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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서울 상도동 유치원 붕괴 현장, 철거 마무리까지 '시끌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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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서울 상도동 유치원 붕괴 현장, 철거 마무리까지 '시끌시끌'

주민 민원에도 불구 안전 조치 미흡
학부모들 "휴원한다는 알람 뿐 별도 상황 설명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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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구 상도동 상도유치원 철거 현장 모습 (사진=박상후 기자)
10일 오전 찾아간 서울 동작구 상도동 상도유치원. 사고가 발생한 지 3일이 지났지만 처참한 모습은 그대로였다. 어린이들의 꿈이 가득했던 아름다운 유치원은 온데간데없었다. 길거리엔 기자들과 공사 관계자들뿐이었다.

9일 오후 2시 15분부터 주변 주민들을 위한 안전 조치 없이 철거 작업에 급하게 들어갔다. 이후 공사 현장을 중심으로 분진이 주택가 등으로 날아들었고 소음도 심해 주민들이 현장 주변으로 모여 강하게 항의했다.

인근 주택에 사는 최 모 씨는 “항의 이후에도 제대로 된 분진방지용 가림막은커녕, 살수차로 주변에 물을 계속 뿌리기만 할 뿐 날아드는 분진과 소음은 여전해 학생들과 주민들에게 계속 피해가 가고 있어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동작구청은 상도유치원 정문 앞과 후문 앞 모두 1명의 의경을 배치했고, 폴리스라인을 설치해 일반인들의 출입을 통제했다. 그리고 철거 현장 근처에 구급차를 불러 비상 상황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설치한다던 분진방지용 가림막은 없었다. 출입통제 가림막과 살수차가 돌아다니면서 물을 뿌리는 게 구청에서 마련한 대책의 전부였다. 급기야 분진과 소음을 견디지 못해 거처를 옮기는 주민까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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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흡하게 설치된 철거 현장 가림막 옆 구급차(왼쪽)와 거처를 옮기는 주민(오른쪽)의 모습 (사진=박상후기자)

동작구청은 콘크리트 부수는 장치인 압쇄기(붐 크러셔) 장비로 위험시설물부터 뜯어내는 작업을 이날 마무리했다. 하지만 구청과 건설사는 미흡한 정보 전달, 소음과 분진으로 생긴 2차 피해 등 신뢰를 얻지 못하는 행동으로 학부모들과 주민들의 불안과 불만을 증폭시켰다.

이날 맞벌이 등으로 돌봄이 필요한 유치원생 약 60여 명은 상도 초등학교 안 임시 돌봄 학교에 등원했고, 소음과 분진으로 피해 우려가 있는 상도 초등학교는 오늘 하루 임시 휴업을 결정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사고 이후 유치원으로부터 휴원한다는 알림만 받았을 뿐 별도의 상황 설명은 없었다”며, 제대로 된 정보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갑자기 철거하는 건 증거 인멸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현재 구청과 시공사, 감리업체에 대한 내사를 벌이고 있으며, 철거 전 유치원 건물의 사진과 동영상 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지질 조사와 건물 안전과 관련한 서류 전반을 검토한 후 관련자들을 조사할 계획이다.


박상후 기자 psh65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