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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의 세금이야기] 세금으로 부흥한 로마, 멸망의 원인도 결국 세금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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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의 세금이야기] 세금으로 부흥한 로마, 멸망의 원인도 결국 세금 때문에…

교육·의료 세금감면제도로 우수한 인력 유치… 강한 군대 유지 위해 세금 더 많이 걷으며 패망의 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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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제국을 이뤘던 로마의 유적지 콜로세움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그치지 않고 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커다란 로마 제국도 그 시작은 이탈리아 서쪽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됐다.

조그마한 마을이 대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로마의 세제가 결정적인 공신 역할을 했다.

로마의 세금은 수입액 혹은 수확액의 10%를 내는 10일조라는 직접세와 5%의 간접세가 있었다.

로마는 오늘날의 조세회피국에서 적용하는 것과 같은 낮은 세율을 시칠리아 속주에서 시행했으며 세금 징수제도를 시장경제원리에 따른 민영 국세청 개념도 도입했다. 이와 함께 교육과 의료분야에 대폭적인 세금 감면을 시행했다.

그 결과 옛 카르타고의 영토인 시칠리아 섬의 서쪽이 로마 편에 서게 됐고 이곳이 로마 번영의 기틀이 되었다.

시칠리아에 적용되는 세제는 소득액의 10%만 세금으로 부과했는데 카르타고의 세율인 25~50%보다 훨씬 낮았다.

또 민영 국세청 개념의 징세청부제도는 징세를 담당하는 기관을 입찰에 부쳐서 정하며 이 기관으로 하여금 세금을 거두게 했다.

이 징세청부제도는 어느 나라도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는 전혀 새로운 발상의 제도인데 초기에는 징세 비용을 낮춰주며 효과적인 징세제도로 운영됐다.
로마에서 도입한 의료 및 교육에 관한 세금 감면제도는 계급과 출신지역, 인종을 불문하고 고급두뇌를 로마에 유치하여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 국력을 강화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처럼 로마가 대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세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이다.

그러나 로마를 멸망시키는 치명타를 안겨준 것도 세금제도이다.

로마의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재위 284~305) 시대는 50만명 정도의 군대를 갖게 되어 강력한 국가가 됐다.

하지만 강력한 군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금이 많이 필요하게 됐고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는 세금을 많이 거둘 수 있는데 골몰했다.

농부들이 도망해서 농지가 버려져 경작되지 않은 경우 인접한 토지를 갖고 있는 농부가 버려진 토지에 대한 세금까지 물렸다.

농민들은 자신의 토지를 대토지 소유자에게 넘길 수 밖에 없었고 대토지 소유자들은 뇌물을 포함해 여러 가지 불법적인 수단으로 세금을 회피했다.

또한 축척된 부를 가진 대부호들은 대저택을 소유하면서 온갖 사치와 함께 퇴폐풍조를 일삼아 농민과 일반 시민들의 불만이 한계점에 오르게 됐다.

황제 줄리앙(360년)은 로마의 정부 지출을 줄여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지원을 대규모로 감원하고 광범위하게 적용되었던 세금 감면을 폐지시켰다.

하지만 줄리앙 황제가 죽은 후 후계자들은 줄리앙 황제의 정책을 포기하고 세금 징수를 담당하는 군대를 다시 동원했으며 군대의 유지를 위해 세금을 2배로 올렸다.

세금을 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채찍과 고문이 가해졌기에 가난한 농민들은 어떻게든 세금을 내야 했고 가혹한 세금으로 인해 식량은 부족하게 됐고 농부들의 사망률은 점점 높아지게 됐다.

로마의 비효율적인 세금 제도와 세금 회피 현상이 도처에 만연되어 있고 이를 막기 위한 비용이 많이 드는 세금 징수 절차로 인해 로마에는 서서히 패망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훌륭한 세금 제도로 대제국을 이룩한 로마였지만 세금 회피가 만연되면서 로마를 망하게 한 결정적인 요인도 결국 세금제도라는 역사의 교훈을 되새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