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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LG이노텍의 LG상표권 사용료는? 종업원 연봉 240명분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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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LG이노텍의 LG상표권 사용료는? 종업원 연봉 240명분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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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증권전문기자] LG이노텍이 올해 지주회사인 LG에 대해 지불하는 LG 상표권 사용료가 13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G이노텍은 ‘특수관계인과의 내부거래’ 공시를 통해 2015년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LG상표권에 대해 134억원을 지불한다는 내용의 LG상표계약을 공시해놓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 1976년 2월 금성정밀공업(주)로 설립되었으며, 전기전자부품 제조 및 판매를 주요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는 종합 전자부품업체이다. 2008년 7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으며, 2009년 7월에는 코스닥 상장법인인 LG마이크론(주)과 합병했다.

이 회사는 광학솔루션 사업부문, 기판소재 사업부문, 전장부품 사업부문, LED 사업부문의 4개 사업부 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카메라 모듈, 포토마스크, 통신모듈, LED 조명 등을 생산하고 있다.

LG이노텍이 직접 소비자와 접하는 상품을 제작하기 보다는 주로 LG전자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 등을 생산, 납품하고 있는데 비해 LG이노텍이 지주회사인 LG에 지불하는 상표 사용권 금액은 지나치게 많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금액은 LG이노텍 직원 평균 연봉이 56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직원 240명의 연봉을 합한 것과 같은 수치다.

또한 LG이노텍의 판매비와 관리비에 포함된 복리후생비인 77억원보다도 많은 규모이어서 LG이노텍의 상표권 지불료를 조금이라도 덜게 되면 직원복리 향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LG 상표권 사용료는 LG이노텍 이웅범 대표이사의 2014년도 급여인 10억2400만원보다도 13배가 넘는 규모다.
지주회사인 LG는 LG이노텍과 같은 계열사들이 LG 상표에 대해 내는 상표권 수입료 등으로 짧짤한 수익을 거두고 있고 지주회사인 LG의 구본무 대표이사 회장은 지난해 44억2300만원의 보수를 챙길 수 있게 됐다.

LG이노텍은 지난 2013년 11월에도 지주회사인 LG에 127억원의 상표 사용료를 지불하기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LG이노텍의 2013년 한해 당기순이익이 155억원 규모임을 감안하면 LG 상표 사용료가 2013년 순익 실적에 버금가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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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이노텍 순익도 배당을 통해 모회사인 LG전자로 이전 효과


LG이노텍은 지난해 회기말을 기준으로 1주(액면가 5000원) 당 250원씩의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금은 올해 연초 현금으로 지급됐다.

LG이노텍의 최근 3~4년간 재무상황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2011년에는 1453억원의 적자를 봤고, 2012년에도 249억원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13년 들어 155억원으로 가까스로 적자를 면하게 된다.

LG이노텍이 지난해 말 실시한 배당금 규모는 59억1600만원 상당이다. LG이노텍이 지주회사인 LG에 낸 상표권 사용료 134억원에 비해 절반에도 못미치는 금액이다.

그나마 이 배당금은 대주주인 LG전자를 거쳐 일정 부분 또다시 지주회사인 LG의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

LG전자는 LG이노텍의 지분 40.79%인 965만3181주를 갖고 있고, 지주회사인 LG는 LG전자의 지분 33.7%인 5509만4582주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주회사인 LG는 이중, 삼중으로 자회사와 손자회사의 이익을 상표권 사용료나 배당 등을 통해 가져갈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는 셈이다.

문제는 회사에 적자가 나게 되면 소액주주가 그나마 받는 ‘쥐꼬리’ 만한 배당도 생각하기 힘들지만 LG 상표권 사용료는 회사의 적자와 관계없이 지주회사의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것.

LG이노텍의 상표권 사용료는 LG그룹 대주주에게는 유리하게 되어 있지만 소액주주에게는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는 지주회사의 부작용을 엿볼 수 있는 한 단면이기도 하다.
김대성 기자(애널리스트겸 펀드매니저) kimds@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