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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연말 정기인사 마무리...'안정 속 변화'로 내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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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연말 정기인사 마무리...'안정 속 변화'로 내년 준비

삼성·SK·LG 등 큰 폭의 변화없이 정기인사 마무리
현대차, '정의선 체제'로 세대교체…50대 사장단 대거 등용

재계가 대대적인 쇄신 보다 안정을 기조로 연말 인사를 단행했다.(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각사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재계가 대대적인 쇄신 보다 안정을 기조로 연말 인사를 단행했다.(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각사 제공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재계가 대대적인 쇄신 보다는 안정 속 변화로 연말 정기 인사를 마무리했다. 이제 재계는 불확실한 내년 시장 상황에 대비해 내년 사업 계획을 마련한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주요 그룹이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마무리했다. 대부분 큰 폭의 변화보다는 일부 세대교체를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올해 인사를 살펴보면 연공서열보다 성과에 따라 보상하는 '성과주의 원칙'과 변화와 혁신을 이끌 젊은 리더십을 전격 기용한 인사가 두드러진다. 지난해부터 재계에 불거진 ‘50대 최고경영자(CEO) 기수론’이 올해에도 등장했다.

삼성전자는 연말 정기인사에 변화보다 안정에 무게를 두고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김기남·김현석·고동진 3인 대표체제는 유지하면서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대표이사가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노태문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은 사장으로 선임됐다.

다만 차기 리더로 꼽히는 부사장단 연령을 대폭 낮춰 젊은 조직으로 진영을 바꿨다. 경영 성과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미래 CEO 후보군(群)을 두텁게 한다는 전략인 셈이다. 이를 보여주듯 이번 부사장 승진자 평균 연령은 53.6세로 이재용 부회장(50)과는 세 살 차이다.

이어진 158명에 대한 임원인사에서는 '성과주의 원칙'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실적이 좋은 사업부문에서 승진자를 다수 배출해 미래 먹거리 개발과 판로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그룹)은 연말 정기 인사를 통해 ‘정의선호(號)’ 체제를 본격화했다. 현대차그룹은 부회장·사장단 인사를 통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측근을 2선으로 퇴진시키는 ‘물갈이 인사’를 단행하고 계열사 사장단을 '50대 젊은 피’로 대거 등용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신임 현대로템 대표이사에 내정된 이건용(58) 부사장을 비롯해 현대다이모스-현대파워텍 합병 법인의 여수동(57) 사장, 문대흥(58) 신임 현대오트론 사장, 방창섭(58) 현대케피코 신임 대표 (부사장) 등을 각각 발령했다.
또한 세대교체를 통해 정의선 수석부회장 중심의 의사결정 체계로 재편했으며 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알버트 비어만 차량성능담당 사장도 기용해 ‘외부 개방’ 강화에도 나섰다.

SK 역시 젊은 경영진을 전면에 세웠다. 앞서 SK는 2년 전 임원인사를 통해 주력 계열사 CEO를 50대로 대거 교체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사장단 인사는 소폭에 그친 반면 이들을 보좌하기 위해 40대 임원을 대거 발탁했다.

SK그룹은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경기전망 등을 고려해 예년 수준의 승진인사를 시행했다"면서 "리더십 혁신을 위해 세대교체를 지속하고 유능한 인재의 조기 발탁 및 전진 배치를 통해 미래 리더 육성을 가속화했다"고 설명했다.

SK의 이번 인사는 세대교체 및 미래성장 준비를 위해 패기 있고 유능한 젊은 임원들이 대거 발탁 보임된 점이 특징이다. 신임 임원 평균연령은 예년에 비해 낮아져 48세로 젊어졌으며 이 가운데 53%가 70년대 출생이다. 여성 임원도 8명이나 배출했다.

본격적으로 구광모 체제 닻을 올린 LG는 연말 임원인사에서 부회장 6명 중 3명을 교체했다. 이미 자리를 바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하현회 ㈜LG 부회장, 퇴진을 결정한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을 제외하고 전부 자리를 지켰다. 대신 외부 인재 6명을 영입해 조직 쇄신을 꾀했다.

또한 차세대 리더 양성에 역점을 둔 LG는 조기에 인재를 육성하고 발굴해 미래 최고경영자 후보 군(群)을 넓히기 위해 총 134명에 달하는 상무를 발탁해 눈길을 끌었다.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강조해온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글로벌 사업을 추진하고 그룹에 혁신을 일으킬 새로운 인재들을 전면 배치해 미래 50년의 성장 준비에 나섰다.

예년에 비해 한달 이상 앞당겨 임원인사를 단행한 포스코 역시 국내외 경기 변동성이 확대해 조기에 조직을 안정화하고 ‘100대 개혁과제’ 실천과 미래 먹거리 발굴·육성에 나섰다.

재계 관계자는 "재계가 50대 경영인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등 갈수록 젊어지는 분위기”라며 “기업마다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한 것은 젊은 리더십을 통해 기업 체질을 개선하고 한층 치열해진 경영환경을 넘어 성과를 이끌어내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