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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의 이슈분석] 중국증시 폭락과 시진핑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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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의 이슈분석] 중국증시 폭락과 시진핑 주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례적으로 경제 문제를 언급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폭락을 막기 위한 구두개입이라는 설까지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례적으로 경제 문제를 언급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폭락을 막기 위한 구두개입이라는 설까지 나온다.
[글로벌이코노믹 경제연구소 김대호 소장]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모처럼 경제이슈에 대해 입을 열었다.

중국에서는 국무원 총리가 경제를 관장하고 있다.
인민의 생존과 국가안위에 관한 최종책임은 물론 주석에게 있지만 통상적인 경제 문제는 총리 소관이다.

그런 중국에서 시진핑 주석이 경제문제에 대해 한마디 했다.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지난 주말 오후 창춘(長春)에서 열린 일부 성구(省区) 당 위원회 주요 담당자들과의 좌담회에서 동북지역 노후공업기지 진흥사업과 ‘13차 5개년 규획’기간의 경제사회 발전에 관한 의견과 견해를 듣는 자리에서다.

그 발언을 원문대로 살펴보자.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현재 중국 경제상황과 운행 태세는 총체적으로 양호한 상태이고 장기적 경제발전의 기본원칙은 변하지 않았으며 경제의 유연성도 양호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잠재력이 충분하고 회귀의 여지가 큰 중국경제의 기본 특징에는 변함이 없고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는 탄탄한 버팀목과 기본 여건도 전혀 변하지 않았으며 경제구조 조정 최적화의 전진 태세도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새로운 성장거점이 현재 부단히 생겨나고 있고 새로운 성장 동력은 빠르게 형성되고 있으며 부단한 역량을 결집시키고 있다”면서 “경제발전의 앞날은 여전히 드넓고 이에 우리는 반드시 확고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시 주석의 이 발언은 국가 언론인 신화사 통신이 보도한 것이다.

발언 한마디 한마디가 사전에 미리 조율된 인상이 물씬하다.

한 두 언론사가 추측이나 특종으로 보도를 한 것이 아니라 국가 주석이 작심하고 털어놓은 공식 발언이다.

시주석의 발언대로 라면 중국 경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아니 지금 중국경제는 아주 잘 나가고 있다는 말이 된다.

과연 그럴까?

시진핑 주석이 왜 하필 이 시점에 이런 발언을 했을까.

중국내부는 물론 해외에서도 관심이 높다.

지금 중국은 주가 하락으로 큰 홍역을 치르고 있다.

시 주석의 이번 발언은 우선 증시를 향한 메시지로서의 의미가 크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증시의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의도된 발언이라는 것이다.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중국 경제가 여전히 잘 나가고 있다고 강조함으로써 걱정하지 말고 계속 투자를 해도 무방하다는 신호를 보낸다는 것이다.

시 주석의 이번 발언은 또 주가가 계속 흔들리면 더 강도 높은 부양책을 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보인다.

아울러 성장률이 떨어지는 작금의 현상을 문제로 보지 않고 신창타이 즉 새로운 정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역설했다. 그런 만큼 웬만한 경제지표의 하락에는 흔들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시 주석의 낙관론이 과연 얼마만큼 근거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는 중국경제의 문제를 줄기차게 거론하고 있다.

위기수준에 와있다는 진단도 적지 않다.

주가도 비상이다.

만연한 그림자 금융과 주식 신용매입 등은 당장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부동산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한 경쟁력의 약화도 문제다.

이로 인해 성장률이 계속 둔화되고 있다. 기업의 부채비율도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다.

이런 시각에서 본다면 시 주석의 이번 발언은 현실을 호도함으로써 중국의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중국인들이 스스로를 다시 한 번 냉정하게 둘러보면서 짚어 갈 수 있는 기회를 정부가 나서 차단하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주석의 거짓말이 잦아지면 나중에는 어떤 말도 안 믿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누구의 판단이 맞는지는 물론 함부로 단언하기 어렵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경제가 말만으로 꾸려져 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좋다고 생각하면 실제로 좋아지는 플래시보 효과에도 한계가 있다.

인민의 민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립 서비스는 잘 안 통하게 된다.
김대호 경제연구소 소장 / 경제학 박사 tiger8280@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