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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금감원이 자체 개발한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의 가치와 기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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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금감원이 자체 개발한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의 가치와 기능은?

164개 모듈 적용해 모든 금융기관 위험 예측 가능… 내년 초 IMF에서 검증 받아본다는 계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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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영국의 중앙은행인 BOE(Bank of England)는 최근 대상은행 7곳을 대상으로 한 은행 자산건전성 평가인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모든 은행이 통과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영국 은행들이 최악의 사태를 감안한 유럽연합(EU) 탈퇴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BOE는 지난 2014년 스트레스 테스트를 도입했는데 이번 검사결과 대상 은행 모두가 추가 자본 적립이 필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영국 은행시스템이 위기 시에도 충분한 복원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BOE는 세계 경제성장과 영국 경제성장이 각각 2.4%, 4.7% 하락해 2년에 걸쳐 영국 은행들에 총 500억 파운드의 손실을 야기할 것이라는 가정 아래 자산 건전성을 다뤘다.

미국 Fed(연준)는 지난 6월 대형은행 34개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서 대형은행 모두가 보통주 자본비율과 SLR(보완 레버리지 비율) 기준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스트레스 테스트는 GDP 6.5% 하락, 실업률 10%, 주택가격 25% 하락, 상업용 부동산 가격 35% 하락 등을 가정한 글로벌 경기침체 수준의 매우 부정적 시나리오 하에서 치러졌다.

국내에서도 스트레스 테스트를 이용해 거시건전성을 측정하는 모형 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금융감독원은 경기 침체나 금리·환율 급변동 등이 국내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인 ‘STARS-Ⅰ’을 개발했다.
‘STARS-Ⅰ’은 은행, 금융투자, 보험, 저축은행, 상호금융, 여신전문금융 등 모든 금융권에 적용되는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이다.

금감원이 기존에 사용했던 스트레스 테스트는 은행권에 국한됐지만 전 권역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한 테스트 모형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금융 분야에서 예외적이지만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를 가정하여 금융시스템이 받게 되는 잠재적 손실을 측정하고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과거의 위기상황이나 가상의 상황을 설정하여 포트폴리오의 가치변화를 평가하는 ‘시나리오 분석’이나 리스크 요인을 변화시켜 포트폴리오의 가치변화를 평가하는 ‘민감도 테스트’ 등보다 한단계 앞서 있는 위험측정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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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

스트레스 테스트는 자산과 부채 등 재무상태를 정확히 측정함으로써 리스크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미국과 영국 등 금융선진국들은 지난 2008년 리만 사태 이후 은행들에 대한 지속적인 위험관리를 해 왔다.

그 결과 금융시장에서의 변동성을 사전 예측해 위험을 제거함으로써 세계금융시장의 안정과 발전에 기여해 왔다.

그동안 금감원이 실시해온 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는 은행들로부터 자료를 받아 입력해 분석하는 바텀 업(bottom-up) 방식이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보니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에 적지 않은 시일이 걸렸다. 또 한국은행과의 자료 호환성 문제 해결에도 두 달 이상의 기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금감원이 이번에 개발한 ‘STARS-Ⅰ’은 금융회사의 건전성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인을 각각의 모듈로 개발하는 톱 다운(top-dowm) 방식을 적용했고 다양한 모듈 형태로 포괄적으로 구성된다. ‘STARS-Ⅰ’은 약 164개의 모듈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위기 시나리오 생성, 연쇄도산 등 신용위험에 따른 손실 모형, 시장 변화에 따른 손실 모형, 영업수익 변화에 따른 손실 모형 등이 모듈 형태로 만들어졌다.

리스크 측정으로는 은행의 위험가중가산, 금융투자회사의 필요유지자본, 보험회사의 지급여력금액 등이 가능해 웬만한 금융기관의 위험을 예측해낼 수 있다.

상황에 맞춰 모듈을 바꿔 끼우면 다양한 형태의 위기를 가정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무엇보다 개별 금융회사가 참여하지 않고 금감원이 자체적으로 신속하게 분석할 수도 있다.

문제는 금감원의 ‘STARS-Ⅰ’이 얼마나 대외적으로 공인을 받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금감원은 내년 3~4월께 ‘STARS-Ⅰ’을 통해 분석한 자료를 IMF(국제통화기금)에 보내 검증을 받아보겠다는 계획도 갖춰놓고 있다.

금감원은 ‘STARS-Ⅰ’ 개발을 우선 완료한 뒤 확장 모형인 ‘STARS-Ⅱ’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STARS-Ⅱ’는 자본적정성과 유동성 연계 모형을 통해 조달비용 증가 등을 분석해 낼 수 있고 금융회사간 손실 전염과 자산 투매 손실 등을 계산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할 계획이다.

금감원의 신원 거시감독국장은 “금리인상 지속 및 급격한 경기 침체 가능성 등을 가정한 전 금융권역 대상 스트레스 테스트가 가능하다”면서 “향후 금융그룹에 대한 통합 리스크 평가 시 참고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