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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누가 구글 지도 대항마 ‘브이월드’ 죽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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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누가 구글 지도 대항마 ‘브이월드’ 죽이나?

구글은 왜 한국지도를 노리나?

[글로벌이코노믹 이재구 기자] ■구글에게는 지도 줄 것처럼...구글에 대항할 ‘거북선’은 힘 못쓰게?

지난 2012년 9월 한국형 구글어스(Google Earth)를 표방하고 본격 서비스에 들어간 ‘브이월드’서비스호는 현재 좌초중이다.

브이월드는 지난 2013년 9월 국가가 보유한 방대한 2D 및 3D 공간정보를 일반인은 물론 벤처창업자들에게 손쉽게 무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시작한 웹 기반 국가공간정보 활용 시스템이다. 서울시 한복판 시가, 지하철 역 내부, 평양시는 물론 독도, 남극 세종기지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해외 유명도시에 이르기까지 3D영상지도를 보여준다. 이를 통해 3D영상지도를 이용한 여행코스 미리 확인, 가상의 자기집 올리기, 가게 운영하고 싶은 곳의 지적정보 확인, 낚시 포인트 탐사하기, 거리측정하기, 해외 유명 경관 감상하기, 일정 규모 이상의 건평 가진 건물이나 공공장소 확인하기, 지진 재해 발생시 내진 설계 안된 가옥 일괄해 보기 등의 기능을 제공하게 된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구글어스 대항마’로 야심차게 시작했던 3D영상지도 서비스 ‘브이월드’(http://www.vworld.kr/)는 3년째 감사원의 집중 감사 공세를 받으며 침몰 위기에 빠져 있다.

게다가 한국형 구글어스 ‘브이월드’는 지난 2014년 감사원 감사 시작과 함께 예산도 크게 삭감되면서 간신히 기존 시스템 유지보수 수준에 그치는 상황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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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심부의 2D지도를 3D로 일으켜 본 모습. 사진=브이월드

실제로 감사원은 브이월드 3D서비스 및 시스템 확대 구축 1년 만인 지난 2014년, 2015년 두 해에 걸쳐 국토교통부 공간정보 DB부문 감사를 했고 올해엔 공간정보 IT부문을 감사하고 있다.

공간정보 관련업계는 “감사원이 이처럼 집중적으로, 오랫 동안 특정(공간정보) 분야에 대한 감사를 하는 것도 드문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게다가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는 VR,AR,자율주행차 등 4차산업혁명 부문 산업육성을 위해서라도 더 강화해야 할 3D지도 예산투자를 오히려 줄이고 있다. 지난 2014년까지만 해도 연간 160억원대에 달했던 3D구축사업비는 해마다 줄어 올해엔 30억원대에 그치고 있다.

정작 기획 당시인 지난 2009년 2500억원의 예산을 신청 예산타당성 심사를 받았다가 1000억원이나 삭감된 채 시작했던 이 3D지도 프로젝트는 최근들어 더욱더 빛을 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브이월드를 기획한 2009년 당시만 해도 자율주행차나 VR 및 AR상용화 등은 상상도 할 수 없었지만 최근 1~2년 새 이 지도가 말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관심보인 벤처·산업 육성용 3D지도...집중감사에 예산삭감까지

브이월드는 박근혜 정부 출범후 7개 신성장산업에 포함될 정도로 주목받아 왔다. 또한 2013년 9월 서비스 시작과 함께 구글어스 대항마로서 구글지도 의존에서 탈피해 우리나라 벤처들의 비즈니스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리란 기대를 한 몸에 받아왔다. 실제로 공간정보산업진흥원은 소프트웨어 기반 창업 경진대회나 1인 창업지원 사례에서 공간정보를 활용한 경우가 창업 아이템의 50% 이상이라고 밝히고 있다.

박근혜대통령은 취임 이래 줄곧 가장 앞장 서 창조경제 벤처육성을 부르짖었고, 최근 들어서는 VR, AR,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혁명 부문의 육성을 강조하고 있다. 브이월드가 제공하는 3D지도는 이 모든 산업을 육성하고 벤처를 육성하는데 있어 빠질 수 없는 그야말로 기초 인프라가 되는 데이터다.

이 3D지도 사업은 박근혜 대통령이 잘해 보라고 직접 격려까지 해 준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2013년 9월 29일 브이월드를 개통하던 시점의 상황을 똑똑히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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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월드 모바일 초기 화면. 사진=브이월드

그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대로 첫 개통일에 네이버와 다음 포털에서 검색어 1위로 ‘브이월드’가 떴을 정도로 인기였다. 국민들이 그만큼 브이월드를 신기하게 여겼다. 사이트가 마비될 정도였다. 청와대에서는 왜 검색어 1위로 ‘브이월드’가 뜨냐고 해 VIP에게 별도로 보고까지 올라갔을 정도로 엄청난 이슈가 됐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듬 해인 2014년부터 갑자기 관련 예산이 크게 줄어들고 감사가 시작되는 등 브이월드 사업이 축소돼 3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황당한 것은 공간정보산업진흥원을 통해 매년 벤처육성 및 산업진흥차원의 창업지원 대회까지 열리고 있다는 점이다. 감사는 이런 가운데서도 여전히 집중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브이월드 활용기관·기업 점증세...그리고 음모론까지

재미있는 것은 국방부가 지난 해 국방 시뮬레이션용으로 이 3D지도를 잘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최근에는 다음카카오가 3D지도를 만들면서 이 지도를 가져다 활용했다는 점이다.

