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9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2015년 한국관 전시 커미셔너인 이숙경과 작가 문경원, 전준호가 참가해 다음달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리는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계획을 이 같이 발표했다.
베니스 비엔날레에 들어선 한국관은 국내 미술을 해외에 소개하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번 전시작은 한국관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한국관의 과거, 현재, 미래뿐 아니라 국가관이라는 경계 너머 베니스 비엔날레의 역사적 서사를 담은 10분30초 분량의 영상설치작품으로 구성된다.
이숙경 커미셔너는 "미술 전시에 그리 긍정적이지 않은 한국관 특성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가 작가들의 과제였지만 한국관에서 전면의 석호(潟湖·lagoon)를 조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작가들이 영감을 받았다"고 전했다.
전시작인 7개 채널 영상설치작품은 종말적 재앙 이후 물의 도시인 베니스를 비롯해 육지 대부분이 물속에 잠겼지만, 90여 국가관 중 비교적 높은 지형에 있는 한국관이 인류 문명의 마지막 보루로 부표처럼 떠돈다는 전제에서 시작한다.
문경원과 전준호는 경기도 남양주 스튜디오에 실제 한국관과 같은 크기의 모형을 지어 실험실로 보이는 이 공간에서 고독한 한 인물의 모습을 촬영했다. 지난 2012년 독일에서 열린 세계적 권위의 미술행사 '카셀 도큐멘타'에서 미술이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질문한 두 작가의 '뉴스 프롬 노웨어'(News from Nowhere) 프로젝트에 출연한 배우 임수정이 작업에 참여에 의의를 두고 이번에도 노 개런티로 출연했다.
이숙경 커미셔너는 한국관 자체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이 "미래 시점에도 과연 미술은 존재할 수 있는지를 묻고 미술의 의미는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관람객에게 던진다"고 설명했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