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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스토리] <9> 박정원 (주)두산 신임 회장, 120년 두산의 '아름다운 승계' 오너 4세 경영인 첫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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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스토리] <9> 박정원 (주)두산 신임 회장, 120년 두산의 '아름다운 승계' 오너 4세 경영인 첫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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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주)두산의 신임 회장으로 선임된 우리나라 최초의 오너 4세 경영인 박정원 회장/캐리커처=허은숙 서양화가
[글로벌이코노믹 김성은 기자] 1896년에 창업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주)두산 그룹이 25일 새 주인을 맞았다. 박승직 초대 창업주에서 시작해 박두병-박용곤에 이어 장남으로 승계하며 국내 주요 그룹에서 첫 4세대 경영의 문을 여는 박정원 (주)두산 지주부문 회장을 CEO스토리 아홉 번째 주인공으로 소개한다.<편집자 주>

◆ '박승직 상점'에서 (주) 두산으로 이어진 120년 기업

두산그룹의 초석을 닦은 고(故)박두병 회장의 부친인 매헌(梅軒) 박승직 선생이 개화기인 1896년 포목상 '박승직 상점'을 개점하면서 120살 두산그룹의 역사가 시작된다. 박승직 선생은 해방 이듬해인 1946년 박승직 상점을 '두산상회'로 재개업하여 두산그룹의 여명기를 열었다.

거상 박승직의 장남이 박두병(1910~1973) 회장이고, 박두병 회장의 장남이 박용곤(85) 두산그룹 명예 회장이다. 이번에 두산 그룹 총수로 선임되는 박정원 회장은 박용곤 회장의 장남으로 장남계보를 이어간다.

고 박두병 회장은 1936년 부친이 경영하는 (주) 박승직상점에 입사하여 경영자로 첫 출발을 했다. 1948년 일본 미쓰비시 그룹이 운영하는 소화기린맥주회사를 인수해 1952년 (주)동양맥주(현 OB)로 명칭을 변경하며 현대적 경영인으로 부상했다. 이후 두산산업, 동산토건, 두산기계 등을 설립해 두산그룹의 터전을 닦았다. 1952년부터 1973년 타계할 때까지 모두 13개의 회사를 설립, 또는 인수하며 두산의 매출액을 349배 성장시켰다.

박용곤 명예 회장은 1981년부터 1991년까지 두산 그룹 3대 회장, 이후 1993년부터 1995년까지 두산 그룹 5대 회장을 맡으면서 두산그룹의 성장과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1990년까지 기술소재사업, 정보유통사업, 생활문화사업 등 여러 분야에서 사업을 확장시켰다.

이후 박용곤 회장의 동생 고(故) 박용오 회장이 1996년부터 2004년까지 그룹 총수를 역임했다. 2001년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 2003년 고려산업개발(현 두산건설), 2005년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면서 두산 그룹은 변화와 혁신적 사업 전환기를 맞았다. 특히 대우종합기계 인수로 글로벌 ISB(인프라 지원산업)기업으로서의 포트폴리오 변화에 성공했다. 이후 박용성 회장이 두산 그룹 총수에 올랐으나 전임 박용오 회장이 동생의 취임에 반발해 진흙탕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 자산총액 32조 대그룹

두산은 2006년 영국 미쓰이밥콕(현 두산밥콕), 2007년 건설장비 업체인 미국 잉거솔랜드사 밥캣(Bobcat), 2009년 체코 발전설비 업체 스코다파워(Skoda Power) 등과 같은 세계적인 ISB 업체를 인수함으로써 ISB 업계의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두산 그룹은 2009년 (주)두산 사업형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박용만 회장은 2012년 4월 취임해 약 4년간 그룹을 이끌었다.

(주) 두산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기준 2014년 매출액 20조4682억원, 영업이익 1조81억원, 순이익 332억원, 자산총액 31조3693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 9월 말 매출액은 14조137억, 영업이익 6075억원, 순이익 -4152억원, 자산총액 32조9130억원이다.

◆ 첫발 떼는 오너 4세 경영인

25일 두산 그룹 총수로 선임된 오너 4세 경영인 박정원 회장은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두산엔진 등 계열사 적자 속 '위기의 두산'을 구하는 구원투수로 나선 인물이다. 박정원 회장은 1985년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보스턴대학교 MBA학위를 받았다. 1985년 (주)두산산업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일본 기린맥주 과장(1992), 동양맥주 과장(1992~1994) 등 현장을 두루 거쳤다. 특히 일본 기린맥주에서는 1년 이상 근무했는데 이는 '남의 밥을 먹어봐야 안다'는 두산의 전통을 이어간 것이다. 1999년 (주)두산 부사장으로 취임해 1년간 매출액을 30% 이상 끌어올리기도 했다.

또 두산 관리 본부 상무와 전무를 거친 뒤 두산건설 부회장, 두산모터스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2012년부터 두산그룹의 지주회사인 (주)두산의 회장을 맡고 있으며 두산건설 회장, 두산 베어스 구단주를 겸임하고 있다. 2014년 연료전지 사업인 (주)두산 퓨얼셀 설립 및 미국의 클리어엣지파워 인수와 2015년 면세점 사업 진출 등 그룹 주요 결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

그러나 신임 박정원 회장의 숙제는 지난해 발생한 적자를 메우는 것이 선결 과제다. 두산그룹은 지난 해 계열사인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엔진, 두산건설 등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주회사인 두산도 1조7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돼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편, 두산의 핵심 경영 전략은 '2G(Growth of People, Growth of Business)' 로 요약된다. 이는 사람의 성장이 곧 회사 성장의 토대가 되고, 회사의 성장은 다시 개인에게 기회를 제공해 사람의 성장을 도모하는 선순환 구조를 말한다. 박정원 회장 역시 사람의 성장을 중요시 해 인재 발굴 및 육성을 위해 매년 신입사원 채용 시 최종 면접에 참석해 두산에 맞는 인재를 선발해오고 있다.

또 박정원 회장은 조부 박두병 회장의 좌우명인 '근자성공(勤者成功·부지런한 사람이 성공한다)'의 정신을 이어 받아 "부지런하면 안 될 것이 없지만 여기에 전략적 사고가 더해지면 그 효율은 높아진다"는 평소 소신을 견지하고 있다.

신입사원부터 그룹 회장에 오르기까지 31년이 걸린 박정원 회장은 "인재 중심 경영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프로세스 확립을 통해 2020년까지 세계 200대 기업으로 진입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김성은 기자 jade.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