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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포스코 권오준회장이 '현장경영' 다시 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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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포스코 권오준회장이 '현장경영' 다시 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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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박종준 기자] "현장에 답이 있다" 포스코( POSCO) 권오준(사진) 회장이 다시 초심과 같은 '현장경영'을 손에 들었다.

이와 관련 권 회장은 25일, 포스코 사내 신문에 "탁상공론만 하는 기업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없고, 특히 위기일수록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밝히며 앞으로 현장경영을 강화할 것임을 내비쳤다. 위기일수록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게 권 회장의 생각이다.
그러면서 그는 "마케팅 현장에서 고객의 목소리를 상시 경청하고, 숨겨진 요구 사항까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권 회장은 "월드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이 증가하고 솔루션 마케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상황에서 마케팅 현장에서 역량 제고가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그가 지난해 포스코 회장 취임 직후 경영 슬로건으로 내세운 현장경영을 통해 '솔루션 마케팅 강화'다.

포스코는 지난 9일, 권오준 회장이 미얀마 가스전을 당장 매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미얀마 가스전 매각 추진의 오해는 해소되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이처럼 권 회장이 다시 초심에 가까운 '현장경영'을 다시 전면에 내새운 이유는 최근 불거진 대우인터내셜 미얀마 가스전 매각 관련 내홍 수습 차원으로도 보인다. 이로 인한 조직내 어수선한 분위기를 추스르고 권 회장 자신도 리더십 회복에 포커스가 맞춰진 것.

때문에 권 회장도 이날 "현장의 암묵지를 형식지화 하고, 쌓인 지식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회사가 진정으로 경쟁력 있는 회사"라고 전제한 뒤 "포스코 임직원 모두 '현장 마인드'로 무장하고 '현장 스킨십'을 통해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길 바란다"고 당부한 대목도 그것으로 귀결된다.

사실 어떤 대기업의 오너나 CEO가 그렇듯 권 회장도 취임 초반, 현장경영에 심혈을 기울였다. 실제로 그가 취임 후 가장 먼저 찾은 곳도 ‘현장’이었다. 권 회장은 취임식 직후 제철소를 방문한 것은 물론 현장경영 의지를 분명히 하기 위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등 거래처를 찾아 직접 포스코를 '세일즈'했다.
고객을 위한 기술지원과 마케팅 활동 하나로 묶어 고객가치 경쟁력을 강화내지 제고한다는 차원이었다.

또한 권 회장은 취임 당시 설정한 경영 어젠다인 ‘혁신 POSCO 1.0’ 아래 내치(內治) 차원의 현장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대우인터내셔널, 포스코엠텍, 포스코켐텍, 포스코플랜텍등 계열사 근무 현장도 일일이 찾아 직접 눈으로 현장 점검했다.

이어 지난해 5월9일 해외 생산 현장인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를 시작으로 태국 타이녹스, 미얀마 포스코를 연속 방문한데 이어 7월 중순에는 ‘B20’ 참석해 재계 무대에서 다시 한 번 눈도장을 찍기도 했다.

이를 권 회장은 취임 직후 실무형 인사를 현장에 기용하는 한편 임원을 기존의 50% 감축했다. 이후 비핵심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이런 권 회장의 1년 여의 노력에도 불구, 포스코는 지난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5조 1010억원, 영업이익 7310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은 '제자리 걸음'이다. 매출액의 경우 2014년 1분기보다 2.2% 줄었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거의 비슷했던 것. 아직까지 철강업계에서 포스코의 위상은 독보적이지만, 얼마전 경쟁자인 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를 합병하기로하면서 이마저도 언제까지나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특히 포스코는 최근 포스코건설 비자금 수사와 대우인터내셔널 매각 관련 내홍 등으로 어수선한 상황. 따라서 권 회장은 최근 내치 강화를 통한 리더십 제고를 위해 초심으로 돌아간 모습이다.

하지만 포스코 관계자는 26일 "이번에 사내 신문에 실린 권오준 회장의 '현장에 답이 있다'는 기조는 CEO의 정기적인 레터일 뿐"이라며 "다른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종준 기자 dreamt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