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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솥과 가마솥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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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솥과 가마솥솔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2531)]-그때를 아십니까(60)

[글로벌이코노믹=김영조 문화전문기자] “총독부에서 1월부터 3월까지의 새로운 물자동원계획이 수립된 바, 종래 폐품회수운동에서 강제동원으로 전환되다. 작년에는 1호1품(1戶1品)운동을 위시하여 쇠붙이를 모두 걷어 들이고 솜 양털 냄비 가마솥 고무 신문지를 수집하였으며, 이를 위해 각군(各郡)에는 수집조합, 각도(各道)에는 연합조합이 조직되었다. 금년에는 폐품수집과 물자사용제한을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철(鐵),동(銅),양모(羊毛)의 동원계획을 수립하여 목도리 장갑 구두 버선 쇠주전자 유기그릇 등의 회수를 강제하기로 되다.”

위는 동아일보 1939년 1월 24일 치 기사입니다. 1939년이란 일본이 전쟁 광기에 날뛰던 때로 한국 땅에 남아난 것이 없을 만큼 물자수집에 혈안이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전기밥솥이 없던 시절에 “가마솥”은 부엌살림 가운데 가장 중요한 물건임에도 “쇠붙이”에 좋은 물건으로 빼앗겼다니 참으로 씁쓸한 기록입니다. 지금은 전기밥솥이 나와 시골에도 가마솥의 구실은 그다지 크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사골을 곤다든지, 두부 만들기, 엿 고기, 시래기 삶기, 메주 쑤기 같은 굵직한 집안일에는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가마솥입니다.

▲ 가마솥 솔(왼쪽), 어머니가 허리를 펴지 못했던 부엌(제주 '선녀와나무꾼')
그 가마솥에 빠지지 않고 필요한 것이 하나 있는데 다름 아닌 솥을 닦을 때 쓰는 솔입니다. 요즈음처럼 벅벅 문질러 솥을 닦을 수 있는 프라스틱 솔이나 철수세미 같은 것도 흔하지 않던 시절에는 집안의 남자들이 잘잘한 나무뿌리 같은 것으로 큼지막한 솥솔을 만들어 주었지요. 오로지 가마솥 밥만을 하던 시절에는 날마다 솥을 쓰니까 오래가지 않아 솔이 닳아버리는 바람에 나중에는 손잡이 부분만 남게 됩니다.

요즈음 플라스틱이나 철수세미는 잘 닳지도 않을뿐더러 값도 싸지만 예전에는 솥솔 하나 만드는데도 많은 공이 들어갔습니다. 싱크대라는 개념도 없던 시절 우리의 어머니들은 구부정한 채로 가마솥에 밥을 하여 대식구를 먹이느라 한평생을 허리 한 번 펴지도 못하고 살았습니다. 전통마을이나 옛집을 재현한 부엌에 있는 가마솥을 바라볼라치면 가마솥 앞에서 밥 짓던 어머니 생각이 떠오릅니다.