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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뷰티업계도 'PB' 열풍… SPA 아성 이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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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뷰티업계도 'PB' 열풍… SPA 아성 이을까

뷰티업계 “화장품 업체 포화상태인만큼 각 업체들은 특화된 경쟁력 내세워야 하는 상황”

[글로벌이코노믹 임소현 기자] 최근 수년간 유통업계의 핫이슈는 ‘PB(Private Brand)’다.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채널을 가진 유통업체들이 직접 상품을 기획, 제조하고 판매하는 PB상품은 식품과 생필품을 중심으로 확대돼왔다. 특히 PB상품은 유통 과정의 가격 거품을 빼 가성비를 내세우며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 가운데 PB 열풍이 패션‧뷰티업계로 까지 번지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의류 PB브랜드 ‘테’를 출시한 롯데마트는 최근 테가 젊은 고객을 중심으로 괄목할만한 매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가 지난해 3월과 올해 3월 테의 매출을 살펴본 결과 20대의 매출 비중이 1.1%, 30대 매출 비중이 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3월 30대의 매출 비중은 37.5%로 40대의 매출 비중을 넘어서며 출시 이후 처음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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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마트 제공
롯데마트 관계자는 “‘가성비’와 ‘트렌드’를 동시에 갖춘 상품을 선보이겠다는 꾸준한 시도가 고객의 마음에 닿으며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20대~30대 젊은 고객층의 선택이 크게 증가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설명했다.

기존 40대 고객이 주를 이루는 마트 PB 의류는 사실 단순한 형태였다. 디자인보다는 저렴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주로 찾다보니 젊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는 어려운 실정이었다.

하지만 테는 유명 디자이너와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진행하고 생산 방식 개편을 통해 최신 트렌드를 반영했다. 그 결과 젊은 부부를 위한 패밀리룩 라인을 강화하는 등 젊은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고군분투 해왔다.

그런가하면 GS리테일에서 운영하는 왓슨스의 메이크업 PB 브랜드도 있다. 왓슨스는 자체개발 메이크업 PB 브랜드 ‘핑크에디션 바이 퓨어뷰티’를 2015년 론칭하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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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왓슨스 제공
특히 중국왓슨스는 PB 상품 ‘렛츠아쿠아’ 개발 및 유통을 통해 5년간 7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이같이 패션‧뷰티업계에서 PB 열풍이 불면서 소비자들은 더욱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제품을 접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수년전 SPA 브랜드가 국내에 정착, 의류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던 만큼 PB 열풍이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SPA는 미국 브랜드 ‘갭’이 1986년에 선보인 사업모델로 의류기획·디자인, 생산·제조, 유통·판매까지 전 과정을 제조회사가 맡는 의류 전문점을 말한다. 백화점 등의 고비용 유통을 피해 대형 직영매장을 운영, 비용을 절감시킴으로써 싼 가격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어 패션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한 의류업체 관계자는 “SPA 브랜드가 정체돼있던 국내 의류 시장에 변화를 가져왔던 것처럼 아직은 미미하지만 PB 상품이 의류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업계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업체가 너무 많아져 포화상태인 만큼 각 업체들은 자신만의 경쟁력을 내세워야 하는 상황”이라며 “PB 브랜드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면 좋겠지만 성공 가능성은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임소현 기자 ssosso667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