 유죄 판결과 법정구속은 판사의 경솔함과 오만, 무책임한 권한남용”이라며 “박근혜 정권 때 오염된 양승태 체제의 사법농단세력을 정리해 사법부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판사 출신인 박범계 의원도 “1심 판결의 사실관계 인정에 대한 시비는 차치하고, 이것이 법정구속의 사유인가라는 의문이 크다”면서 “김 지사는 경찰, 특검, 공판과정에서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는 행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김 지사는 특검을 자청했으며 증거인멸은 드루킹 측과 무언가를 도모하는 것 외엔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경수 측이 보석도 신청할 모양이다. 재판부가 또 다시 보석을 기각하면 그 판사도 적폐세력으로 몰아붙일 건가. 심하게 얘기하면 입법부의 사법부에 대한 무력 시위다. 여론조사에서도 김경수의 법정구속을 지지하는 의견이 10%포인트 가량 높다. 민주당의 사법부 비난은 민의와도 어긋난다고 하겠다. 정신들 차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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