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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보험사 지급여력비율 끌어올리기 ‘비상’ 금리인상도 새변수로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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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보험사 지급여력비율 끌어올리기 ‘비상’ 금리인상도 새변수로 ‘부각’

IRRS17 도입시 대형사도 RBC 비율 어려움 겪을듯… 금리인상시 채권평가손실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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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와 보험사 관계자들이 지난 3월 8일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 교육문화센터에서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위한 회의를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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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의 RBC(지급여력) 비율 끌어올리기에 비상이 걸렸다.

금융당국과 보험사 관계자들이 지난 3월 8일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대응방안을 논의했으나 RBC 비율 제고에는 적지 않은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새 국제회계기준을 오는 2021년 1월 1일부터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새 국제회계기준이 적용되면 보험회사들은 보험금 지급에 대비한 책임준비금을 계산할 때 보험계약 당시의 금리(원가) 대신 현재 금리(시가)로 평가해 부채로 잡아야 한다.

현재는 처음 보험계약을 맺은 시점의 금리를 기준으로 보험부채를 계산하고 있지만 과거에 고금리로 금리확정형 상품을 팔았던 보험사들은 부채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사들의 부채가 늘어나면 지급여력비율이 떨어져 영업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게 된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가 보험금을 가입자에게 제대로 지급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자본 건전성 지표로 100% 미만을 기록하면 보험금을 온전히 지급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감독원은 보험회사의 RBC비율을 150% 이상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보험업 감독규정상 금감원은 RBC비율이 100% 미만이면 경영개선 권고, 50% 미만이면 경영개선 요구, 0% 미만이면 경영개선 명령 등을 보험사에 적용한다.

보험연구원은 새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보험업계의 가용자본금이 현재보다 47조원 상당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최근 IFRS17 기준에 맞춰 RBC 비율을 평가한 결과 삼성, 한화, 교보 등 대형 보험사를 비롯해 상당수 생명보험사들이 기준을 충족하기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보험사들은 국내 보험사에 비해 훨씬 유리한 지위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ING생명의 경우 올해 3분기 RBC가 501.7%를 기록했다. 지난 2분기에도 522.6%를 보였다.

ING생명의 RBC가 높게 나타난 것은 올해 2분기부터 부채 듀레이션을 30년으로 적용했고 올 상반기 수입보험료와 순이익 등의 실적이 늘면서 RBC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의 경우 RBC가 올해 3분기 329.9%를 기록했고 2분기에는 331.8%를 나타냈다.

ING생명을 제외한 대다수 생명·손해보험사들은 금융당국이 보험업계의 IFRS17 시행에 대비해 RBC 산정 시 반영하는 보험부채의 듀레이션을 확대하는 제도 개선의 영향으로 RBC가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외국계 보험사가 RBC 비율이 높게 나타난 것은 이들 회사가 보장성보험을 주로 취급하고 채권 등 장기·안전 자산 위주로 투자하기 때문이다. 또 자산 규모가 작아 포트폴리오 조정이 쉽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됐다

반면 국내 생보사는 그동안 저축성보험을 많이 판매한 데다 부채 듀레이션을 20년 정도로 가져왔기 때문에 IFRS17 시행 시 RBC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보험사들이 그동안 저금리 시대에서 금리 상승 시대를 맞게 된 것도 재무건전성에 도움이 될지 지켜봐야 한다.

생명보험사들은 고객의 보험금을 장기 채권 등에 투자하면서 운용수익을 얻는다. 보험사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채권에 대한 비중이 크며 금리가 오르면 보험사들의 운용수익률은 높게 나타난다.

그러나 금리상승으로 보험사의 자산운용 수익은 늘어나지만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은 금리인상으로 인해 가격이 떨어지는 구조로 되어 있다.

보험사의 채권 평가이익이 줄어들면서 보유자산의 평가액도 낮아지게 되고 기존 자본도 감소되는 효과를 가져온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시장 금리가 0.5%포인트 상승하면 국내 생명보험사는 7조원 상당의 채권평가손실을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상승에 따라 채권평가손실이 늘면 보험사의 RBC 비율이 떨어지게 되고 보험사의 재정 건전성이 악화되면 판매 채널의 감소와 영업력 약화 등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계약 해지 등 고객 이탈 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 보험사의 자본조달비용이 커지면서 보험료에도 반영될 수 있다.

금리인상은 보험사의 채권 평가손실을 가져오지만 부채 평가액은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 보험사들에게 새로운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