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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예비스타(20)] 윤하정 용인대 국악과 판소리전공…질그릇 같은 은은한 매력 발산하는 신세대 소리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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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예비스타(20)] 윤하정 용인대 국악과 판소리전공…질그릇 같은 은은한 매력 발산하는 신세대 소리꾼

어릴 때부터 판소리 흥얼흥얼
재능 간파한 부모님이 격려
중학교 2학년부터 본격 수업

스승 이주은 만나며 무대 경험
다양한 분야 인접 장르도 관심
글쓰기 습관 음악 수련에 접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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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록주 전국국악대전 공연에 출연한 윤하정.
윤하정(尹厦淨, YUN HA JEONG)은 부 윤복현, 모 최효제 사이의 1남1녀 중 장녀로 1994년 3월 3일 부산에서 태어났다. 윤하정은 배산초, 망미중, 부산예고를 거쳐 용인대 국악과에 이르는 수련의 첫 과정을 마쳤다. 그녀는 작년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청년예술가상 수상, 한양대 대학원 판소리과 석사과정 합격, 세종국악심포니오케스트라에 입단하는 행운을 차지했다.

윤하정은 정갈함이 감도는 수채화처럼 밝은 이미지로 남을 배려하고 신뢰감을 주는 음악학도이다. 흩트러지지 않는 바른 자세 속에서도 애교와 응석을 보이기도 한다. 느긋하게 세상을 응시하며 질그릇 같은 매력을 발산하는 그녀는 늘 여유만만하다. 하정이 만정 김소희 선생의 판소리 정신을 깨닫고, 음악세상을 넓혀나간다면 판소리 애호가들의 관심 대상이 될 것이다.

유년의 추억 속에 늘 ‘사물 북’을 잡으셨던 강진의 조부는 윤하정의 자랑이었고 자연스럽게 와 닿은 국악과의 만남은 ‘그녀의 오늘’에 이르게 한다, 리듬과 장단을 들으며 커온 하정은 문화인류학의 한 갈래인 유네스코 인류무형 문화유산 판소리를 자주 흥얼거리다가, 그 재능을 간파한 부모들의 배려와 사랑으로 중2때부터 본격적 소리 수업에 몰두, 또래의 정상에 오른다.

긴 서사적 이야기를 노래, 말, 몸짓으로서 관객들에게 구연하는 창악 구비서사시 판소리의 창자(唱者)로서 하정은 대중과 어울리고 같이 시간을 보내고,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기를 좋아한다. 하정이 진득하게 앉아 글을 쓰고 독서를 좋아하는 성향은 인내와 고통을 요하는 판소리 꾼에게 큰 이점이다. 하정은 여행, 창작, 가창, 사진작업으로 기록하기를 즐긴다.

윤하정이 연분홍 치마를 입고 프랑스의 샤오 극장이나 미국의 카네기홀, 아니면 먼 소피아의 국립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한다고 상상해보면 그 길은 자운영이융단처럼 깔린 꽃길일 것이다. 고운 추억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예술가들은 무대 이면의 잡념을 차단해야 한다. 아련한 추억을 깔고 슬픔이 밀려오지 않도록 사방이 꽉 막힌 연습실의 고독을 이겨내야 한다.
윤하정은 제일 아끼는 출연작으로 2012년 9월 16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되었던 신영희 선생의 ‘소리인생 기념 공연, 나의 소리 60년’을 꼽는다. 만정소리를 보존계승하고 있는 이주은이 윤하정의 스승이다. 어린 나이에 큰 무대에서의 공연은 윤하정이 훌륭한 스승들만큼의 세월을 쌓아가면서 두고두고 기억해야 할 귀한 경험이자 불멸의 공연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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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대 성악연주회.
간헐적으로 찾아온 슬럼프,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연습은 윤하정을 질리게도 만들고, 힘들게도 만들었다. 혼자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로 지치면 넘어졌다. 제대로 된 그녀의 우울은 대학 4학년 과정을 마친 겨울방학이었다. 대학원 입학, 취직, 수상의 삼복(三福)이 결정되면서 행복하다는 느낌보다 도전해야 할 좌표가 갑자기 사라져버려 일시적 허탈감이 엄습해왔기 때문이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는 하정은 보여지는 것만이 음악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녀는 단가 ‘광대가’의 사설에 적시된 인물됨을 기억하며, 그 인품을 흠모하고, 음악 자체에 가치를 두고 부단히 노력하며 그 이상의 것을 지향한다. 윤하정은 꾸밈이 아니라 자신의 음악성으로 판소리 부흥기의 명창들처럼 소리공부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겠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윤하정은 판소리 전공이지만 다양한 분야의 인접 장르에 호기심을 갖고 있으며 이를 실행한다. 피날레를 사용한 채보 등 작곡도 병행해 공부하고 있다. 그녀는 아직 미약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창작할 수 있는 끈기가 있다. 그녀는 악가무를 넘나들며 장르허물기를 시도하면서 음감의 다양성을 꾀하고 있다. 윤하정은 국악기가 아닌 기타 연주에도 관심을 갖는다.

