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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가 김호석, 현대 사회 살아가는 이들에게 '틈' 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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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가 김호석, 현대 사회 살아가는 이들에게 '틈' 선사

김호석 작 내음으로 기억되다, 2014, 종이에 수묵채색, 137cm
김호석 작 내음으로 기억되다, 2014, 종이에 수묵채색, 137cm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틈’은 사전적 의미로 벌어져 사이가 난 자리다. 현대처럼 빠르게 돌아가는 삶 속에서 ‘틈’은 허전함과 결핍을 의미한다. 그런데 한국화가 김호석에게 ‘틈’은 충만의 공간이자 잉태의 공간으로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틈은 그 자체로도 의미를 가지며, 또한 새로운 것들이 자라 채워질 빈 공간인 것이다.

고려대 박물관(관장 조명철)은 오는 6일부터 8월 16일까지 고려대 박물관 기획전시실과 현대미술전시실에서 김호석 작가 초대전 ‘틈,’을 개최한다. 지난해 우리 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세월호 참사의 아픔이나 군대내 폭행으로 사망한 윤일병 사건의 여파를 직접적으로 그려내지는 않았지만, 작가는 틈을 두고 우리 사회를 바라본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김호석 작 흰 그림자로만 존재하는 것, 2015,<br />
종이에 수묵 담채, 186cm
김호석 작 흰 그림자로만 존재하는 것, 2015,
종이에 수묵 담채, 186cm
작가는 알다시피 성철 스님 초상화, 법정 스님 진영 등 인물 초상화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는 역사화와 인물화가 순식간에 팔려나가는 호사를 누렸지만 그것으로 돈을 벌어 볼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고려대박물관에서 열리는 이번 특별전에서 김호석 작가는 기존의 작품들과 아울러 새로운 작품 22점을 선보인다.

작품 <자식인 줄 알았는데 허공이었다>에서는 흐릿한 아들의 형상을 안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담아냈다. 장성한 아들을 군대로 떠나보낸 어머니의 마음의 틈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김호석 작 자식인 줄 알았는데 허공이었다, 2015,<br />
종이에 수묵 채색, 186cm
김호석 작 자식인 줄 알았는데 허공이었다, 2015,
종이에 수묵 채색, 186cm
또 <흰 그림자로만 존재하는 것>에서 그림자만 남기고 사라져 버린 병아리들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어미 닭의 모습 또한 자식을 떠나보낸 어머니의 마음을 떠오르게 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바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틈을 선사하고자 한다”며 “특히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불신과 적대감 등을 한발자국 떨어져 틈을 두고 우리들의 문제를 바라보고자 하는 염원을 담았다”고 말했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