문제는 이처럼 중요하게 활용되는 3D지도 제작 프로젝트가 감사와 예산삭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를 되살려 키울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더욱 우려되는 부분은 이처럼 3년간 이뤄지는 ‘브이월드 손발 묶기성’ 감사가 구글의 지속적인 5000분의 1 한국지도 지도 반출요구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공간정보업계에서는 “왜 국가가 모처럼 브이월드같은 훌륭한 한국형 구글어스를 만들어 놓고 지원을 확대하는 대신 억누르기만 하나?”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모 업체 관계자는 “구글의 지도 침략을 가정할 때 우리정부는 임진왜란 때의 거북선 같은 존재를 묶어놓고 있다”고 비유했다.

일각에서는 “구글에 지도를 주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죽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있을 정도다. 구글이 지난 2007년부터 5000분의 1 한국지도 반출을 줄기차게 요청해 온 가운데 우연의 일치치곤 너무나도 상황이 잘 맞아 떨어진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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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어스 대항마인 3D지도 서비스사이트 브이월드로 본 서울 광화문 중심가. 사진=브이월드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12년 성김 주한미대사가 교통부 장관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구글에 5000분의 1 지도를 주라는 청탁을 한 적이 있다”는 털어놓았다.

전직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도 “지난 2007년 김만복 국정원장이 국토지리원장에게 5000분의 1 지도를 구글에 주라고 압력을 행사했지만 당시 원장은 절대 안된다고 버텼다”고 말했다.

정부의 또다른 관계자는 지난 달 “구글이 5000분의 1 한국지도 반출 요청서를 낸 후 미국 백악관 고위관리와 미통상대표부(USTR)한국담당 부대표가 방한해 구글에 지도를 주라고 압박했다”고 증언했다.

■국토부장관이 앞장서 만든 3D지도 ‘브이월드’

당시 국토교통국에서 이 업무에 관여했던 한 인사는 “기획 당시 구글맵처럼 ‘3차원 영상지도로 고도화하자’‘서울 등 6대광역시와 대도시부터 우선 만들자’ ‘건물 3D지도까지 만들어 넣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2009년 기획당시 2500억원 예산을 상정했지만 2010년 3D 건물지도 모델 만드는데 대한 편익을 못찾았고 예산이 깎여 1500억원의 예타(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쳤다. 시작한 지 1년 만에 감사원 감사가 들어왔다. 예타에는 (건물)3D모델이 포함돼 있지 않았는데 왜 만들었냐는 게 이유였다. 이후 예산이 깎였다. 하지만 우리는 (권도엽 국토부)장관에게 업무보고를 하면서 빌딩 3D형상을 포함한 한국형 3D지도를 만들겠다고 브리핑했다. (이 부분에 밝은) 장관은 해도 좋다는 방침을 내렸고 한국형 구글어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 브이월드 프로젝트는 장관이 앞장서서 추진했던 사업이었다”고 밝혔다.

디지털지도 전문가인 서정한 그리니치코리아 대표는 “브이월드는 상당히 잘 기획되고, 잘 만들어진 프로젝트다. 4차산업혁명의 인프라로 활용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초기 단계에서부터 큰 그림으로 시작한 선견지명 있는 훌륭한 작품이다”라고 평가 내렸다.

국토교통부 공간정보 관련 과가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2014년 이후 3년 째 감사원 감사를 받으면서 동시에 브이월드 예산이 깎인 것도 사실이다. 2013년 158억원이었던 예산은 점차 줄어들어 올해엔 32억원에 그치고 있다. 공간정보산업진흥원은 기존 서울지역 3D지도 유지보수에만 급급한 상황이다. 전국으로의 확대는 예산 부족으로 엄두도 내지 못한다.

국토교통부 출신인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판 구글어스가 제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감사원 감사결과에 대해 적극 해명하고 기획재정부를 설득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감사가 길어지는 데 대해 “현재 국토교통부 담당자들이 해명을 못해 길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은 다르다.

A지도 제작업체 임원은 “구글이 지도를 가져가 구글어스와 결합한 후 자율주행차 등의 핵심 지도로 사용하려는 속셈이 빤히 보인다. 그런데 우리는 있는 지도도 활용하지 못하게 각종 규제(감사, 예산삭감)로 묶어 놓는 게 말이 되냐?”며 정부를 질책했다. 그는 중국에도 우리나라 국토지리정보원에 해당하는 측회(測會)가 브이월드와 비슷한 중국판 구글 ‘천지도(天地図)’를 만들어 정부용과 민간용으로 나누어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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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석준 새누리당 의원(이천). 사진=송석준 블로그

한편 한국공간정보산업진흥원은 지난 2011년 민관 합동으로 브위월드 운영기구를 설립했다. 여기에는 다음, NHN(네이버), KT, 대한지적공사(LX공사)가 참여해 이해 12월 공간정보산업진흥원을 설립했다.

국토교통부가 초기인 2009년 3D기반 영상지도서비스 브이월드를 기획하고 서비스할 때 국토정책국장은 송석준 현 새누리당 국회의원(이천, 보건복지위)이었다. 송의원은 지난 7월 포켓몬고 열풍을 지적하며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에 공간정보관련 예산지원을 강화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세계최고 기술로 한국형 구글어스인 ‘브이월드’가 오픈 플랫폼 형태로 이미 구축돼 있다”며 “적극적인 재정지원으로 이를 보완한다면 게임, 공연, 레저,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획기적으로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구 기자 jk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