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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보다 10년 앞선 하이얼 장루이민 회장의 경영철학 "혁신은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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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보다 10년 앞선 하이얼 장루이민 회장의 경영철학 "혁신은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

[세계로 도약하는 중국기업(1)] 세계 최대 백색 가전기업 하이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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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보다 10년 앞서 혁신을 실천한 장루이민 하이얼 회장. 사진=하이얼 홈페이지

하이얼의 인재 선발 방식은 한마디로 '돌고래식 승진 제도'라 표현 할 수 있다. 깊이 잠수했을 때 높이 뛰어오를 수 있는 돌고래의 특징을 살펴, 말단에서 이뤄지는 여러 업무를 직접 체험해야만 높은 자리에 올랐을 때 더 높이 뛰어올라 큰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장루이민(张瑞敏)' 하이얼 CEO의 경영철학이다.

하이얼의 역사라 할 수 있는 장루이민 회장은 중화인민공화국이 설립되던 1949년 산둥성(山东省) 라이저우시(莱州市)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가 현지 봉제공장에서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장루이민 또한 노동자 계급을 따라야 했고, 1966년 문화대혁명 초기 '홍위병' 활동을 인정받아 1968년부터 칭다오시(青岛市) 국영 건설회사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1982년 칭다오 정부의 '가전부문' 매니저로 승진하고 2년 뒤인 1984년 비로소 하이얼의 전신인 '칭다오냉장고공장(青岛电冰箱总厂)' 공장장으로 취임했으며, 이후 1991년 하이얼이 설립될 당시 총재에 취임했다. 취임 이후 그는 냉장고만 생산하던 회사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지고 공기정화기, 세탁기, 텔레비전을 생산하는 본격적인 가전제품 회사로 탈바꿈시켰다.

그가 처음 공장장으로 취임했을 당시 생산라인에서 발생한 76대의 불량품을 전 직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망치로 부순 일화는 매우 유명하다. 당시 그는 "지금까지 품질 관리를 철저히 해 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불량품을 만들었다. 그 책임은 나에게 있기 때문에 내 월급을 삭감한다. 하지만 앞으로 불량품이 나오면 그것은 너희들의 책임이다"라며 품질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밑바닥에서부터 다져진 경험과 철학이 있었기에 '돌고래식 승진 제도'가 탄생할 수 있었다. 지금도 하이얼에서는 승진자나 임원을 선발할 때 우선 회사의 가장 기본적인 업무를 경험하는 과도기를 일정 기간 거치도록 한다. 가장 힘들고 고된 업무를 통해 재능을 쌓고, 이렇게 쌓인 실적은 직원 자신의 위신과 지명도를 저절로 향상시켰다.

하이얼이 처음 글로벌 무대에 뛰어들었을 때 60리터짜리 소형 냉장고가 북미 지역 대학교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다. 하이얼의 냉장고 윗면이 다른 제품에 비해 평평했기 때문인데, 공간이 협소한 미국 대학교의 기숙사에서 학생들이 냉장고의 윗면을 책상으로 사용했던 것이다. 하이얼은 냉장고 윗면에 접이식 판을 덧대어 책상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했고, 이러한 생활 아이디어가 학생들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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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식 승진 제도'는 하이얼의 인재 선발 방식이다. 사진=하이얼 홈페이지
당시를 회고하며 장루이민 회장은 "혁신은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엄청난 과학적 지식이나 풍부한 사업 경험보다는 오래된 고정 관념과 굳어진 패턴을 깨뜨릴 수 있다면 혁신은 누구나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후 세계시장 진출에 성공한 하이얼은 경쟁자보다 한 발 앞서는 혁신으로 많은 '최초'를 만들어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보다 10년 앞서 혁신을 실천한 것이다.

하이얼은 1994년 중국에서 처음으로 '3in 1' 드럼세탁기를 출시했으며, 이듬해에는 적은 전기로 두 배의 효율을 내는 세탁기를 개발했다. 1996년 중국 최초로 드럼통이 매우 얇은 세탁기를 출시한 데 이어 1997년 윗면에 문이 달린 드럼세탁기를 개발했다. 1998년에는 자성 원리를 이용해 세탁만 해도 살균 효과가 있는 제3세대 세탁기를, 2000년에는 A급 절수회전식 세탁기를 세계시장에 선보였다.

하이얼은 소비자들이 다양한 요구에 맞춰 제품을 개발해냈고,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요구 사항이 반영된 것에 만족했다. 오늘날 시장에서는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고 고객들의 충성을 받는 기업이 시장을 차지하고 더 높은 발전 가능성을 확보하게 된다. 장루이민 회장과 하이얼은 언제나 고객을 위해 생각하고, 고객에게 감동을 주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실천함으로서 세계 최대의 백색가전 기업으로 글로벌 시장에 우뚝 섰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