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는 ‘B급 감성의 만물상 잡화점’이라는 콘셉트로 만든 디스카운트 스토어 삐에로 쇼핑이 오는 28일 스타필드 코엑스몰에서 문을 연다고 밝혔다. 지하 1층과 지하 2층을 합쳐 2513m²(760평) 규모다.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주방용품부터 마트에서는 보기 힘든 성인용품까지 4만여가지의 다양한 상품이 매장 안을 빼곡하게 채웠다.
옆에서 상품을 나르던 직원에게 동물 얼굴 모양을 한 상품이 쿠션이냐고 물었다. 그는 자신들의 물건이 아니어서 정확히 어떤 상품인지 모르겠고 대답하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벽에 거는 인테리어 소품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직원도 모르는 상품이라니. 볼거리가 넘치는 매장을 만들겠다는 유진철 삐에로쑈핑 브랜드 매니저의 말이 피부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일본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했다는 유 브랜드매니저의 말처럼 보기만 해도 피식 웃음이 나오는 이색 상품이 매장 곳곳에 있었다. 작은 생선가게를 옮겨놓은 듯한 매대 위에는 도미파우치가 있었다. 일부는 마트에서 파는 생선처럼 검은 플라스틱 트레이와 비닐로 포장되어 있었다. 꽃 모양으로 둘둘 말아놓아 눈으로 보기에는 무엇인지 알 길이 없는 파스텔톤의 양말이나 고양이 모양의 마사지기구도 눈길을 끌었다. 한쪽에는 무언가를 사지 않더라도 재미 삼아 가벼운 마음으로 구경하기 좋아 보이는 성인용품 코너가 자리 잡고 있었다.
매장 곳곳에서 삐에로쑈핑이 내세운 ‘B급 감성’이 묻어났다. ‘뭐가 어딨는지 하나도 모르지만 어쨌든 환영!’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방문객을 맞았고, ‘병맛 코드’ 영상은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디지털기기 매대에서는 각종 디지털기기를 블록으로 만든 테트리스 게임 영상이, 화장품 코너에서는 루돌프 코를 한 남성의 얼굴과 ‘눈싸움 이기면 돈 안 받는다’는 문구로 이뤄진 화면이 재생되고 있었다. 지하 1층과 지하 2층을 연결하는 에스컬레이터를 탄 한 사람은 반대 방향으로 탔음에도 몸통까지 돌린 채 ‘B급 감성’의 영상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삐에로쇼핑 관계자는 “상품을 매장에 복잡하게 배치해 소비자가 곳곳을 탐험하도록 하는 것이 삐에로 쇼핑의 콘셉트”라면서도 “매장을 운영하면서 고객들이 짐을 들고 오면 어떻게 대처할지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형수 기자 hyu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