그녀의 장점 중의 하나, 유년시절부터 다독에 이은 ‘글쓰기’ 습관은 감정이나 호흡, 상황을 종이에 잡아둘 수 있음을 신기해했고, 그 신비로움을 자신의 음악수련과 연관시키는 작업은 예술가로서 지극히 바람직한 일이다. 서봉(曙峯) 허순구 선생의 악보가 떠오른다. 창작에 관심을 둔다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인격수양의 기본 단계를 거치는 소중한 가치를 담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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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정 용인대 국악과 4학년 판소리 전공
윤하정은 스승 이주은의 서울 국립국악원 정기연주회 공연을 처음으로 무대에서 보고 깊은 감명을 받는다. 그날 국립국악원 민속연주단 단원이자 판소리 명창인 스승은 ‘만정제 춘향가’ 중 ‘이별가’와 ‘어사출도’ 대목을 불렀다. 윤하정은 감정이입으로 꽤 많이 눈물을 흘렸다. 판소리의 선율 진행과 사설을 따라가며 눈물이 날 정도로 슬프고 행복했다.

윤하정에게는 예술가의 재능으로써 관객을 울릴 수 있는 능력 창출을 끊임없이 치열하게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작은 울타리 하나를 벗어나려는 윤하정은 행운을 불러오는 자줏빛 옷고름을 쓰다듬으며 다음 단계의 봄을 기다리고 있다. 조금이라도 쉬게 되면 결과물이 차질을 빗는 법, 하루라도 쉴 수 없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윤하정은 자신의 내면을 세밀히 조망하고 있다.

자신을 털어내는 방법으로 윤하정은 가능한 먼 ‘여행’을 구상한다.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혼자 여행하는 것을 좋아한 윤하정은 어느 곳을 가더라도 다른 여행지를 걸으며 소리를 하다보면 자신의 소릿길이 된다고 믿는다. 윤하정은 굳이 기억해야할 길은 DSLR로 사진을 찍거나, 글로 기록해 둔다. 그녀는 한바탕 길을 걷고 나면 ‘그 길에 살고 싶은 충동을 느끼고, 자신을 다지고 숨 쉴 수 있게 해주는 행위가 된다’고 한다.

윤하정은 업으로 삼은 전통 음악을 우선 완성시키고자 한다. 자신의 음악의 질을 향상시키고 전통음악 그 자체로서 우뚝 서고 싶어 한다. 관객들이 원하는 소리를 제공하고 함께 즐기면서, 세상풍파에 흔들리지 않고 소신 있게 올곧은 소리를 하는 국악인이 되고자 한다. 옛 음악이 더는 사라지지 않도록 보존하고, 기록문화에도 일조하는 예술인이 되고자 한다.

윤하정이 태어나던 정월 스무이틀, 강원도에는 폭설이 내렸다. 눈밭의 대호(大虎)는 도전할 상황이 되어서 좋아했을 법하다. 윤하정은 호랑이 같은 기운을 타고 났다. 거칠 것이 없다. 가야금과 해금을 연주하는 윤하정이 지금의 정성과 속도감으로 판소리의 사설과 연기를 익혀 나간다면 판소리 소리꾼으로서 한류를 만들어 내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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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대축제.

○윤하정 경력
12.09,16 신영희 소리인생 60주년 기념공연 <나의 소리 나의 60년> 출연
16.05.29 명창 박록주 전국국악대전 장려상
16.08.06 학생음협콩쿠르 판소리(대학, 대학원부) 1등 수상
16.09.24 대한민국 판소리축제 출연
(사) 남도민요 보존회 회원
(사) 만정 김소희 판소리 선양회 회원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